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양대 진영, 루비콘 강을 건너다
국민의당 양대 진영, 루비콘 강을 건너다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7.12.21 1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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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총’ 안간힘 ·· “안철수 사퇴 결의” 의총 의결 정족수 등 절차 문제, 안 대표 측 전 당원 투표 강행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20일은 국민의당의 양 진영인 통합파와 반통합파가 루비콘강을 건넌 날이었다. 안철수 대표가 이날 오전에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통합 추진을 위한 전 당원 투표를 선언했고, 반통합파 의원들은 의총에서 당헌당규 위반을 명분으로 법적 책임을 묻고 안 대표에 대한 사퇴 결의를 도모했다.

 

▲ 20일 긴급 기자회견이 끝나고 백브리핑 현장에서, 안 대표는 반드시 통합이 추진될 것이고 이를 위한 반대 여론을 극복하겠다고 밝혔다. (사진=박효영 기자)    

 

20일 14시 국회 본청 246호 회의장에서 열린 국민의당 의총은 반통합파 의원들의 성토장이나 다름 없었다. 3시간 넘게 진행된 의총에서 반통합파 의원들은 그동안 쌓였던 분노를 표출했다. 워낙 분위기가 압도적이라 24명의 현역의원 참석자들 중 통합파(권은희·송기석·김수민 등)는 열심히 안 대표를 방어하고 통합론을 주장해보려고 해도 거의 먹혀들지 않았다.

 

▲ 원래 20일 오전 10시에 '의원들 간의 통합 관련 난상토론' 의총이 소집될 예정이었으나 안철수 대표의 긴급 기자회견으로 인해 14시로 연기됐다. (사진=박효영 기자)     

 

결국 정당 소속 의원들이 공식 입장을 천명하는 의미로서의 ‘의총 결과’로 안 대표에 대한 사퇴 촉구를 채택했다. 반통합파 의원들은 당의 분란을 일으키는 안 대표에 대해 자진사퇴를 강력하게 요구했다.

 

의총 과정을 언론에 공개할지 여부를 두고 실랑이를 벌였던 양 진영은 의총의 결의안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문제로 크게 다퉜다. 친안계 김수민 의원은 원내대변인 자격을 내세우며, 의총에 남아있던 의원이 15명이라 의사정족수가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통합파인 김경진 의원이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반발하다가 공을 김동철 원내대표에 넘겼다. 

 

▲ 의총에는 반통합파 의원들이 다수 참석했고 통합파 의원들 몇몇은 거의 기세가 밀리는 분위기였다. (사진=박효영 기자)    

 

국민의당 당규 81조에 따르면 의총에서 원내대표를 선출할 때 재적 의원 과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고 규정돼 있는데, 이를 제외한 다른 의결사항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은 없다. 정책 이슈나 대응방향을 놓고서 의견을 모아 당론을 결정하긴 했지만 논의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결정되는 게 일반적이다.

 

김 원내대표도 그런 측면에서 “의총이 통합 추진 여부에 대한 의결기구는 아니기 때문에 ‘의결’이란 표현을 쓰기보다는 ‘참석 의원들의 총의를 확인했다’ 정도로 가야한다”며 의결이 가지는 공식화의 의미를 못 박지는 않았다. 다만 김 원내대표가 의총의 논의결과로 국민의당 현역의원들은 안 대표에 대한 사퇴 여론이 다수라는 점을 인정했다는 의미가 있다.

 

박지원 의원은 20일 안 대표의 기자회견 직후 전 당원 투표 선언은 “전쟁 선포”라며 강경 반응을 비쳤고, 이와 비슷한 논조로 반통합파 의원들은 의총에서 무조건 통합을 막아내겠다고 의지를 다지는 분위기였다. 통합파 의원들에게는 탈당해서 합치라는 요구까지 했다. 

 

특히 국정농단 청문회에서 전국구 스타로 발돋움한 (소위 '쓰까 요정'과 'Yes or No') 김경진, 이용주 두 의원은 안 대표의 대선 당선을 위해 눈에 띄게 선거운동을 한 경험이 있는데 이에 대해 “후회스럽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 국민의당은 지난 1월22일 탄핵 정국이 한창인 상황에서, 광주에서 <강철수와 국민요정들> 토크콘서트를 개최했다. 김경진·이용주 두 의원은 안철수 대표의 대통령 선거 당선을 위해 열심히 뛰었고 이 행사 사진은 그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현재 두 의원은 안 대표를 비판하며 반통합을 외치고 있다. 국민의당의 상황이 이렇게나 변한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박 의원은 20일 저녁 페이스북을 통해 “거듭 말씀드린다. 안철수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통합을 반대한다”며 안 대표에 대해 통합 중단을 호소했다. 이어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반대에 앞장서겠다. 우리 의원들이 함께 나가는데 나는 뒤에서 열심히 지원하겠다. 용기를 내자. 우리는 반드시 이긴다”고 반통합파와의 결의를 다졌다.

 

김경진 의원은 “당이 콩가루가 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는데, 이처럼 극단으로 치닫는 사태를 봉합하기 위해 김관영(통합파)·조배숙(반통합파)·황주홍(중립) 세 의원이 각 진영의 대표자가 돼 21일 긴급회동을 갖고 절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현재 국민의당 현역의원 39명의 통합에 대한 의사분포는 20대(강경 반통합파) 10대(반통합파 및 중립파) 9(통합파)로 가늠된다.

 

한편, 국민의당의 집행기관인 당무위원회는 21일 전 당원 투표 시행에 관한 안건을 상정하고 통과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친안계가 밝힌 일정에 따르면, 만약 당무위를 통과한다면 전 당원 투표는 27~30일 온라인 K보팅과 ARS로 진행되고 31일 최종결과가 발표된다는 로드맵이 계획이 돼 있다. 의총 결과 다수 의원의 안 대표 사퇴촉구와 통합을 위한 전 당원투표 드라이브, 국민의당 양 진영의 치킨게임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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