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거리 제한'이 가져온 미니스톱 몸값 급등
미니스톱 인수전 롯데, 신세계, 클랜우드 PE 3파전…몸값 4000억원 넘을 듯
업계 3위 ‘세븐일레븐’의 롯데, 미니스톱 인수시 CU, GS25와 대등해져

서울 시내 한 미니스톱 지점 (사진=우정호 기자)
서울 시내 한 미니스톱 지점 (사진=우정호 기자)

[중앙뉴스=우정호 기자] 신규 편의점 출점 거리를 50~100m로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편의점 자율규약이 제정되며 이전처럼 편의점 출점이 쉽지 않아질 전망이다.

이에 기존 점포의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며 지난해부터 이미 매물로 나온 편의점 업계 4위 미니스톱의 가치가 급등하고 있다.

미니스톱의 인수전은 업계 3위 세븐일레븐을 보유하고 있는 롯데와 업계 5위 이마트 24의 신세계, 그리고 사모펀드인 글랜우드PE 등 '3파전'으로 압축된 상황이다.

현재 편의점 사업 확장에 주력 중인 롯데가 가장 높은 가격을 적어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롯데가 인수전에 서 승리할 경우 업계를 양분 중인 CU, GS 25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편의점 거리 제한'이 가져온 미니스톱 몸값 급등

지난 4일 공정거래위원회는 편의점 근접 출점을 제한하는 ‘편의점 자율규약 제정안’을 승인했다.

자율규약안 심사를 맡은 공정거래위원회 측은 "편의점 자율규약은 업계 스스로 출점은 신중하게, 희망폐업은 쉽게 함으로써 과밀화로 인한 편의점주의 경영여건을 개선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18년 만에 거리제한이 등장하며 점포 수 확장에 급제동이 걸리자 전국 2500여 개 매장을 둔 미니스톱 인수가 점포 수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란 점이 부각돼 인수전은 과열양상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불과 몇 미터 차이로 마주보며 영업 중인 마포구의 어느 편의점들 (사진=우정호 기자)
불과 몇 미터 차이로 마주보며 영업 중인 마포구의 어느 편의점들 (사진=우정호 기자)

신규 편의점 출점 거리를 50~100m로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편의점 자율규약이 제정되면서 기존 점포의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줄어드는 만큼 가치는 올라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기존 점포 가치의 상승은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인 미니스톱의 가치 재산정 가능성으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 미니스톱이 전국에 보유하고 있는 2500여 개의 점포에 대한 가치가 자율규약 제정 전후로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미니스톱도 자율규약 제정을 가격 상향 조정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예상이다. 당초 전망과 달리 본입찰 후 '우선협상자 발표'가 지체되는 이유도 이를 뒷받침한다는 분석이다.

한편 미니스톱 인수전은 지난 9월부터 수면위로 떠올랐고, 업계 자율규약 논의는 이보다 앞선 7월부터 공론화 됐다. 현재 인수전은 세븐일레븐을 보유하고 있는 롯데와 이마트 24의 신세계, 사모펀드인 글랜우드PE 등 '3파전'으로 압축된 상황이다.

편의점 업계 3, 5위를 달리는 세븐일레븐의 롯데나 이마트24의 신세계가 미니스톱을 인수할 경우 편의점 업계 지각변동이 불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서울 시내 어느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매장 (사진=우정호 기자)
편의점 업계 3, 5위를 달리는 세븐일레븐의 롯데나 이마트24의 신세계가 미니스톱을 인수할 경우 편의점 업계 지각변동이 불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서울 시내 어느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매장 (사진=우정호 기자)

미니스톱 인수전 롯데, 신세계, 클랜우드 PE 3파전…몸값 4000억원 넘어갈 것

적어도 11월 내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됐던 미니스톱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이 인수경쟁이 치열해지면서 12월로 넘어갔다.

현재 미니스톱 최대주주인 이온그룹과 매각 주관사인 노무라증권은 인수후보자들로부터 가격인상 등의 조건을 담은 추가 제안을 받고 검토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롯데가 가장 높은 가격인 4300억원을 베팅했고, 신세계는 3500억원 이하, 글랜우드PE는 재매각을 염두에 두고 4000억원 이하 가격을 써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수전 자체에 불이 붙었다.

그동안 미니스톱은 3000억원 대 수준에서 매각이 될 것이라는 시선이 지배적이었으나 편의점 근접 출점 거리 제한 규제로 인해 매각가격은 최대 4000억원을 훌쩍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편의점 시장이 포화상태인 것을 감안하면 수익성이 좋은 상권의 신규점포 추가 진입은 어렵게 되는 셈이다.

따라서 업체들은 현재 매장 수 기준 국내 편의점 업계 5위를 차지하고 있는 미니스톱을 인수해 시장 지배력을 높이겠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자금력을 갖추고 있으면서 절대적으로 점포 수를 늘려야 하는 롯데와 신세계가 인수가격 측면에서 다소 앞서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업계는 시장 포화와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최근 출점 제한과 카드 수수료 인하 등을 통해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3위 ‘세븐일레븐'의 롯데, 미니스톱 인수시 CU, GS25와 대등해져

현재 편의점 사업 확장에 주력 중인 롯데가 가장 높은 가격을 적어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수에 가장 근접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롯데와 신세계는 현재 업계 3위 세븐일레븐과 업계 5위 이마트24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편의점 업계는 GS25와 CU가 빅2로 양분하고 있다.

10월 말 기준 업체별 점포 수는 CU가 1만3109개, GS25가 1만3018개로 2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으며, 세븐일레븐은 9548개, 이마트24는 3564개로 1, 2위와 큰 격차를 보이는 중이다.

미니스톱은 10월 말 기준 2535개 점포를 운영 중이며 지난해 매출은 1조1852억원으로 매출 기준 업계 4위를 고수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이 미니스톱 인수에 성공할 경우 점포 수가 1만2083개로 뛰게되며, 이는 업계 1, 2위인 CU와 GS25를 위협 가능한 수준까지 대등해지게 된다.

이마트24가 입찰 경쟁서 승리한다면 총 점포 수가 6099개로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게 돼 3위 세븐일레븐과 견줄 수 있는 수준까지 뛰어오른다.

이에 따라 편의점업계에서 선두권이 아닌 롯데와 신세계로써는 이번 미니스톱 인수에 총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수 건은 근접출점제한에 대한 규제가 구체화돼 가고 있는 상황에서 2500여 개 미니스톱 매장을 한 번에 가져가 사업을 대폭 확장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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