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민 집회에 민주당 정동영최고위원 등 野의원 참석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지방 이전 문제를 놓고 정치권이 또 다시 지역으로 갈리며 갈등에 휩싸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두관 경남지사와 진주가 지역구인 한나라당 최구식, 같은 당 김재경 의원, 이창희 진주시장은 18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LH 이전 문제를 놓고 경쟁 중인 전라북도에 공개 TV토론을 거듭 제안했다.



특히 지난해 6.2 지방선거에서 야권 단일후보로 당선된 김 지사는 현 정부 역점사업인 4대강 공사를 놓고 최 의원 등과 첨예하게 대립한 바 있어 이날 회견 참석이 시선을 끌었다.

김 지사는 "LH가 어디로 오는게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옳은 것인지 공개 TV토론을 제안한다"면서 "LH 일괄 이전과 관련한 염원을 잘 고려해 지켜봐달라"고 주문했다.



김 의원은 "행동으로 나가면 양측 부담이 걷잡을 수 없다. 합리적 해법은 토론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 지사는 경남지역 여야 국회의원 8명과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오찬을 함께 하며 토론을 통해 LH 이전 문제가 합리적으로 결정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최 의원은 전했다.

이런 가운데 LH 본사유치추진비상대책위원회, 재경전북도민회, 전라북도자율방범연합회 소속인 전북도민 2천여명은 오후 국회 본관 앞에서 집회를 갖고 LH의 전주 분산배치를 촉구했다.



집회에는 김완주 전북지사와 전북지역 시장, 군수 외에 정동영, 정세균, 조배숙 최고위원 등 민주당 전북지역 국회의원 10여명과 무소속 유성엽 의원이 참석했다.

이들은 "정부는 분산배치 원칙을 지켜라", "전북을 희생양 삼지 말라"는 내용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집회에 참여했다.

임병찬 `LH본사유치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LH 분산배치가 지역 균형발전의 지름길임을 정부는 명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역간 이해가 극명하게 엇갈린 현안을 놓고 출신지역 민심을 대변하기 위해 국회의원이 삭발을 감행하는 일이 벌어졌다.

전주를 지역구로 둔 민주당 장세환 의원은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전북지역 주민 1천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삭발식을 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의 전북 이전을 촉구하기 위해 정동영, 정세균 최고위원 등 민주당 전북지역 국회의원 10명이 가세한 가운데 열린 궐기대회 현장에서다.

장 의원은 보좌관들이 제지하는 국회 경위들을 막아선 사이 의자에 앉아 눈을 감은 채 삭발에 응했다.

그는 “최근 전북도민들의 민심은 정부가 약속을 어기고 LH 본사를 경남에 일괄 이전한다는 소문에 들끓고 있다”며 “본사 유치를 열망하는 도민들의 뜻을 알리고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삭발을 택했다”고 말했다.

국가사업을 둘러싼 지역갈등으로 인해 국회의원이 머리를 자른 사례는 정부가 세종시 수정을 공식화한 작년 1월 이후 처음이다.

당시 자유선진당 류근찬, 이상민, 김낙석, 김창수, 임영호 의원 등 5명은 정부의 세종시 수정 방침을 규탄하는 집회에서 집단 삭발식을 거행했었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국회의원들의 거듭된 삭발에 대해 “지역별로 이권이 갈리는 국가 사업은 정치적으로 풀기 힘든 난제”라며 “국회의원으로서는 어떻게 해서든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삭발을 선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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