12월에 만난 『내 마음의 지우개』의 작가 신인호
12월에 만난 『내 마음의 지우개』의 작가 신인호
  • 김경배 기자
  • 승인 2017.12.05 17: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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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문학상 수상, 정겨움 속에 느껴지는 작가의 향기
▲ 『내 마음의 지우개』의 작가 신인호 (사진=신수민 기자)     © 중앙뉴스


[중앙뉴스=김경배 기자] 지우개란 글씨나 그림 따위를 지우는데 쓰는 도구를 일컫는다. 형상화된 지우개는 이처럼 사물을 대상으로 그 존재를 희석시키지만 흔히들 지우개는 무엇인가 맘에 들지 않는 것을 지우는 것을 상상하게 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생각하고 싶지 않은 기억, 지난날, 행동거지 등도 지울 수 있다면 지우개로 싹 지우고 싶을 때도 있다. 인간에게 망각이 허락된 것도 이 같은 지난날에 대한 안타까움을 잊고 새롭게 하루하루를 시작하라는 의미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길가에 떨어지는 가로수 나뭇잎들을 바라보며 벌써 2017년을 마무리해야할 때가 다가온 12월 어느 날 충정로에서 만난 신인호 작가는 쉽게 지우개로 지워질 수 없을 듯하다.

지구문학 주최 문학상을 수상하게 된 그녀를 4일 수상식 전에 잠깐 짬을 내어 만났다. 30여년 넘게 교편을 잡은 선생님이었던 신 작가는 그동안 시인으로 활동하면서 활발한 문학 활동을 벌였다.

만난 자리에서 불쑥 건넨 그녀의 수필집 『내 마음의 지우개』는 그 제목만큼이나 많은 궁금증을 자아내게 했다. ‘뭘 지우고 싶어서 제목마저 지우개라는 단어를 넣었을까?’, ‘지우개 대신 고상한 단어도 많은데 지우개라니……. 평생 교단을 지키셨던 분이시라 그러신 건가?’

 

▲ 신 작가의 첫 수필집 『내 마음의 지우개』(사진=중앙뉴스 DB)     © 중앙뉴스


온갖 상념 속에 신 작가가 건넨 수필집을 돌아오는 길에 유심히 읽어봤다. 그가 말하는 지우개는 단순히 망각의 지우개가 아니었다. 그가 지우고 싶은 것은 근심 걱정, 증오, 복수심, 시기 질투, 욕망, 죄와 같은 것이었다.

반대로 청아한 푸른 하늘에 목화꽃송이처럼 떠있는 하얀 구름을 한 폭의 그림으로 아름답게 옮기는 것처럼 자신의 마음에 떠있는 사랑, 기쁨, 나눔, 소망, 용서, 이해, 은혜와 같은 단어는 그가 망각하고 싶지 않은 지울 수 없는 지우개이다. 

 

문학평론가 강범우는 수필에 대해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정서에다가 머리로 생각하는 지적 옷을 입히는 글”이라면서 “자기현시의 글이므로 체험을 바탕으로 주관적, 개인적, 심경적인 글이 그 본바탕을 이루기 때문에 다른 글보다 친근감을 주는 문장”이라고 표현한다.

신 작가의 수필은 화려하거나 현란하지 않다. 각종 수사를 동원하지도 않고 있는 그대로 자신의 생각과 심정을 차분히 진솔 되게 써내려간다. 그래서 그의 글은 흡입력이 있다. 읽으면 읽을수록 글에 빠져들어 간다. 작가의 이야기가 아닌 꼭 읽는 이의 마음 같아서 그런듯하다.

 

김정오 문학평론가는 신인호에 대해 “그의 수필은 억지로 꾸미지 않는다. 오직 내면의 소리를 섬세하고 담담하고 아름답게 그려내고 있다. 그런 글월들은 그의 집 가까이 있는 도봉산 자락에서 피어난 화사한 꽃처럼 아름답다.”라고 평하고 있다.

특히 김 평론가는 “신인호의 문장력은 예술적 아름다움이 스며있다. 수필의 시점이 1인칭 ‘나’이기 때문에 지은이의 자아와 읽는 이는 1:1의 끈으로 이어지게 된다. 그러므로 지은이와 읽는 이는 내면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고, 마음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더없이 좋은 기회가 된다.”고 말한다.

 

▲ 신인호 작가의 지구문학상 수상장면(사진=신인호 작가 제공)     © 중앙뉴스


올해가 가기 전에 우리도 우리 마음속에 지우고 싶은 것, 지우고 싶지 않은 것을 회상해보면서 스스로의 위안의 시간을 갖는 건 어떨까?

 

 

신 인 호

. 성신여자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미주 Hawaii  International College 신학박사

. 숭의, 혜화, 창덕여고 교사

. 서울 도봉문인협회 고문

. 한국문인협회 문인저작권 옹호위원

. 옥조근정훈장(대통령)

. 허난설헌문화예술상 수상

. 시집 《수평선을 태우는 해》 수필집 《내 마음의 지우개》

. 공저 《새벽 강을 바라보며》 《어느 간이역의 겨울 밤》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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