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박기연 기자]2일 이성호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이 고(故) 우동민씨의 어머니 권순자씨의 손을 잡으며 "얼마나 마음고생이 심하셨습니까, 죄송합니다."말했다. 고인의 사고가 난지 7년 만의 사과였다.

국가인권위원장이 추모행사 찾아 사과를 했다. 사진=방송캡쳐.

 

이 위원장은 2일 경기도 남양주시 모란공원에서 열린 우동민 열사 7주기 추모행사를 찾아 인권위 점거농성에 참여하다 숨진 우동민 씨에 대한 인권침해 사실을 인정하고 유가족에게 사과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10년 장애인단체의 인권위 점거농성에 참여하다 숨진 우 씨에 대한 인권침해 사실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했다. 점거농성 당시 인권위는 전기 공급과 난방·엘리베이터 등을 가동하지 않아 장애인활동가들에 대해 인권침해 행위를 했다.

 

"공식적 문서로 사과하겠다"며 말문을 뗀 이 위원장은 "우동민 열사의 인권위 점거농성 당시 인권위는 난방을 끊고 엘리베이터 가동을 중단하는 등 인권적 조치를 하지 않았고 우 열사가 결국 유명을 달리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인권위는 이후에도 이 문제에 대해 애써 부인하고 은폐하며 인권 보호기관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라며 "어둠 속에서 떨었을 고인에게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인정하고 사과했다.

 

이 위원장은 "인권위가 인권 옹호 국가기관으로 거듭나도록 혁신위 권고를 받아들여 인권교육에 문제가 없는지 비판을 수용하고 성찰하겠다"라고 말했다.

사고당시 119 구조대의 의해 병원으로 옮겨지고 있다. 사진=방송캡쳐

 

 

우동민 열사의 어머니인 권순자씨는 "말도 제대로 못 하는 우리 동민이는 얼어 죽었습니다"라며 "위원장님 어려운 걸음 주셔서 감사하다고 해야겠지요"라고 말했다.

2일 경기도 남양주 모란공원에서 열린 고(故) 우동민 열사 7주기 추모행사에서 유족 권순자 씨가 오열하고 있다. 사진=방송캡쳐

 
이날 국가인권위원회는 2010년 장애인단체의 인권위 점거농성에 참여하다 숨진 우 씨에 대한 인권침해 사실을 인정하고 이성호 인권위장이 공식 사과했다. 점거농성 당시 인권위는 전기 공급과 난방·엘리베이터 등을 가동하지 않아 장애인활동가들에 대해 인권침해 행위를 했다. "꿈에서라도 아들을 보고 싶다"며 오열하는 권순자씨의 호소에 행사에 참석한 많은 이들이 함께 눈물을 흘렸다.
 

이 위원장은 권순자씨와 함께 고인에 대해 헌화하며 "진작 위로를 못 드려 죄송하다, 조금이라도 마음의 위로가 됐으면 좋겠고 편히 사시길 바란다"며 다시 한 번 사과했다. 권순자씨는 대답 대신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사고발생은 인권위가 2010년 12월 3일부터 10일까지 서울 중구 무교로 당시 청사에서 진행된 점거농성에서 중증장애인 활동가를 위한 활동보조인 출입과 식사 반입을 제한하고, 난방 가동 등을 중단하면서 우동민씨는 당시 농성에 참여하다 고열과 복통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인권위 혁신위원회는 이 사건을 인권옹호자에 대한 탄압으로 규정하고, "인권위는 국회 인사청문회와 유엔인권이사회에서뿐만 아니라 현재까지도 이러한 인권침해에 대해 부인해왔다"고 지적했다.

 

 

한편 "현재의 인권위도 그 책임으로부터 절대 자유로울 수 없다"며 인권위에 유가족에 대한 사과 등을 권고했다. 이번 권고는 혁신위가 내놓은 첫 권고로, 인권위는 조사 결과를 인정하고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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