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대한항공, 기회 못 살리는 아시아나
흔들리는 대한항공, 기회 못 살리는 아시아나
  • 우정호 기자
  • 승인 2018.05.17 17: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 강서구 오쇠동 아시아나 타운 본사 (사진=우정호 기자)
서울 강서구 오쇠동 아시아나 타운 본사 (사진=우정호 기자)


[중앙뉴스=우정호 기자] 대한항공이 오너일가의 갑질 행태로 추락하고 있는 가운데 이는 업계2위 아시아나항공에 기회로 다가왔다. 실제로 올해 국내 항공사 브랜드 평판 4월 빅데이터 분석 결과, 지난 3월 1위 자리를 지켰던 대한항공이 4위로 주저앉고, 같은 시기 3위였던 아시아나항공은 2위로 올라섰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이 ‘반사 이익’을 누릴 것이란 관측과는 달리, 최근 이스탄불공항에서 발생한 터키항공 여객기의 충돌 사고와 박삼구 회장의 오너 리스크 등으로 기대에 비해 기회를 제대로 못 살리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추락하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에 절호의 찬스?

최악의 오너리스크가 발생한 대한항공은 1분기 순이익 큰 폭 감소했다. 오너가의 갑질에 이어 밀수의혹, 상속세탈루, 직원들의 촛불시위 등 사건이 줄줄이 터지며 브랜드 평판은 1위에서 4위로 주저앉았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국내 16개 공항 4월 유료 승객은 모두 720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약 38만 명) 늘었다.

이와는 반대로 지난 한달 간 대한항공 승객 수는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 국내 국제선 승객은 총 157만 5837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9만3710명(5.6%) 줄었다.

전문가들은 대한항공 불매운동의 여파가 즉각적으로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그 여파로 올 1분기 실적도 부진하다. 국제 여객·화물사업의 호조로 매출은 지난해 1분기에 비해 2066억 증가한 3조173억 원으로 7.4%가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소폭 하락한 1768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특히 당기순이익은 대규모 외화환산손실이 발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 5631억의 순이익에서 5398억 원이나 줄어든 233억 원으로 겨우 적자를 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동일시기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국내국제선 승객은 110만 명에서 125만 명으로 늘었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아시아나 항공은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조5887억 원, 64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0%, 144% 증가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이러한 실적은 향후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으나, 아직 해결되지 못한 악재들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시 강서구 외발산동 대한항공 본사 (사진=우정호 기자)
서울시 강서구 외발산동 대한항공 본사 (사진=우정호 기자)

악재에 발목 잡힌 아시아나항공…터키 비행기 충돌 사고로 안전성 의심

아시아나 항공은 지난 13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 아타튀르크국제공항을 출발해 인천으로 갈 예정이던 OZ552편 에어버스 A330기종 활주로로 이동 중 터키항공의 항공기와 충돌했다고 14일 밝혔다. 

사고 영상에 따르면 정지해 있는 터키항공 항공기를 아시아나항공 항공기 날개가 치고 지나가면서 화재가 일어났다. 아시아나항공 항공기 오른쪽 날개도 파손됐다.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번 사고가 일어난 뒤 1시간 30분이 지난 후 탑승객들을 비행기에서 내리도록 조치해 터키항공이 15분 만에 승객들을 대피시킨 점을 감안했을 때 사후조치를 신속히 진행하지 못했다는 평을 받았다.

또한 지난해 대한민국 국적 항공사 운항 중 추락 직전까지 이르렀던 사건 7건 중 아시아나 항공이 5건, 대한항공이 1건을 차지했다. 운항편수가 더 많은 대한항공에 비해 훨씬 많이 발생한 것에 대해 아시아나항공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이스탄불 사고 과실여부에 대해 “아직 원인 및 과실 여부를 조사 중이라 답변드릴 내용이 없다”고 말하며 “안전성 개선에는 지속적으로 신경 쓰는 중”이라고 말했다.

터키 항공기와 충돌 직전인 아시아나 여객기 (사진=유튜브 캡쳐)
터키 항공기와 충돌 직전인 아시아나 여객기 (사진=유튜브 캡쳐)

아시아나 승무원들, 박삼구 회장 성희롱 의혹 미투글 쇄도

한편, 지난 2월에는 금호아시아나 그룹 박삼구 회장이 승무원들에게 신체 접촉을 자주 했다는 미투 폭로가 나와 물의를 빚었다.

박 회장은 매달 한 번씩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에서 당일 비행을 앞둔 승무원을 격려하고 있는데, 이 방문행사가 강제적인 데다 성희롱적인 요소가 있다는 것이다.

‘타운 미팅’이라 불리는 이 미팅에서 승무원들은 이 시간에 맞춰 본사 1층 로비에 커다란 원 모양으로 둘러서서 대기하다가 박 회장이 들어서면 손뼉을 치며 맞이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과정에서 여승무원들을 끌어안거나 손을 만지는 등 부적절한 신체 접촉이 있었다는 주장이 있었다.

미투 폭로가 쇄도하자 박 회장은 2월 12일 금호아시아나그룹 인트라망에 장문의 글을 올려 사과했으나 여전히 의혹이 완전히 해결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반응들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박삼구 회장사과 이후 타운 미팅은 현재 중지된 상태”라고 밝혔다.

이밖에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013년 3월 인권위 시정명령 후 승무원에게 바지 착용은 허용했지만 여전히 의무로 지급하지 않고 있어 논란이 있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 항공을 제외한 타 항공사들은 신규 승무원이 입사하면 치마와 바지 유니폼을 의무로 지급한다. 반면 아시아나 항공은 인권위 시정 이후 바지 착용 허용했지만 여전히 개인이 따로 신청해서 구매해야 한다는 불만이 있었다.

몇몇 항공사들이 두발 자유 등 변화 바람 불어넣는 동안 수년째 바지 착용조차 회사 눈치 봐야하는 상황에 승객 안전을 책임져야 할 승무원들에게 외모만 강조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또한 2015년 이후 모기업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경영난으로 인해, 아시아나항공이 여파를 받으며 서비스 질이 예전에 비해 하락했다는 불만이 제기됐다.

실제로 아시아나 항공은 기내 탑승 승무원의 수를 줄였고, 일반석에서는 기내식 비용 절감 했다. 수익성 떨어지는 단거리 지방공항 노선을 저가항공인 에어서울로 넘겨 공동운항으로 대체했으며, 대한항공이 운영 중인 24시간 콜센터, 실시간 채팅 서비스도 제공하지 않는다.

대한항공 매출 급감으로 기회를 눈앞에 두고도 잇따른 악재들에 발목 잡힌 아시아나항공이 얼마만큼 항공수요 유치를 늘릴 수 있을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