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지도부가 당내 개헌 특위 구성과 4.27 재보선 공천을 놓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최고위원들 사이에 현격한 입장차를 보이며 진통이 계속되고 있는데, 합의 처리까지는 넘어야할 산이 높아만 보인다.

한나라당 최고위원 9명 가운데 6명의 최고위원들이 오찬을 함께하며 당 운영방식에 대해 쓴 소리를 쏟아냈다. 당 개헌특위 구성 문제를 두고 최고위원들간 갈등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이 같은 모임은 당 핵심 지도부와의 미묘한 입장차를 노출시켰다.

이들 가운데 4명의 최고위원들은 개헌특위를 최고위원회 산하에 두는 문제를 표결 처리하는 것에 반대하며 당 지도부와 다른 목소리를 냈다.
▲ 한나라당 안상수,민주당 손학규 대표  [국회= e중앙뉴스 지완구 기자]
또 당 대표 등 지도부가 최고위원들과 상의없이 독단적으로 안건을 상정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참석자들 간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개헌 문제도 정운천 최고위원을 제외한 5명이 부정적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고, 4ㆍ27 재보선 공천심사위원회 구성 방식에 대한 비판론도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개헌특위 구성을 놓고 캐스팅 보트를 쥐게 된 나경원 최고위원은 당내 양 계파가 모두 참여하는 조건을 내걸면서 사실상 개헌특위 구성의 속도조절을 요구했다.

오찬에는 당 핵심 지도부인 안상수 대표와 김무성 원내대표, 심재철 정책위의장 등 당 3역은 참석하지 않았다.

모임에 참석한 최고위원들은 앞으로도 정기적인 오찬 모임을 통해 지속적으로 당 운영 방식을 견제할 것으로 보여 파장이 예상된다.

한편, 민주진보개혁 진영 집권을 목표로 시작된 4·27 재보선 야권연대 논의가 시작부터 진통을 겪고 있다.

연대의 시작점, 김해을에서 유력한 단일 후보로 거론됐던 김경수 전 청와대 비서관이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논의가 답보 상태에 머물고 있다.

민주당은 김해을 지역을 재보선 야권연대의 시작점으로 봤다. 고 노무현 대통령의 고향인 만큼, 대표적 친노 주자를 필승카드로 내세우면 다른 야당의 큰 반발 없이 후보를 단일화하며 연대의 물꼬를 틀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유력한 단일후보였던 김경수 전 청와대 비서관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국민참여당에서 이미 다른 친노 후보가 출마를 선언한 만큼, 친노 진영의 분열은 피하려 했다는 설명이다. 국민참여당의 견제가 지나쳤기 때문이라는 원망도 나왔지만, 친노 모임인 '시민주권'은 누가 후보가 되더라도 야권 단일 후보 승리를 위해 노력하겠다며 상황을 정리했다.

연대의 첫 신호탄이 불발되면서 민주당은 그야말로 난감한 상황이다. 어느 곳 하나 거물급 후보는 없고, 다른 야당의 양보 요구만 거세지고 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순천은 지난번에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지 못한 곳입니다. 저희가 야권연대를 그렇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더 주장하면서 이것이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내 연대연합특위에서 전통적 강세지역인 순천은 후보를 내지 않는 형태의 양보안을 논의하고 있지만 당내 주자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은 데다 경쟁력이 우선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특위 차원에서는 이번 주쯤 의견을 정리한다는 계획이지만,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는데다 다른 야당이 받아들일 것이라는 보장도 없어, 야권연대 논의는 아직도 첩첩산중인 상황이다.

여와 범야권 단합에 따른 4.27보궐 후보공천의 승패는 18대국회와 mb정부의 마지막 민심을 엿보는 것이어서 대단히 중요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내년 19대 국회의원 선거에 단초를 제공됨은 물론 각당의 지도부 평가로 이어진다.

또, 대선이라는 마지막 길이 남아있어서 여,야는 고심의 흔적이 역력하다. 각당 공심위는 장고에 돌입할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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