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직권상정" vs 민주 "결사저지"…`전운' 고조

   
 
  ▲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최고위원과 안상수 원내대표가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심각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뒷쪽에는 문방위 고흥길 위원장과 나경원 간사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미디어법 처리를 둘러싸고 일촉즉발의 대치상황을 이어가고 있다. 한나라당은 본회의 직권상정을 통한 강행처리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고, 민주당은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이를 막겠다고 벼르고 있다.

한나라당이 다음주 초 미디어법 직권상정을 시도할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여야간 '전운'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양당은 주말인 18일 이례적으로 의원총회 및 원내대책회의를 열고 '직권상정 처리' 혹은 '직권상정 저지'를 위한 의지를 다졌다.

한나라당은 이날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여야간 핵심 쟁점인 미디어법 직권상정의 불가피성을 거듭 강조하며 표결처리에 대비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박희태 대표는 "민주당 정세균 대표와 제헌절 경축 기념식장에서 만나 상당히 긴 얘기를 했지만, 태도가 경직돼 생각할 수 없을 정도의 반응을 보였다"면서 "정 대표에 타협을 강조했지만, 그는 '미디어법을 처리한다고 하면 타협은 없다. 미디어법을 처리하지 않아야 법안 협조가 가능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박 대표는 "이제 국회 점거 농성 사태가 막바지에 도달하지 않았느냐는 생각을 한다"고 말해 미디어법 직권상정 시기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그는 "하루 이틀 시간이 있으니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지만, 의원들도 마음속으로 각오가 돼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면서 문제 해결에 뜻과 마음을 모아 달라"고 의원들을 독려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고흥길 위원장은 "문방위 차원에서의 미디어법 공식 의결절차를 포기했다"고 전한 뒤, "각 당의 의견이 반영된 수정안이 만들어질 때 직권상정을 할 수 있지 않겠느냐"면서 "직권상정을 할 준비와 여근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가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국민의 뜻을 헤아려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직권상정을 막아낼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원내대책회의를 통해 한나라당이 미디어법 날치기 처리에 '올인(다 걸기)'하고 있다며 결사 저지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이강래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이 미디어법을 직권상정 해서 날치기 처리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민주당은 이같은 한나라당의 잘못된 시도를 모든 수단을 동원해 막아낼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이미경 사무총장은 "언론악법을 놓고 여야가 국회에서 볼성사납게 대치하고 있는 데 대해 김형오 국회의장도 책임이 있다"면서 "김 의장이 직권상정 하지 않고 법안을 놓고 합의하라고 말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노영민 대변인도 "직권상정이 예정돼 있는 상황에서 한나라당이 협상이든 대화든 진정성을 가지고 나올 리가 없다"면서 "합의를 통해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의장의 한 마디면 정국이 풀린다. 김 의장은 현 시국의 엄중함을 깨닫고 직권상정 포기 선언을 해야 할 것"이라고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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