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를 위한 소포장 과일이 인기를 모의고 있다 (사진=신현지 기자)
1인가구를 위한 소포장 과일이 인기상품이 된지 오래다 (사진=신현지 기자)

[중앙뉴스=신현지 기자] 1인가구가 증가하면서 혼밥, 혼술, 혼영, 혼행, 혼커족 등의 단어에 익숙해진지 이미 오래다. 지난 28일 통계청의 ‘1인 가구의 현황 및 특성' 보고서에 따르면 1인 가구는 2017년 기준 562만 가구로 집계되었다.

2000년 222만 가구와 비해 17년 사이에 152.6%가 증가한 수치다. 1인 가구의 혼인 상태 조사 경우는 2015년을 기준으로 미혼 43.8%, 이혼 15.5%, 사별 29.5%, 배우자 있음 11.1%로 나타났다. 이어 1인 가구의 비율이 가장 높은 연령에 남자가 30세로 전체의 22.5%를 차지했으며 여자는 83세가 가장 높은 연령대로  34.4%를 차지했다.

1인가구의 혼자 살게 된 이유로는 학교, 직장 때문이나 혼자 사는 편안함과 혼자 사는 것에 대한 동경, 가족으로부터의 독립 등을 주 이유로 꼽았다. 특히 혼자 살면서 ‘자유로운 생활과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는 것을 가장 큰 장점으로 두었다.

그 누구의 관섭도 받지 않게 자유롭게 살수 있다는 장점에 앞으로도 1인가구는 꾸준히 늘어 2035년에는 1인 가구가 760만가구가 될 것으로 관련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즉, 우리사회에 3가구 중 1가구(34.3%)는 1인 가구가 된다는 예상이다.

(자료=문화체육관광부 제공)
(자료=통계청 제공)

이처럼 우리사회의 급속도로 증가하는 1인 가구의 주거형태에 삶의 패턴 역시 빠르게 변화되고 있다. 특히 혼자 밥을 먹고, 혼자 술을 마시는 나홀로족이 식생활 트렌드를 주도하면서 식탁문화에도 새바람이 불고 있다.   

이와 관련한 학원 강사인 C (여 32세)씨는 3년째 나홀로족이지만  현재까지 쌀을 구입해본 적은 한 번도 없다고 한다.

“일주일이면 집에서 요리하는 경우는 3번이 될까 말까해요. 아침은 밥을 먹는 것보다 조금이라도 잠을 좀 더 자두는 게 필요해서 그냥 커피 한잔 내려 마시고 학원 근처 식당에서 아침 겸 점심을 해결해요. 

저녁엔 학원 특성상 밤늦게까지 수업이 있으니까 동료 선생님들이랑 학원 근처 식당에서 사먹거나 그것도 귀찮으면 편의점에서 도시락으로 저녁을 때우기도 하고요. 그러니 쌀 필요성은 느끼지 못했어요.” 

C씨가 간혹 음식을 하게 되는 경우에는 집밥이 그리울 때인데 이때도 밥을 짓는 대신 햇반을 구입해 먹는다고 한다.

“직접 밥을 짓는 것보다 햇반이 더 경제적이잖아요. 찬밥이 남아 버리는 경우도 없고 시간 절약, 에너지 절약도 되고. 인터넷으로 32개들이 한 박스씩 구입해요 낱개로 구입하는 것보다 그게 저렴하니까요. 반찬도 그때그때 먹고 싶은 음식을 만들어 먹는데 주로 반 조리된 식품을 사서 양념을 더 첨가하거나 나름 내 취향에 맞게 조리를 해서 먹어요. 국이나 찌개도 마찬가지고요.

간혹 엄마의 음식이 그리울 때는 식재료를 사서 요리하기도 하는데 그때마다 시간도 너무 많이 들고 또 남아서 버리는 게 반은 넘어 조리된 식품을 사서 먹는 게 대부분이에요. 또 미역국, 된장국, 육개장 등 직접 배달해주는 업체에서 주문배달해 먹기도 하고요.

그래서 먹는 것 때문에 생활이 불편하거나 아쉬운 점은 없어요. 오히려 내 시간에 맞춰 자유롭게 음식을 찾아먹으니 맘이 편하다는 생각이죠.”   

