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성취의 시기, 멋과 풍류가 어우러진 제3의 인생!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하고 꾸준히 집필활동을 해온 자강 이호영이 수필집 ‘제3의
인생’을 펴냈다. 영국의 철학자 라스렛의 말처럼, 제3의 인생 시기를 맞이한 사람들은 개인적 성취라는 문제에 맞닥뜨리게 된다. 평균수명이 100세에 이르게 된 오늘에 와서는 그 어느 때보다 은퇴 이후의 시간이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그의 수필은 어떠한 각도에서 인생을 바라보고, 또 살아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모델이 되고 있다. ‘제3의 인생’은 풍요롭고 지혜로운 삶을 살아가기 위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전아하고 간결한 문체로 삶의 본질을 파헤치는 자강 이호영 수필 !

그의 문장들은 먼 길을 돌아와 잠시 숨을 고르며, 대청마루에 앉아서 맑은 차 한 잔을 마주하는 것처럼 산뜻한 맛이 있다. 한 글자 더 보탤 것도 없고 한 단어 뺄 수도 없이 완성된 문장에서는 은은한 삶의 향기가 묻어나며, 각박한 현대인의 삶에서 누리기 어려운, 옛 선비들의 멋과 풍류가 느껴진다. 뛰어난 묘사와 현장감이 살아있는, 그의 글에 담긴 해박한 지식과 인생에 대한 깊은 성찰은 읽는 이로 하여금 삶의 본질을 되새겨보게 한다.

<저자 소개>
경북 봉화에서 출생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졸업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
문학21 수필부문 신인상
전직 중등학교 교사
시문집 ‘봄바람 가을 비 속에’출간

<본문 속으로>
덜 마른 장작을 불에 태우면 나무에서 진액이 흘러나와 잘 타지 않게 된다. 그저, 나무가 젖어 있기 때문이려니 하던 지금까지의 생각은 모자라는 것이었다. 나무가 아직 살아 있기 때문이다. 나무는 아직도 살아서 마지막 수액을 다 뿜어내어 가지고 자신을 태우려고 엉겨 붙는 불길을 끄고 다시 청산으로 돌아가 살기를 기도하는 것이다.

고향의 사계절을 추억하면 마음이 포근해진다. 날마다 새로운 소리와 빛깔로 다가오던 하늘과 땅, 그 사이로 불던 바람을 떠올리면 모르는 사이에 얼굴에 미소가 번지고 생기가 돈다. 비록 오늘은 내가 지쳐서 맥없이 먼 하늘을 바라보고 있던 중이었을지라도.

알 수는 없지만, 우연인가 필연이었던가 하는 둘 가운데서 하나를 지지하라고 한다면 나는 인연 쪽을 편들고 싶다. 우주 대자연에는 천체의 운행에서부터 미물의 생성 소멸에 이르기까지 엄숙하게 적용되는 원리가 있을 것이다. 인간의 생사도 이를 벗어날 수 없는 것이다. 이것을 우연의 결과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질서정연하다. 우연이라면 이 세계는 혼돈에 빠져 한 순간도 지탱하지 못한 채 소멸하고 말았을 것이다.

불교 신자는 아니지만, 인과응보를 강조하는 불교의 인연설은 이 점에서 더욱 자비로운 가르침이라는 생각이 든다. 억천만 겁 이전에 지은 선악의 업이 윤회하여 현재에 갚아지고, 오늘의 일이 까마득한 미래의 씨앗이 된다는 연기설이 참말인지 헛말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참말일 수도 있다는 걸 믿는 것이 훨씬 도덕적일 것이다.

<차례>
글을 시작하며

결혼은 선택이다

토끼와 거북의 경주
여성 찬사
독서의 시기
M.아우렐리우스 황제의 ‘명상록’을 읽으며
결혼에 대하여
참새
귀뚜라미 소리 들으면서
생명에 대하여
허물어진 산장
삼강 주막에서

시의 향기

아버지
연금 받는 날
고향에 돌아와 도연명의 시를 음미하다
내가 애송하는 시가들
알 수는 없어도
제3의 인생
참회록
무임승차

술 한 잔

소나무

사람은 사람이고 개는 개다
청년에게 답한 말
팔공산 유산기
부자 되세요
고생보따리
사랑방
척주동해비 탁본
국어와 국문
나이
버스 안에서

고향 이야기

여부족餘不足
명함 이야기
투병기?
약속
고향 생각
진지 잡수셨습니까?
초암사로 가는 길에
초가집
제사에 관하여


거울

치사랑은 없다
자화상
냉담자冷淡者의 변명
칠십 고개에 올라
말장난
입신양명

휴지 줍는 교장
깨끗하다는 것

에필로그

어머니
독립유공자 이남직 선생
홍오선 형의 영전에 바치는 조사
장한 아버지
두선에게 보낸 편지
자호기自號記
지난날을 돌아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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