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얼굴무늬 수막새' (사진=문화재청)
'경주 얼굴무늬 수막새' (사진=문화재청 제공)

[중앙뉴스=신현지 기자] 지금까지 유일하게 남아있는 삼국 시대 얼굴무늬 수막새이자 신라인들의 염원이 담긴 경주 얼굴무늬 ‘수막새’가 보물이 된다.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경주 얼굴무늬 수막새’와 대형 불화를 포함해 고려 시대 금속공예품, 조선 시대 고문서 등 6건에 대해 보물로 지정 예고한다고 2일 밝혔다.  

이번 보물로 예고된 경주 얼굴무늬 ‘수막새(慶州 人面文 圓瓦當)’ 는 목조건축의 추녀나 담장 끝에 기와를 마무리하기 위해 사용된 둥근 형태로 만든 와당으로 일제시기 경주 영묘사 터에서 출토되었다. 그러나 1934년 다나카 도시노부(田中敏信)라는 일본인 의사가 일본으로 반출하여 고(故) 박일훈 (전)국립경주박물관장에 의해 1972년 10월 국내로 돌아온 환수문화재이다.

수막새와 함께 보물로 지정 예고 된 불화(괘불도, 掛佛圖)는 문화재청이 그 보존관리를 위해 정밀조사 사업을 하면서 문화재적 가치가 새롭게 발굴되어 괘불도 3건이 포함되었다.

괘불도는 야외에서 거행되는 영산재(靈山齎), 천도재(遷度齋) 등 대규모 불교의식에 사용하기 위해 제작된 불화로, 보통 10m가 넘는 웅장한 크기와 화려한 색채를 담고 있다.  

‘군위 법주사 괘불도(軍威 法住寺 掛佛圖’ 는 1714년(숙종 40년) 5월 수화승 두초(杜迢) 등 9명의 화승이 참여하여 완성한 괘불로 총 16폭의 비단에 이어높이 10m에 달하는 장대한 크기다. 화면에는 보관(寶冠)을 쓰고 두 손을 좌우로 벌려 연꽃을 들고 있는 입상의 여래를 화면 중간에 큼지막하게 그려져 있다.

부처임에도 화려한 보관과 장신구를 착용한 점, 하단에 용왕(龍王)과 용녀(龍女)를 협시보살처럼 배치한 점 등 다른 불화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화면 구성을 시도한 것에 주목을 끌고 있다.
 
또한  담채(淡彩)기법의 색감과 세밀하고 정교한 필선, 다양한 문양 등이 어우러져 작품의 완성도가 높을 뿐 아니라 연꽃을 들고 있는 주존불의 모습은 조선 후기 불화의 새로운 도상(圖像) 연구를 위한 중요한 기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편 ‘수막새’의 와당은 제작틀(와범)을 이용해 일률적으로 찍은 일반적인 제작 방식과 달리 손으로 직접 빚은 작품으로, 바탕흙을 채워 가면서 전체적인 형상을 만든 후 도구를 써서 세부 표현을 마무리했다.

수막새의 왼쪽 하단 일부가 결실되었으나 이마와 두 눈, 오뚝한 코, 잔잔한 미소와 두 뺨의 턱 선이 조화를 이룬 자연스런 모습 등 숙련된 장인의 솜씨를 엿볼 수 있다.

지금까지 유일하게 알려진 삼국 시대 얼굴무늬 수막새이자 신라인들의 염원과 인간적인 모습을 구현한 듯한 높은 예술적 경지를 보여주는 이 작품은 신라의 우수한 와당 기술이 집약된 대표작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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