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D-3일] “왜 이렇게 비싸. 예전 같지 않은 추석, 물가만 오르고...”
[추석D-3일] “왜 이렇게 비싸. 예전 같지 않은 추석, 물가만 오르고...”
  • 신현지 기자
  • 승인 2018.09.20 15:03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추석르포] 광명전통시장을 찾아…"손님은 없고 그나마 몇몇 손님도 어르신뿐"
(사진=신현지 기자)
(사진=신현지 기자)

[중앙뉴스=신현지 기자] “재미가 없어, 추석 명절이라고 해도 어디 예전 같은가. 우리 딸은 중국에 있고 아들 며느리는 온다고 했는데 내가 오지 말라고 했어. 귀찮아서.”

추석이 3일 남은 경기도 광명시 전통시장, 이곳 전통시장의 고객쉼터에서 만난 김순복(83세)어르신의 말이다. 어르신의 말에 옆에 앉은 윤막례(78세) 어르신도 말을 거든다. 

“맞어 맞어, 예전 같으면 명절이면 집안이 북적북적하니 명절 기분이 났었는데 여기저기 일가친척 자식들 다 몰려와 집집마다 송편 만들고 전 부치고 나물하고...제사 음식 준비하느라 추석 앞두고는 여자들은 정신이 하나도 없었어.

그런데 요즘 젊은 사람들은 어디 그런가. 다들 저기 살기 바쁘다고 명절에도 보기 힘들고. 음식도 귀찮다고 사먹고. 그러니 음식을 할 것도 없고 또 인자 우리도 늙어서 다리 힘 빠져서 댕기기 힘들고. 그래도 혹시 몰라서 장에 나와 보기는 했는데 워낙 물가가 비싸서 원...”   

(사진=신현지 기자)
(사진=신현지 기자)

이에 탁자 맞은편의 어르신이 기다렸다는 듯 즉시 말을 받는다. “나는 김치만 해놨어, 울 며느리 지가 와서 다 한다고 암것도 하지 말라고, 우리 둘째도 지가 전을 부쳐 온다고..."

그러자 여기저기 찬탄의 소리다. “오매오매 이쁜 것...”

이와 때를 같이 이곳저곳 상인들의 외침이 고객들의 걸음을 재촉 한다. “강원도에서 막 올라 온 싱싱한 고랭지 배추 4천원~ 반들반들 팔뚝만 한 무 하나는 3천원~시금치도 싸게 막 드려요~ 이쁜 언니는 그냥도 막 줘버려요. ”

그러나 시장 안은 평소와 별반 다르지 않다. 명절을 코앞에 둔 분위기로는 느껴지지 않는다. 송편을 가득 쌓아올린 떡 판매대도 한산하기는 마찬가지. “꿀 송편요~ 맛있는 꿀 송편, 모싯잎 송편도 있고 쑥 송편도 있어요. 어서들 오세요~”  목소리를 높이며 부르지만 지나는 손님들 표정은 아직 무신경이다. 

사진=신현지 기자)
(사진=신현지 기자)

밤 대추 건어물 등 차례음식 코너도 아직은 붐비지 않는다. 오히려 몰려올 고객들을 대비해 채용한 아르바이트 일꾼들이 더 많아보인다. 그들은 기계를 돌려 밤 껍질을 한 봉지씩 담아내며 손님들이 몰려오기를 기다리는 눈치다. 대추가 벌써 맛이 들었을까? 푸른 기운이 역력한 풋대추가 봉지 안에서 시들어가고 있다. 밤은 5천원이고 대추는 3천원이라고 한다. 

명절에 빠질 수 없는 쌀강정도 나왔다. 조청에 튀긴 쌀과 땅콩을 섞어 밀대로 넓게 펼쳐 일정한 조각으로 잘라내는 모습을 넌지시 보고 있으려니 하나 먹어보라며 건네준다. 무조건 작은 봉지 한 개에  5천원이라고 한다.

그 옆 가게에는 차례상에 빠지지 않는 모듬전이다. 산적꼬치전, 표고버섯전, 고추전, 연근전, 깻잎전, 호박전, 녹두전에 삼색나물까지 곁들였다. 고사리, 시금치, 숙주를 이용한 삼색나물 300g 각각 합해서 1만원이라고 한다.

전을 부쳐내는 상인 뒤로는 모듬전에 막걸리를 즐기는 손님들로 가게가 왁자하다. 보아하니 모듬전가게는 명절과 관계없이 연중 붐비는 눈치다. 그런데도 상인은 고개를 젓는다.

“아직 추석이 3일 남았으니 여유 있는 편이죠. 내일부터는 사람들이 몰릴 듯 한데, 가족들 다 동원시켜야죠. 대목인데...”

(사진=신현지 기자)

그곳을 지나서 사과와 배에 띠지를 둘러 포장하는 과일가게다. 올해는 과일 상태가 별로 좋지 않다고 한다. “올 여름 너무 더워서 거기다 태풍에 ...작년보다는 가격이 많이 올랐어요. 사과가 작년에 비해 물량이 반 정도나 확 줄었으니. 가락시장에서 홍로 5kg 경락가가 최고 7만원대까지도 나가요.”

(사진=신현지 기자)

과일가게 앞으로는 어디에서 채취한 것인지 솔잎을 마대에 가득 담아와 팔고 있는 나이 지긋한 좌판 상인도 있다. 그가 송편 찌는 데는 솔잎이 그만이라며 손짓을 한다.  “이걸 시루에 깔고 떡을 쪄야 쉬이 쉬지도 않고 솔잎 냄새도 향긋해서 좋아, 한바구니 살겨? 내가 특별히 더 많이 줄게.” 

이렇게 시장을 한 바퀴 도는 동안 좀 전 보다는 손님이 늘어 보인다. 대부분 연세 있으신 어르신들 모습이다. 구부정한 허리에 손 리어카를 끌고 이곳저것 가격을 물어 배회하는 모습에서야 조금은 명절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그런데 어째 어르신들 표정이 밝지만은 않다. 

(사진=신현지 기자)

"이것 얼마요? 오매, 왜 이렇게 비싸다냐. 예전 같지 않은 추석이 물가만 하늘 높게 올랐어!“  
 
한편, 광명시는 서민경제의 물가안정을 위해 9월 4일부터 10월 7일까지를 추석 물가관리 특별대책기간으로 정하고, 공무원 및 물가모니터요원을 중심으로 32개 중점관리대상 품목에 대하여 물가조사 및 원산지표시, 가격표시제 위반 등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하여 집중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이정희 2018-09-20 16:10:41
광명 전통시장은 대형 마트보다도 가격도 훨씬 싸지만, 볼거리도 많아서 자주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