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연의 ‘변명’ ·· 이제와서 ‘안락사’ 불가피성 주장
박소연의 ‘변명’ ·· 이제와서 ‘안락사’ 불가피성 주장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9.01.20 09: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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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락사 한 사실을 사전에 알리지 않고
이제와서 안락사의 불가피성 주장
안락사하지 않고 수용성 있는 공간 확보 노력 안 해
개인적 횡령 의혹에도 변명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동물권단체 케어의 박소연 대표가 입을 뗐다. 안락사를 자행한 사실을 인정했고 동시에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퇴할 수 없고, 언론과 내부고발자를 탓하는 등 사실상 제기된 의혹에 대해 사과하는 스탠스 보다는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예고했다.

박 대표는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의 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책임은 대표인 내게 있다. 이번 논란과 관련 물의를 일으켜 충격을 받은 회원과 활동가들 전국에 수많은 동물 사랑인들에게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면서도 “대한민국에는 안락사마저도 사치인 동물들이 많다. 고통을 직시하는 것이 불편하다고 외면하는 것이 동물권 운동이 돼서는 안 된다. 임원급과 국장 그리고 공동대표들이 회의해서 안락사했고 은폐도 시도했다”고 말했다.

박소연 대표는 사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박소연 대표는 사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무엇보다 “당당하게 공개하지 못 했다. 하지만 구조를 안 할 수가 없어서 다시 가시밭길을 걸었다”고 설명했지만 박 대표는 그동안 안락사에 대한 필요성을 주장하지 않았고 사전 설명도 하지 않았으면서 모금을 했다. 하지만 내부고발자와 언론의 폭로가 이어지자 이제와서 안락사의 불가피성을 주장하는 것에 설득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박 대표는 수 년간 매체를 통해 동물 보호의 상징으로 이미지화 됐었고 일종의 셀럽(유명인)으로서 동물권 침해 현상에 대해 당위적인 비판을 해왔었다. 열악한 동물 사육 환경을 비판했으면서 그렇기 때문에 데려와서 편하게 죽이는 것이 논리적으로 맞는 일인지 의문이 남는다. 

11일 언론에 공개된 통화 녹취 파일에서 박 대표는 “난 혹시라도 누가 카톡을 봤을까 싶어서 너무 떨리는 거야”라고 말했다. 스스로 옳지 못 하고 떳떳하지 못 한 안락사를 몰래 자행하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

박 대표는 2시간 넘게 기자회견을 진행했고 제기된 의혹들에 자기 합리화로 일관했다. 

박 대표는 “내부고발자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안락사가 가슴 아파서 이 문제를 폭로하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그런데 그 사람이 정말로 안락사가 마음 아팠다면 즉각 멈출 수 있는 방법도 있었다. 안락사로 마음이 아픈 사람이 1년이나 증거를 모았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메신저의 정당성을 깎아내렸다.

이어 “내부고발자가 직원들과의 면담에서 케어는 망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고 들었다. 그 사람들이 수 년간 계획해서 원하는 게 박소연을 케어에서 물러나게 하는 것이다. 전직 직원들이 케어의 경영권 다툼을 곧 하게 될 것이다. 내가 물러날 수 없는 것은 자리에 연연해서가 아니다. 증거도 없이 아무 말이나 추측성으로 사실 확인도 없이 무차별 올라가는 언론의 보도에 대해 정말 큰 충격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내부고발자의 목적을 경영권 싸움 차원으로 격하시키고 그렇기 때문에 물러나기 어렵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안락사의 불가피성을 주장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박 대표는 안락사의 불가피성을 주장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박 대표는 “폭로 내용이 너무나 많이 알려지면서 결국은 우리가 보호하는 동물들 보호하지 않는 동물들에게도 피해를 주고 있다. 입양을 잘 보내지 않고 사람을 의심했다. 동물 구조·관리 외에 캠페인·교육·홍보·모금에 사람들이 얼마나 필요한지 사무국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이해하지 못 했다”며 내부고발자의 주장과는 달리 아직 자신이 남아야 하는 이유를 어필했다.

