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블랙풀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며 '유종의 미'를 거두었다. '산소탱크' 박지성은 선발로 출전해 1골 1도움을 기록하는 맹활약을 펼쳤다.

맨유는 22일(현지시간)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올드 트라포드에서 블랙풀을 상대로 2010/2011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최종전, 38라운드 경기를 가졌다. 맨유는 이미 지난 37라운드에서 우승을 확정했지만 박지성, 안데르송, 오언의 골과 상대의 자책골에 힘입어 4-2로 승리를 거두었고 팬들의 박수 갈채를 받았다. 강등권 탈출을 위해 승리가 절실했던 블랙풀은 리그 19위로 시즌을 마감했고, 챔피언십으로 강등되었다.

맨유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베르바토프, 나니, 박지성을 최전방에 배치하고 안데르송, 스콜스 등으로 하여금 그 뒤를 돕게 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판 데르 사르는 맨유의 주장으로 나서서 올드 트라포드의 팬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었다. 원정 팀인 블랙풀의 이안 홀로웨이 감독은 캠벨, 펀천, 테일러 등을 최전방에 배치해 맨유를 압박케 했다.



치열하게 펼쳐진 경기
경기는 초반부터 치열하게 진행되었다. 맨유는 이미 지난 37라운드에서 우승을 확정했지만, 퍼거슨 감독은 현지 언론의 예측과 달리 주전 선수들을 대거 선발시켰다. 블랙풀 역시 챔피언십으로의 강등을 피하기 위해 승리가 절실했고, 자신이 꺼낼 수 있는 최고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블랙풀은 경기 시작 30초만에 서던이 날카로운 슈팅을 시작하며 의욕을 보였다.

블랙풀은 올 시즌 좀처럼 보여주지 않았던 날카로움을 뽐냈다. 경기 시작 30초만에 서던이 날카로운 슈팅으로 맨유를 위협했다. 전반 6분에는 아담이 날카로운 크로스로 맨유의 수비수들을 당황케 했다. 비록 슈팅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상대에게 심적 부담을 주기에는 충분했다.

맨유 역시 올 시즌 마지막 홈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기 위해 최선을 다 했다. 맨유는 전반 4분, 하파엘이 상대 페널티 박스 중앙에서 팀의 첫 슈팅을 기록했다. 이어 전반 8분에는 플래처에게 패스를 받은 베르바토프가 위협적인 슈팅을 시도했다.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무위에 그쳤다.

박지성의 선제골과 블랙풀의 반격
경기 초반 빠른 공격 전개와 강한 압박으로 맞선던 양팀은 전반 10분 이후로는 조심스러운 탐색전을 펼쳤다. 활발하게 패싱 게임을 펼치며 상대의 공간을 노렸다. 팽팽하던 양 팀의 균형을 깬 것은 다름아닌 박지성이었다.

이 경기에서 나니, 베르바토프와 함께 맨유의 공격을 책임진 박지성은 시종일관 활발한 움직임으로 상대를 압박했고, 결국 전반 20분 팀의 선제골을 성공시켰다. 상대 진영 최전방으로 침투하던 박지성은 베르바토프의 감각적인 패스를 받아 가볍게 상대의 골문을 열었다. 블랙풀의 수문장인 길크스가 몸을 날렸지만, 재치 넘치는 박지성의 슈팅을 막을 길은 없었다.

선제골을 허용한 블랙풀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경기 결과를 뒤집지 못하면 강등이 확정되기 때문이었다. 조급해진 블랙풀은 거칠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박지성은 전반 30분과 36분, 상대의 수비수의 태클로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블랙풀의 만회골과 역전골
궁지에 몰린 블랙풀의 홀로웨이 감독은 미드필드와 공격진을 전방으로 끌어올렸다. 선수들은 활동량을 높이며 맨유를 압박했다. 선제골 이후 여유롭게 경기를 풀어나가려던 맨유는 블랙풀이 공격의 강도를 높이자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고, 결국 블랙풀은 만회골에 성공했다.

