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야권의 4·27 재보선 연합공천 문제와 관련해 전남 순천에서 민주당 후보를 공천하지 않겠다는 뜻을 굳힌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손 대표는 지난 20일 저녁 비공개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기득권에 집착하지 않고 통 큰 양보를 하겠다. 공천 양보 지역에 순천은 당연히 들어가지 않겠느냐"고 밝힌 것으로 전해지면서 야권성향 후보들 간에 경쟁하는 다자구도로 선거가 치러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  21일 손학규 대표,박지원 원내대표,최고위원을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등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4월 재보선에서의 야권 연대와 관련해 이야기 하고 있다    © [국회=e중앙뉴스 지완구 기자]
손 대표의 구상대로 민주당이 자당 후보를 공천하지 않으면 민주노동당 후보가 '야권단일' 후보로 나설 것으로 유력시된다.

당 핵심관계자는 "손 대표가 분야별 전문가로 특보단을 구성할 것을 지시해 현역 의원 11명에 대한 인선을 마쳤다"며 "이번주 중 손 대표와 특보단 간 한 차례 만남을 가진 뒤 공식 출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당헌에는 "당 대표는 주요정책에 관한 자문을 위해 약간 명의 특별보좌역을 임명할 수 있다"고 돼 있지만, 보통 자기 사람으로 채우는 특보단 인선이 탕평 인사의 모습을 띠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특보단장은 손학규계의 핵심인 신학용 의원으로 했지만 친(親) 정세균계인 노영민 의원과 친노계인 백원우 의원, 쇄신연대 소속으로 친 정동영계로 분류되는 강창일 주승용 의원도 포함됐다.

이와 함께 박지원 원내대표와 가까운 박선숙 의원과 계파 성향이 얇은 이용섭 의원, 구민주계인 안규백 의원도 이름을 올렸다.

이러한 특보단의 면면 때문에 정동영, 정세균 최고위원 쪽에서는 "계파별 배분이 비교적 잘 이뤄졌다"는 호평이 나오고 있다.

손 대표는 이들 특보에게서 무상복지 등 정책 조언을 구하겠다는 생각이지만 통합형 리더 이미지를 부각시키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

일각에선 특보 대부분이 손학규 사람들이란 점에서 다른 계파 인사 영입이 `끼워넣기' 차원이란 시각도 있다.

손 대표는 조만간 원외 특보단 구성에 착수할 예정이다. 따라서 이들의 면면을 봐야 진정한 탕평 의지가 있는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란 말이 나온다.

이에 "민주당이 손 대표 뜻처럼 순천을 무공천 지역으로 확정하면 선거판도가 한 치 앞을 내다 볼 수 없을 것"이라며 "호남에서 첫 야권연대"가 성사될지, 그 결말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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