더 나아가 문제제기 하는 언론에게 “동물 보호소에서 똥이나 한 번 치워봤냐”면서 격하게 따졌고 “사실에 대해서는 겸허히 인정하고 사과드리지만 사실이 아닌 부분은 법적 대처를 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박 대표는 충주보호소 땅을 개인 명의로 사들인 것에 대해 “늘 보호소 시설이 문제였다. 대부분의 보호소들은 건축물이나 토지 관련 문제 때문에 계속 옮겨야 하는 상황이었다. 넘쳐나는 구조 요청을 외면할 수 없어서 계속 새로운 보호소를 찾았다”고 해명했지만 수용 능력이 한계에 이르러서 안락사를 자행했다는 본인의 주장과 모순적이다. 

이를테면 동물권이 침해되는 열악한 환경 때문에 안락사를 했다면서도 그런 환경을 개선할 생각을 왜 하지 않았는지 또한 보호소의 수용 공간을 늘리기 위해 땅을 구입했다면서 안락사를 하는 것도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개인 명의로 보호소 땅을 구입한 것에 정당성이 있으려면 안락사를 피하려고 최대한 노력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않았기 때문이다. 

예컨대 박 대표는 성남 모란시장 안락사를 정당화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폭우가 쏟아진 날 가봤다. 작은 철장에 슈나우저 10마리가 갇혀 있었는데 배설물과 썩은 짬밥과 함께 진득진득한 그 속에서 뒤엉켜 있었다. 이후 폭염 상황에 다시 가봤다. 얘기라도 해보고 돈이라도 주고 데려오고 싶었는데 사람이 없었다. 그때 폭로한 내부고발자에게 안락사 약을 구할 수 있냐고 물어본 것이다. 데리고 오면 도난이니까 그냥 그 자리에서 조용히 고통 없이 보내주고 싶었다. 그 정도의 환경이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억울함을 호소한 박 대표. (사진=연합뉴스 제공)

심지어 박 대표는 △주인의 동의를 받지 않고 △수의사를 거치지 않고 안락사를 한 것에 대해 “한 점 부끄럼 없다”며 “정말 아프고 회복이 어려운데 연명치료를 하는 게 맞나 하는 생각이 들 때 모든 분의 동의를 받기 어렵다. 최대한 구조하고 살리고 고통스럽지 않게 해주는 게 할 수 있는 최선이었기에 원칙을 지켰다. 수의사도 쓰지 않는 고가의 마취제도 썼다. 직접 안락사한 적도 있다. 수의사가 상근하지 않는 기관에서 수의사를 부르기 어려울 때 동물구조관리협회에서 오신 분과 함께 했다”고 합리화했다.

덧붙이기를 “내가 하니까 동물들이 훨씬 공포스럽지 않게 가는구나를 깨달았다. 매일 안아주고 예뻐해주는 사람이 주사를 놓으니 마취 치료제 받는 정도로만 인식하니까. 한 마리 한 마리 기도하며 보내줬다”고 말했다.

수용 능력을 확보하지 못 한 상태에서 안락사를 자행하고 사체들을 보호소 근처에서 암매장 했다는 의혹에 대해 박 대표는 사체처리 업체와 비용 문제를 들면서 변명했다.

개인의 변호사 선임과 실손보험 가입에 단체 돈을 썼다는 횡령 혐의도 있는데 박 대표는 “외부 자문 위원께서 거친 현장을 다니는 사람들은 실손 보험을 들어놔야 한다고 제안했다”며 “내부에선 그 돈(스토리펀딩을 통한 모금액)을 사실 어떻게 써도 상관없다는 얘기가 나왔다. 단체를 위해 쓰고 남은 돈으로 케어를 괴롭히는 안티에 대해 이제 우리를 그만 괴롭히게 민형사상 고발을 하자는 얘기가 나와 변호사를 수임하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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