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T 사장, 미디어·모빌리티 사업 강화나서…미국 기업들과 차례차례 MOU 체결
LG U+, 하현회 부회장 직접 나서 자율주행차‧VR에서 답 찾아
KT, ‘자율주행’에 집중…황창규 회장 내달 MWC 기조연설에서 5G사업 구체화될 듯

(사진=CES2019 홈페이지)
(사진=CES2019 홈페이지)

[중앙뉴스=우정호 기자] 이통 3사가 경쟁적으로 새 먹거리 찾기에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자율주행' 등 5G(세대) 상용화 시대 사업 찾기에 힘을 쏟고 있다.

자율주행기술과 5G를 연계하려는 노력은 지금의 국내 이통 3사가 보여주고 있는 공통 행보 중 하나다. 자율주행기술이 가져오는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특히 인공지능(AI) 기반으로 구현되는 자율주행 기술은 5G와 연계되며 더 정교해질 뿐만 아니라, 카셰어링과 같은 새로운 서비스도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이와 관련해 이통 3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새해 초부터 신사업 발굴 관련 바쁜 행보를 보였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과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19에서 모습을 드러내며 각각 5G 사업 부문에서 글로벌 기업과 협업을 약속하며 먹거리 발굴에 속도를 냈다.

한편, 5G기반 자율주행에 ‘올인’ 중인 KT 황창규 회장도 내달 열릴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에서 기조 연설이 예정돼 있어, 5G 기반 사업의 청사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9일(현지시간) MOU 체결식에 참석한 SK텔레콤 박정호 사장(사진=SKT 제공)
9일(현지시간) MOU 체결식에 참석한 SK텔레콤 박정호 사장(사진=SKT 제공)

박정호 SKT 사장, 미디어·모빌리티 사업 강화나서…미국 기업들과 차례차례 MOU 체결

에스케이텔레콤은 미디어‧모빌리티 사업 및 자율주행 사업에서 새 먹거리를 찾았다.

지난 13일 SK텔레콤에 따르면 박정호 사장은 8일(이하 현지시각) 미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9에서 강도 높은 일정을 소화하며 다수 글로벌 기업과 5G 협력 및 제휴 방안을 추진했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세계 최대 자동차 전자장치 기업 하만 및 미국 최대 지상파 방송사 싱클레어방송그룹과 ‘북미 방송망 기반의 전장용 기술 개발 및 사업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10일 밝혔다.

세 업체는 미국 전역의 운전자가 차량 내에서 방송망을 통해 고품질 지상파 방송 시청과 고화질(HD) 지도 실시간 업데이트 등을 할 수 있는 차량용 플랫폼을 함께 개발한다. 미국에서 시범서비스를 선보인 뒤 상용화한다는 일정까지 짰다.

미국은 그동안 통신서비스 반경 한계, 이동 시 방송신호 수신 불가 등으로 차량 안에서는 미디어 서비스 이용이 어려웠다.

세 업체는 공동 개발 차량 플랫폼을 오는 4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방송장비 전시회(NAB 2019)에서 공개할 선보인 뒤 시범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다.

박정호 사장은 “미디어와 모빌리티 등은 새 이동통신(5G) 시대를 맞아 가장 먼저 혁신적으로 변화할 분야”라며 “이미 각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싱클레어와 하만과 함께 미국시장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이어 미국 실리콘밸리의 자율주행차 제조 및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 전문업체인 죽스와 국내 2차전지 제조설비 생산업체인 디에이테크놀로지와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세 회사는 교통약자의 이동을 지원하는 자율주행과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된 보안·관제, 자율주행 로봇 택시 같은 서비스를 준비할 계획이다.

죽스는 구글 웨이모와 지엠(GM) 크루즈 등과 함께 최고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보유한 기업으로 꼽힌다.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지난해 12월 처음으로 죽스에 자율주행차 시험 운행에 일반인 승객을 태울 수 있는 허가를 내주기도 했다.

죽스는 지속적인 시험 운행을 통해 2020년까지 자율주행 로봇택시를 상용화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디에이테크놀로지는 전기차에 필요한 2차전지의 제조 설비를 생산하는 코스닥 상장기업으로 2000년 설립됐다.