블랙풀은 전반 40분, 맨유의 페널티 박스 외곽에서 프리킥 기회를 맞이했다. 전반 41분, 아담이 키커로 나서서 오른발 슈팅으로 침착하게 득점을 성공시켰다. 아담의 슈팅은 맨유의 벽을 교묘하게 비켜간 후, 골문으로 빨려들어갔다.

맨유의 퍼거슨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하파엘을 대신해 스몰링을 교체 투입했다. 후반에도 양팀은 치열하게 공방전을 펼쳤다. 블랙풀은 후반 3분, 비디치의 파울로 얻은 프리킥 기회에서 아담이 다시 한 번 프리킥을 시도했다. 판 데르 세르의 선방에 막혔지만, 강하고 날카로운 슈팅이었다.

대등한 경기가 펼쳐진 가운데, 블랙풀이 다시 한 번 포문을 열었다. 이번에는 테일러-플래처였다. 테일러-플래처는 후반 12분 맨유의 진영에서 측면에서 낮게 온 패스를 받아 가볍게 골로 이었다. 테일러-플래처의 역전골은 프리미어리그 첫 골이었다.

박지성의 발 끝에서 시작된 동점골...블랙풀 자책골
블랙풀의 거센 공격에 역전까지 허용한 맨유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이내 냉정을 되찾고 경기 집중력을 높였다. 우승까지 거둔 상황에서 리그 마지막 경기를 패배로 장식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팽배했던 것이다.

맨유는 패스의 빈도를 높이며 경기 점유율을 높여갔다. 더불어 측면 자원들은 빠르게 공수를 오가며 상대를 위협했다. 결국 맨유의 만회골이 터졌다. 이번에도 박지성의 발 끝에서 시작되었다.

맨유는 전반 17분, 상대 진영 왼쪽을 파고든 박지성이 중앙으로 쇄도하는 안데르송을 보고 낮게 침투 패스를 시도했다. 박지성의 패스를 받은 안데르송은 논스톱으로 상대 수비수와 골키퍼를 모두 속이는 슈팅을 작렬했고, 골로 이어졌다. 퍼거슨 감독은 안데르송의 득점 장면 직후 박지성을 그라운드에서 내려오게 했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을 위한 체력 안배였다.

동점에 성공한 맨유는 압박의 수위를 높였다. 블랙풀은 맨유의 공세에 실수를 연발했고, 자책골까지 기록했다. 블랙풀의 에바트는 후반 29분, 자기 진영에서 상대의 패스를 차단하려 했으나,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들었다.

블랙풀은 자책골 이후 급격히 무너졌다. 후반 36분에는 교체로 투입된 마이클 오언에게 역습의 기회를 내주었고, 오언은 상대 골키퍼를 속이며 가볍게 골을 넣었다. 4-2로 앞서나간 맨유는 여유롭게 경기를 지배했고, 양팀은 추가 득점 없이 경기를 끝마쳤다. 블랙풀은 19위로 시즌을 마감했고, 챔피언십으로 강등되었다.

▲ 2010/201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8라운드(맨체스터-올드 트라포드)
맨유 4 (전21 박지성, 후 17 안데르송, 후29 자책, 후36 오언)
블랙플 2(전41 아담, 후 12 테일러-플래처)
*경고: 플래처, 오언(이상 맨유) 본(블랙풀)
*퇴장:-

▲ 맨유 출전 선수(4-3-3)
판 데르 사르(GK) – 하파엘(후1 스몰링), 비디치(후39 루니), 에반스, 에브라 - 안데르송, 스콜스, 플래처 - 박지성(후18 오언), 베르바토프, 나니 / 감독: 알렉스 퍼거슨
*벤치잔류: 린더가르트, 퍼디난드, 발렌시아, 깁슨

▲ 블랙풀 출전 선수(4-4-2)
길크스(GK) – 에밧, 이어들리, 밥티스테, 크레이니 - 서던(후35 오메로드), 본, 에덤 - 테일러 플래처(후29 바니), 캠벨, 펀천(후29 플래트)/ 감독: 이안 홀로웨이
*벤치잔류: 킹슨, 헤어우드, 카스카르트, 비티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