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실명제로 상시 관리체계 강화… 매몰지 주변 3백미터 수질조사
 
 
구제역이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위험은 산재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15일 ‘가축 매몰지 관리 종합대책’을 내놓았다. ‘매몰지 관리실명제’ 등 적극적인 관리대책으로 2차 오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2월 15일 파주시 직원들이 구제역 가축 매몰지에 분해를 촉진시켜 악취를 줄이는 효과가 있는 ‘바실루스균’ 배양액을 투입하고 있다.
2월 15일 파주시 직원들이 구제역 가축 매몰지에 분해를 촉진시켜 악취를 줄이는 효과가 있는 ‘바실루스균’ 배양액을 투입하고 있다.
구제역 가축 매몰지 관련 2차 오염에 대한 우려를 접어도 될듯싶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2차 오염을 철저히 예방하는 ‘가축 매몰지 관리 종합대책’을 마련해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정부는 우선 민간전문가를 포함한 정부합동조사단을 구성해 전 매몰지에 대해 현장조사를 실시한다. 정비·보완이 필요한 매몰지는 해빙기 이전인 3월 말까지 완료된다.

정부합동조사단은 낙동강 상류인 경북지역 89곳 매몰지에 대해서는 이미 지난달 24~28일 조사를 실시했다. 경기 양평·여주·남양주, 강원 원주·춘천, 충북 괴산 등 한강 상류지역 99곳의 매몰지에 대해서도 2월 10~14일 조사를 마쳤다.

이와 별도로 2월 2일부터 9일까지 전국 지자체별로 매몰지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이를 토대로 2월 말까지 민간전문가가 포함된 40개 민관합동조사팀 1백60명을 투입해 전체 매몰지에 대한 전수조사가 이뤄진다.

대처도 발 빠르게 진행된다. 조사과정에서 나타난 유공관·관측정의 설치가 경미한 일반 매몰지에 대해서는 즉시 보완한다. 경사면에 의해 옹벽이 필요하거나 침출수를 막기 위해 차수벽이 필요한 곳 등 문제우려 매몰지에 대해서는 3월 말까지 보강을 완료할 계획이다.

첨단 IT 기술 이용해 침출수 자동경보

이 같은 매몰지 정비·보완에 필요한 예산은 일반 매몰지의 경우 1백 48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서는 전체 사업비의 70퍼센트에 대해 특별교부세를 지원할 계획이다. 문제우려 매몰지의 경우 이미 조사결과가 나온 경북지역 61곳에 대해 83억원을 배정했으며, 기타지역은 전수조사 후 추계해 전액 국비로 지원한다.

정부는 또 매몰지 상시 관리체계를 강화키로 했다. 이를 위해 지난 2월 1일부터 총리실·농식품부·환경부·행안부·국토부 등이 참여해 운영하고 있는 정부합동TF를, 수질·환경·토목 분야 민간전문가가 참여하는 민관합동TF로 확대 개편해 매몰지 환경문제를 지속적으로 관리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매몰지별로 담당 공무원을 지정해 관리하게 하는 ‘매몰지 관리실명제’를 철저히 이행토록 할 방침이다. ‘매몰지 관리실명제’는 전국 각 매몰지별로 실명의 담당 공무원과 담당부서를 지정하여 관리하는 것이다. 실명의 담당자가 책임지고 매일 점검을 하도록 하여 매몰지 관리에 한 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했다.

2월 15일 오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구제역 대책회의에서 행자부 장관과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등 정부측 관계자들과 전국 도지사들이 영상회의를 하고 있다.
2월 15일 오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구제역 대책회의에서 행안부 장관과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등 정부측 관계자들과 전국 도지사들이 영상회의를 하고 있다.

IT를 이용한 신기술도 도입된다. 정부는 환경부 토양지하수 정보 시스템(SGIS)과 국토부 국가지하수종합정보시스템을 연계해 매몰지 환경영향 모니터링을 강화한다. 매몰지 관측정에 첨단 IT 기술을 이용한 경보기를 부착해 침출수가 발생할 경우 자동경보가 울리도록 할 계획이다.

식수 걱정도 덜었다. 지하수를 식수로 사용하는 매몰지 주변 마을의 안전한 먹는 물 공급 대책이 추진된다. 우선 매몰지 주변 3백미터 이내, 관정 3천 곳에 대해 수질조사를 실시한다.

암모니아성 질소, 질산성질소 및 염소이온 등 4개 항목을 조사하고, 상수원 상류와 오염우려 매몰지 관정 1천 곳에 대해서는 살모넬라, 장바이러스 등 7개 항목의 미생물 조사도 실시키로 했다.

정부는 이 같은 조사를 통해 먹는 물 수질기준을 초과하는 관정이 발견될 경우 매몰지 인근지역에 비상급수대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상수도 보급 예산은 각 지자체별 소요액의 50~60퍼센트 수준에서 특별교부세로 지원된다.

맹형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은 종합대책 발표를 통해 “안전한 먹는 물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매몰지 주변 지역을 중심으로 상수도 확충사업을 조속히 추진하겠다”며 “지방자치단체별로 우선순위에 따라 빠른 시일 내에 상수도 보급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예산을 적기에 지원할 것”을 약속했다.

안전한 물 공급·악취 제거 대책도 마련

매몰지 주변 악취 제거를 위한 대책도 마련됐다. 탈취 효과를 보이고 있는 유용미생물(EM·Effective Microorganisms), 구연산 유산균, 바실루스균 등에 대한 효과분석을 실시해 활용될 수 있도록 한다. 이 같은 친환경 탈취제는 이미 일부 지역에서 사용 중이다. 정부는 효과분석을 토대로 전국으로 보급할 계획이다.

2월 15일 동두천 EM센터 직원들이 구제역 바이러스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분무차량을 이용해 축사 주변에 유용미생물(EM)을 살포하고 있다.
2월 15일 동두천 EM센터 직원들이 구제역 바이러스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분무차량을 이용해 축사 주변에 유용미생물(EM)을 살포하고 있다.
 
맹형규 본부장은 “그동안 정부에서는 전국의 소와 돼지에 대한 1차 예방백신접종을 지난 설 이전에 완료했으며, 2월 말까지는 2차 예방접종을 완료할 예정”이라며 “설 연휴 기간 동안 국민 여러분의 협조 덕분에 2월 들어 구제역의 발생 빈도와 매몰 두수가 차츰 감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가축 매몰지에 대해서도 국민들께서 안심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는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 치밀하고 철저히 추진해 나가고 있다”며 “국민들께서 근심 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전국의 매몰지 하나 하나를 철저히 조사하고 매몰지 주변의 깨끗한 물 관리와 국민건강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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