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50살 생일 맞은 대한항공
우울한 50살 생일 맞은 대한항공
  • 우정호 기자
  • 승인 2019.03.03 23: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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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30년 독점 깨진 몽골 노선…항공 운수권 추가분은 아시아나 품에
안전불감증 여전한 대한항공…방콕발 대한항공 여객기, 기체결함으로 16시간 지연
한진칼 2대 주주 KCGI, “오너리스크 해소 위해 주총에서 표 대결 할 것”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 (사진=우정호 기자)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 (사진=우정호 기자)

[중앙뉴스=우정호 기자] 1969년 3월 1일, 국영 대한항공공사에서 구형 프로펠러 여객기 8대를 받아 민간 회사로 출범한 대한항공은, 50년 전 취항 도시가 2개국 13곳에 불과했던데 비해 현재 국내 13개 도시를 포함해 전세계 44개국 124개 도시를 누비는 대형 항공사로 거듭났다.

여객 수송 실적도 2017년 기준으로 국내선 796만명, 국제선 1천880만명 등 2천700만명에 이른다.

한편 대한항공은 지난 1일 창립 50주년을 맞았지만 창립 50주년과 관련 외부행사는 열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최근 '알짜 노선'으로 꼽히는 인천∼몽골(울란바토르) 항공 운수권 추가분을 아시아나항공에 내줬으며 지난 1일 방콕발 여객기 기체결함 사고로 안전불감증에 대한 논란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아울러 한진과 한진칼의 2대 주주로 올라선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오너 리스크' 해소를 주장하며 조양호 회장 일가를 경영에서 배제하자고 주장해 진통을 겪고 있는 등 ‘행복한 생일’을 맞기에는 다소 거리가 먼 상황으로 보인다. 

아시아나 항공기 (위), 대한항공 항공기 (아래) (사진=각 사)
아시아나 항공기 (위), 대한항공 항공기 (아래) (사진=각 사)

대한항공 30년 독점 깨진 몽골 노선…항공 운수권 추가분은 아시아나 품에

국토교통부는 25일 항공교통심의위원회를 열어 지난 1년간 항공회담을 통해 확보한 운수권과 기타 정부 보유 운수권을 배분했다.

그 결과 '알짜 노선'으로 꼽히는 인천∼몽골(울란바토르) 주 3회 추가 운수권은 아시아나항공에 배정됐다.

이 노선은 대한항공이 지난 30년간 독점 운항하면서 이익을 챙겨온 노선이다.

이날 국토부 결정에 아시아나항공은 "국익과 고객 편의 극대화를 위한 합리적인 결정이라 생각한다"며 "신규 취항에 차질이 없도록 사전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국토부의 이번 결정에 대한항공은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대한항공은 "국토부 결정은 대한항공에 이미 부여한 '좌석수 제한없는 주 6회 운항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대한항공 좌석 일부를 부당하게 회수해 다른 항공사에 배분한 것으로 심히 유감스러운 결과"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국토부가 울란바타르 운수권을 추가 배분하면서 좌석 공급수가 2500석(주 9회 기준)으로 확대(70% 증가)됐다고 설명했지만 사실이 아니라고 비판했다. 좌석 공급수 확대는 또 다른 대형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이 운수권을 받은 결정적인 이유로 꼽힌다.

대한항공은 "‘좌석수 제한 없이 주 6회’ 운항할 수 있는 운수권을 이미 대한항공이 갖고 있었다"며 "B747-400 기종을 노선에 투입할 경우 최대 2424석까지 시장에 공급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국토부가 올 1월 항공회담에서 인천-울란바토르 운항회수를 주 6회에서 주 9회로 늘리면서 좌석수를 제한했는데, 이것이 잘못의 시작이라는 시각이다. 기존 운수권을 갖고도 2500석에 가까운 좌석 공급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대한항공은 기존 울란바타르의 공항사정으로 A330(276석) 기종을 운영했을 뿐 신공항이 개항되는 올 하반기에는 대형기인 B747 혹은 B777을 계획하고 있었다. B777의 경우는 국토부가 지난해 8월 승인까지 한 상태였다.

