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 지방해양경찰청 특수구조대원들이 지난 1일 오후 제주시 추자도 해상에서 전복된 어선  실종자들을 찾기 위해 수중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앙뉴스=오은서 기자] 제주 추자도 인근 해상에서 어선이 전복됐다. 승선원 8명 중 6명은 구명벌에 탄 채 해경에 발견됐지만 이 중 상태가 좋지 않던 1명은 숨졌으며, 2명은 실종 상태다. 지난해 12월 28일 출항한 현진호는 조업 나흘째인 지난 31일 오후 4시 30분 경, 주력 어종인 넙치와 민어 등 어획물이 가득한 그물을 끌어올리다 갑자기 몰아친 파도에 순간 무게 중심을 잃고 배가 전복됐다. 

 

6명의 선원이 탄 구명벌은 사고 추정 시각 7시간 후, 전복선박 발견 4시간여만인 오후 11시 33분께 사고지점에서 남동쪽으로 5.5㎞ 떨어진 해상에서 발견됐다. 이들 중 상태가 좋지 않았던 이씨는 구조 직후 헬기로 제주공항에 도착, 119구급차로 시내 병원에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나머지 5명은 저체온증을 호소하고 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가 난 현장은 추자도 인근 수많은 부속 섬들 사이로, 조류가 강하고 너울이 많은 특성이 있다. 선장을 비롯한 승선원 8명은 배가 뒤집히면서 물에 빠지거나 일부는 부랴부랴 어선 밖으로 탈출했다.

 

해상 사고가 났을 때 탑승객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중요한 구조장비 중 하나인 구명벌은 물에 가라앉더라도 일정한 수압이 되면 수압분리계가 작동해 자동으로 펴지게끔 돼 있다. 동력원이 있는 보트인 구명정과는 달리 구명벌은 동력이 없다.

 

구명벌에 올라탄 5명의 선원들은 동료들을 찾으며 주변을 살피다 물에 떠 있던 이씨를 확인, 간신히 건져 올릴 수 있었다. 그러나 유씨와 지씨 등 2명은 끝내 찾지 못했다.

 

높은 파도로 인해 이모씨, 유모씨, 지모씨 등 3명은 구명벌에 타지 못했다. 이씨를 비롯한 실종자 2명은 구명동의를 착용하지 않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출항 직후 꺼진 자동위치발신장치(V-PASS) 때문에 배가 뒤집혔음에도 아무런 조난 신고를 하지 못했다. 사고 해역에는 북서풍이 초속 8∼10m로 불고 파도가 2∼2.5m 높이로 높게 일어 헤엄치는 것은 물론 구명벌에 올라타 있는 것도 어려웠다.

 

사고 후 3시간 가까이 흐른 오후 7시 18분께 추자도 남쪽 15㎞ 해상을 항해하던 J호 선장 남모씨가 뒤집힌 채 파도에 떠밀리는 203현진호를 발견, 제주해양경찰서에 신고했다.

 

조난 신고를 접수한 해경은 사고지점에서 가장 가까운 303함을 현지로 급파했다. 제주해경 구조대가 현진호 내부 수색을 진행했지만, 승선원을 발견하지 못했다.

 

한편 이낙연 총리는 31일 밤 “김영춘 해수부 장관, 박경민 해경청장 등은 인근 민간어선을 포함, 동원 가능한 모든 장비와 인력을 동원해 사고현장에서 생존자 구조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현지 구조팀과의 긴밀한 연락을 통해 사고 내용, 구조 상황 등에 대한 정보와 상황을 신속히 파악해 공개하고, 탑승선원 가족에 대한 지원에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긴급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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