아울러 에스케이텔레콤은 자율주행차 ‘스누버’ 등을 만든 스타트업 토르드라이브와 자율주행 셔틀 차량 및 로봇 택시 서비스를 함께 추진하기로 하는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두 업체는 서울 도심 혼잡지역 대상 자율주행 셔틀 차량 구축, 도서 산간 지역의 교통 약자를 위한 자율주행 로봇 택시 공급, 물류·배송 기업과 연계한 ‘라스트 마일(고객에게 상품을 배송하는 마지막 구간)’ 자율주행 배송 등의 상용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새 이동통신 차량통신기술과 고화질 지도 업데이트, 차량 종합 관리 서비스 기술 고도화를 맡고, 토르드라이브는 자율주행 기술 및 소프트웨어 개발과 무인 자율주행 솔루션 고도화, 자율주행 차량 공급 및 개조 등을 담당하기로 했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8일(현지시각) 미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CES2019 노스홀에 위치한 현대차 전시부스를 방문, 둥근 코쿤 형태의 미래 모빌리티를 직접 체험했다. 현대차가 선보인 미래 모빌리티는 자율주행 차량내에서 운전자와 동승자들이 운전을 제외한 다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준다. 하 부회장은 자율주행차 내에서 학습, 운동, 업무 쇼핑 등 다양한 콘텐츠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LG유플러스 제공)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8일(현지시각) 미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CES2019 노스홀에 위치한 현대차 전시부스를 방문, 둥근 코쿤 형태의 미래 모빌리티를 직접 체험했다. 현대차가 선보인 미래 모빌리티는 자율주행 차량내에서 운전자와 동승자들이 운전을 제외한 다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준다. 하 부회장은 자율주행차 내에서 학습, 운동, 업무 쇼핑 등 다양한 콘텐츠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LG유플러스 제공)

LG U+, 하현회 부회장 직접 나서 자율주행차‧VR에서 답 찾아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지난 8일(현지시각)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19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미래 먹거리 탐방에 나서 이목을 끌고 있다.
 
먼저 하 부회장은 자동차, 기아자동차, 인텔, 혼다, 닛산 등 완성차 업체의 부스를 방문했다. 그는 이 곳에서 고객이 일상을 바꾸는 5G를 제공하기 위해 자율주행차의 미래 발전 방향에 대해 인사이트를 구했다. 주로 모빌리티Mobility)와의 연계를 통한 5G 기반의 AR·VR 구현 등 구체적인 사업모델 등이다.

혼다 전시 부스를 찾은 하 부회장은 이동수단에서 운전자와 보행자의 안전을 보장하는 자율주행 플랫폼 ‘세이프 스왐(safe Swarm)’을 직접 체험했다.

이어, 인텔 전시장을 방문한 하 부회장은 현재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카메라를 사용하고 카메라나 센서 개수를 줄이는 방법에 대한 연구개발이 필요하다는데 공감을 표시했다.

현대차동차 부스에서는 둥근 코쿤 형태의 미래 모빌리티에 탑승해 자율주행차 내에서 학습, 운동, 업무 쇼핑 등 다양한 콘텐츠를 직접 체험하고 "5G시대의 자동차는 운전자를 위한 다양한 편의 서비스가 제공되며, 자동차의 기능이 가장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 실감난다"고 말했다.

기아자동차 전시관에서는 센서와 카메라가 부착돼 운전자의 표정이나 심박수 등 생체인식을 통해 감정상황에 따른 서비스를 제공하는 실시간 감정반응 차량제어 시스템(READ)을 살펴본 후, “미래 스마트시티의 In-Car 라이프 스타일, 실시간 AI 분석을 위해 초 저지연 5G 통신이 도움이 될 것”이라며 관심 있게 둘러봤다.