하지만 이번 결정으로 2500석(1주 기준) 중 844석이 아시아나항공에 돌아가게 되면서 대한항공의 좌석수는 기존 A330 규모(1656석)를 벗어날 수 없게 됐다.

인천공항 (사진=신현지 기자)
인천공항 (사진=신현지 기자)

안전불감증 여전한 대한항공…방콕발 대한항공 여객기, 기체결함으로 16시간 지연

한편 대한항공의 창립 50주년 기념일인 지난 1일 태국 방콕을 떠나 인천으로 오려던 대한항공 여객기가 기체 결함으로 출발이 16시간 넘게 지연됐다. 승객들은 비행기에 갇히는 등 큰 불편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잇따른 기체결함 사고로 홍역을 치러 온 대한항공의 안전불감증에 대한 논란이 다시금 도마에 오르고 있다.

지난 3월 1일 방콕 수완나품 공항을 출발해 인천으로 오려던 대한항공 KE652편이 활주로로 이동하던 중 기체 결함이 확인돼 출발이 지연됐다.

이에 대한항공은 수리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승객들을 모두 내리게 한 뒤 오후 3시 30분 대체기를 투입했다.

하지만 비행기에 타고 있던 승객 387명은 7시간 가까이 에어컨이 작동하지 않는 기내에서 대기하는 불편을 겪었다.

앞서 지난달 23일에도 군산공항에서 제주공항으로 가려던 대한항공 항공기가 출발 전 안전점검 과정에서 결함이 발견돼 운항이 취소된 바 있다.

승객 387명은 출발이 16시간 넘게 지연되면서 개인 일정에 차질을 빚는 등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승객들은 "비행기 수리로 기내에 에어컨이 작동하지 않아 찜통더위 속에서 7시간을 기다렸다"며 "새벽 5시에 비행기에서 내리게 한 뒤 알아서 호텔을 잡으라고 했다"고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승객들은 "대한항공의 일 처리에 문제가 있어 소송을 진행하려 한다"며 현지에서 소송에 참여할 승객을 모으고 있다고 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불편을 드려 승객들에게 죄송하다. 현지 호텔 확보가 어려워 공항 라운지를 제공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사진=KCGI 홈페이지)
(사진=KCGI 홈페이지)

한진칼 2대 주주 KCGI, “오너리스크 해소 위해 주총에서 표 대결 할 것”

한편 대한항공은 조현아 전 부사장이 아이와 남편에게 고함을 치는 동영상을 공개되는 등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일가의 일탈로 인해 고초를 겪고 있다.

조 회장이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가운데 한진칼 2대 주주인 토종 사모펀드(PEF) KCGI가 한진그룹의 오너리스크를 지적하며 경영권 교체 움직임에 나섰다.

지난 달 28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는 한진칼 2대 주주인 KCGI(10.71%)가 한진칼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을 상대로 낸 의안상정 가처분 신청에 대해 KCGI의 가처분을 인용했다. 이에 따라 한진칼은 KCGI가 제안한 안건들을 주총에서 논의해야 한다.

KCGI는 주주 제안을 통해 △김칠규 감사 1인 및 조재호 김영민 사외이사 2인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2인 선임 △이사 및 감사의 보수 한도 감액 등을 요구했다.

이에 KCGI와 한진칼은 이달 27일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법원이 KCGI의 주주 제안을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 주총에서 다뤄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진그룹은 이런 요구에 대해 지난달 20일 “KCGI는 한진칼에 주주 제안을 할 자격이 없다”며 주주 제안을 수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진칼 측은 “상법에 따르면 ‘6개월 전부터 상장회사의 주식 0.5%(자본금 1000억 원 이하일 경우 0.1%) 이상을 보유한 주주는 주주 제안을 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는데, KCGI는 자사 주식 보유 기간 6개월을 채우지 못했다”며 “주주권을 행사할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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