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국회의장은 알제리,크로아티아를 공식 방문하기 위해 1.6(목) 출국한다고 한종태 국회대변인이 전했다.

박 의장은 특히 우리측이 수주한 알제리 ‘시디 압델라’ 신도시 건설 현장을 방문, 현지진출 기업 간담회를 개최하고 그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할 예정이라고 밝힌 가운데 야3당 원내대표들이 박 국회의장의 면전에서 예산안 파동에 대한 책임을 따지며 격한 어조로 의장직 사퇴를 촉구했다.

▲2010년 7월 제3차 세계국회의장총회 참석 당시 박희태 국회의장 (인천공항)[국회=이중앙뉴스 지완구 기자]

예산안 처리 직후부터 박 의장과의 면담을 요청했다 번번이 거절당했던 야당 대표들은 한 달만에 성사된 만남에서 시종 흥분된 표정으로 박 의장을 향해 비난을 쏟아냈다.

박 의장은 지난해 12월8일 폭력사태를 빚은 예산안·쟁점법안 강행처리와 관련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야 3당 원내대표들은 박 의장 사퇴 촉구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먼저 포문을 연 것은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 그는 "이번 날치기로 인해 의장께서는 존경의 대상이 아니고 사퇴의 대상이 됐다"고 비판했다.

특히, 그는 예산안 처리 직전에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와 박 의장에게 제안했던 내용을 일일이 거론하며 배신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심지어 '파병안 문제도 반대 토론을 하고 피켓 하나 들지 않고 그대로 부결처리하겠다', '어떤 경우에도 국회에서 몸싸움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면서 "그런데도 비서실장을 통해 국회에 상정되지도 않은 법안 11개를 직권상정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역정을 냈다.

박 원내대표는 중간중간 흥분한 듯 탁자까지 치며 "왜 건방지게 비서실장이 전화하냐", "야당 대표들을 바지저고리로 보는 것 아니냐"고 언성을 크게 높이기도 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원내대표도 "국회가 스스로 간판을 내린 것"이라며 "대통령 마음대로 입맛에 맞게 법을 만드는데 국회가 있을 필요 없는 것 아니냐"고 질책했다.

박 의장은 야당 대표들의 집중 공세에 곤혹스러운듯 "국민에게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내비쳤다.

그는 "박지원 대표가 이런 꼴 사나운 결과를 막기 위해 노력한 것을 인정한다. (3자 회동 당시에) 박 대표의 의견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결과적으로 그렇게 못된 것에 대해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꼬리를 내렸다.

박 의장은 "시간에 쫓기고 기한에 너무 얽매이다 보니 이런 결과가 나왔다"며 "좋지 않은 결과는 인정한다. 크게 자성하고 있다"며 여러차례 사과하기도 했다.

하지만 면담 중간에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가 예고 없이 불쑥 찾아오자 박 원내대표는 "세배 드리러 오는게 아니라 항의하러 온 것이다. 사람 데려다 놓고 우롱한다"며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장면을 연출, 항의의 제스처를 극대화했다.

면담 직후 박지원, 권영길 원내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구제역으로 나라가 위급한 상황에서 국회의장이 여당 의원들만 데리고 열흘간 해외 순방을 가려 한다"고 규탄하며 의장직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한편 야당원내대표들은 이 대통령에게 구제역 피해지역에 대한 국가재난지역 선포를 우선 요구했다. 7일 열릴 예정인 국회 농수산식품위에서 구제역 대책을 담은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안 야당 발의안이 합의처리되면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어 해당 법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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