이날 방문에서 하 부회장은 자율주행 기술 외에도 AI 기반 VR·AR과 IoT 기술에도 관심을 나타냈다. 샤프 부스에 들른 그는 투명 디스플레이에서 현실세계와 가상세계를 오가는 AR 스마트 글래스의 스마트폰 대체 가능성과 성장 가능성에 관해 관심을 보였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말 한양대와 공동으로 자율주행차에 5G를 접목해 장애물 회피, 경로 변경하여 운행 및 주차하는 3단계 자율주행차 시나리오를 실증하는 등 해당 분야에 대한 투자와 관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올해는 서울 강변북로, 상암DMC 포함 선별된 테스트베드에서 LG유플러스의 5G 환경에 기반한 자율주행차 운행과 다이나믹 정밀지도의 정합성 등의 공동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LG유플러스는 지난 10일에는 구글과 가상현설(VR) 기술 기반 콘텐츠를 공동 제작하고, 5G스마트폰 상용화 시점에 맞춰 VR 전용 플랫폼을 서비스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LG유플러스는 구글과 파일럿 VR 콘텐츠를 제작하고, 공동 콘텐츠 펀드를 조성해 상반기 내 VR 콘텐츠를 제작·배포한다. 공동제작한 VR 콘텐츠는 자체 VR 플랫폼을 통해 세계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황창규 케이티 회장이 2017년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KT 제공)
황창규 케이티 회장이 2017년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KT 제공)

 KT, ‘자율주행’에 집중…내달 열리는 'MWC' 황창규 회장 기조연설에서 5G사업 구체화될 듯

KT는 5G 시대 저비용 자율주행 솔루션 구현을 목표로 전사적 지원에 나서고 있다.

지난 11월 KT는 올해 준공될 판교 제로시티에 5G 기반 자율주행 버스 서비스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KT는 제로시티에 LTE망과 5G망을 연동하는 작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날 'KT 5G 자율주행 추진 방향'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정준학 KT 팀장은 "내년 판교 제로시티에 자율주행 버스가 달리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기존 센서 기반 자율주행에서 더 나아가 5G 네트워크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 서비스를 지원하는 것이 KT의 목표"라고 밝혔다. 

KT는 평창올림픽과 판교 등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을 통해 자율주행 시연과 테스트를 진행해 왔다. KT는 현재 2016년 개발한 승용차, 2017년 개발한 25인승 미니버스 자율주행차, 올해 개발한 45인승 대형버스 등 총 3대의 자율주행 차량을 보유하고 있다.

5G 자율주행 상용화를 위해서는 센서기술의 정확성이 수반돼야 한다. 자율주행 시대에는 자칫 센서 오작동에 의한 사고위험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 팀장은 "자율주행차는 다양한 센서를 요구한다"면서 "KT가 목표로 하는 자율혁명 주행은 센서 기반의 자율주행 기술을 5G를 통해 오류를 개선하고, 고가 센서를 개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차량 간 실시간 V2X 통신을 통한 협력 자율주행은 5G 관제센터를 통해 다양한 센서 정보를 실시간으로 후행 차량과 공유할 수 있다. 정 팀장은 "기존 통신망보다는 5G를 기반으로 했을 때 센서에만 의지하는 자율주행 기술보다는 비용절감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정밀측위도 KT의 5G 자율주행 사업모델이다. 정 팀장은 "네트워크 지원을 통한 차선 구분 수준의 위치 정확도 확보해야 한다"면서 "KT 정밀 측위 플랫폼은 터널이나 지하주차장까지 끊임 없는 정밀측위가 추진방향"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KT가 추진중인 자율주행 서비스는 지능형 차량 관제는 수집된 정보들을 기반으로 분석하고 예측까지 할 수 있는 지능형 서비스 개념이다.

정 팀장은 "필요에 따라서는 관제시스템이 능동적으로 차량에 개입하는 것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면서 "현재 이 부분까지 고려해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황창규 KT 회장은 다음 달 25~28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에서 기조 연설이 예정돼 있다. KT의 새 먹거리 사업은 이쪽에서 구체화될 전망이다.

KT 관계자는 "황 회장이 국내에서 오는 3월 5G(5세대 이동통신) 상용화를 앞두고 5G 상용화 마무리 선언을 비롯해 VR(가상현실)·AI(인공지능) 등 다양한 5G 서비스를 소개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황 회장은 MWC 2015 기조연설에서 5G를 처음 언급하며 5G 시대 준비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 MWC 2017에서는 2019년 상용화를 언급하며 전 세계 IT 관계자의 관심을 받았다. 이번 MWC 연설에서도 KT의 5G 주도권을 단번에 각인시킬 행보를 보일 것으로 기대감이 높다. 

KT 한 관계자는 "황 회장은 매해 CES보다 모바일·통신이 주인공인 MWC에 집중하는 편이었다"며 "MWC 2019는 KT가 글로벌 무대에서 5G 리더로 인정받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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