C씨에 이어 컴퓨터 프로그래머 A씨(남 36세), 그도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생각에 직장생활 6개월 만에 나홀로족이 되었단다. 그런 A씨는 하루 한 끼는 자신이 직접 음식을 해먹는다고 한다. 그래서 의례 퇴근길에는 마트에 들러 식재료를 구입한단다.

“요즘 웬만한 마트는 ‘미니미니존’이 있어서 거기에서 주로 식재료를 구입하죠. 1인 가구에 맞게 아주 소포장되어 남아 버리거나 그럴 염려는 없어요. 그리고 야채도 따로 손질되어 재료를 다듬는 번거로움이나 불편함이 없어 음식 하는데 별 어려움은 느끼지 못해요.” 

더욱이 그는 음식도구를 잘 이용할 줄 안다며 자랑이다. 특히 밥솥을 이용한 콩나물 비빔밥과 삼계탕은 친구들을 초대해 대접할 정도로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음식이라고 한다.

“밥솥 하나만 잘 다루어도 음식 몇 가지는 저절로 뚝딱이죠. 그냥 재료 씻어 넣고 용도에 맞는 버튼 찾아 누르면 끝이에요. 집기들이 아주 편리하고 다양하게 나와서 이용하는 것도 재미있어요. 그래서 하루 한끼는 꼭 집밥을 해먹으려고 하죠. 그때그때 와인이나 맥주 한잔 곁들여서 먹는 맛이 최고라 쓸쓸하거나 이런 건 전혀 느끼지 못해요.” 

여기에 또 한 사람 무용가 H (남 35세)씨, 그는 오랫동안 혼자 견딘 외국생활이 몸에 익은 탓에 본가를 10분 거리에 두고도 나홀로족을 고집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 그는 퇴근 후 집에서 TV를 보며 맥주를 마시거나 혼술 전문 음식점을 직접 찾아다니며 즐기는 생활에 아주 만족이라고 한다.

“가족을 옆에 두고 무슨 처량한 짓이냐고 하는데 남의 눈 의식하지 않고 오로지 나만의 시간, 나만의 음식을 즐기는 것이 아직은 싫증나지 않았어요. 특별히 음식은 집에서 해먹지는 않는데 그래도 간단하게 스파게티나 샐러드 정도는 종종 해먹어요. 그러다 보니 집의 식탁보다는 와인바가 편하죠."  

이처럼 나홀로 즐기는 식탁문화에 식품업체나 외식업체들도 이들을 사로잡기 위한 마케팅 전쟁이 한층 치열해졌다. 즉, 대형마트의 ‘미니미니존’ 코너의 소용량 케첩(65g), 미니 참기름(55ml) 등 기존 제품의 절반 크기의 상품을 비롯해서 골뱅이, 마늘햄 같은 1인 가구에 맞춰 내 놓은 상품들이 전년대비 50% 이상 크게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250ml짜리 맥주와 60~80g 소형 김치팩 등이 1인 가구들이 찾는 대표적인 인기 상품으로 지목된지 오래며 1인 포장의 과일과 10개 분량의 깐 마늘에 이어 2~3개씩 포장한 대파도 꾸준히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편의점의 햇반, 컵밥, 국·탕·찌개류의 소포장 제품과 도시락 등 간편식은 가격 부담 없이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다는 이점에 1인가구 식탁문화에 방점을 찍고 있다.   

여기에 대형마트와 백화점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는 ‘그로서란트’는 새로운 외식업의 트렌드로 장보기와 식사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에 놀라운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이 밖의 주류업체도 ‘1인가구’에 맞춘 ‘소용량 상품으로  나 홀로 마시기를 택하는 홈술족들에게 인기를 모으고 있다.   

한편 1인 가구의 ‘나홀로식탁문화’에 일각에서는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특히 의학 관련 자료에 따르면 ‘나홀로식사’는 균형 잃은 식단, 고립된 감정, 삶의 의욕저하, 흡연, 알코올, 약물중독증, 복부비만, 심혈관계 질환, 골다공증 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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