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봉투 금지 첫날 시장바구니 준비못한 쇼핑객들로 종이박스 포장대가 분주했다 (사진=신현지 기자) 

[중앙뉴스=신현지 기자] 일회용 비닐봉투 사용 제한이 시행된 첫날, 서울역 대형 쇼핑몰의 계산대에는 미처 쇼핑바구니를 챙기지 못한 쇼핑객들의 종이박스 포장에 부산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마트 계산원들은 비닐봉투를 원하는 고객들에게 1회용 비닐 봉투 사용규제를 설명하느라 평소보다 계산하는 속도가 길어 일부 쇼핑객들의 짜증 섞인 눈총을 받기도 했다. 

이날 부산에서 올라와 마트를 찾은 A씨는 “4월부터 비닐 봉투 사용이 중단된다는 사실을 아침까지도 알고 있었는데 깜박 잊고 마트에 들어오게 된 것이다.”며 “집에 장바구니가 여러 개가 있는데 또 시장 가방을 또 사는 것도 낭비인 것 같이 카트에 올렸던 물건들을 다시 제 자리에 내려놓고 그냥 나왔다.”라며 첫날 시행의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사진=신현지 기자)

이날 쇼핑백을 챙기지 못한 고객들에게 일일이 설명을 하느라 지친 마트의 계산원은 “오늘은 아침 개장시간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비닐 봉투 사용규제 안내 방송하고 있는데 쇼핑객들은 계산대에 와서야 몰랐다며 오늘만 비닐봉투를 주면 안 되냐고 떼를 쓰듯이 조르다 물건을 그대로 던져두고 나가는 손님들도 있다”라고 말했다.

또 간혹 노인들은 술 한 병 사면서 봉투 들고 나오는 사람이 어디 있냐며 술병을 계산대에 쾅쾅 내리치는 경우도 있어 당혹스럽다. 시장바구니가 정착될 때까지는 아무래도 그런 실랑이를 자주 접할 것 같아 걱정스럽다. 라고 말했다.

이날 이곳 대형마트에서는 과일 등 포장이 되지 않은 낱개 상품 구입 시 비닐봉투 1장씩만 무상이 제공되고 있었다.

3개월의 계도기간에 비교적 시장바구니를 챙겨 나온 주부들이 많았다 (사진=신현지 기자)
3개월의 계도기간에 비교적 시장바구니를 챙겨 나온 주부들이 많았다 (사진=신현지 기자)

또 구로의 한 슈퍼마켓은 흙이 묻은 채소류와 수분을 함유한 두부 등에만 비닐이 허용되고 있었고 낱개 과일이나 오이 호박 등은 비닐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마트직원이 일일이 제재하고 있었다.  

반면 같은 골목의 한 마트에서는 계산대의 비닐봉투만 구입과 제공을 금했고 마트 내의 식료품을 담는 속 비닐에 대해서는 아무런 제재를 하지 않았다.  

이곳 마트의 직원은 “오전부터 손님들에게 속 비닐 사용에 대해서 설명을 했는데 그때마다 짜증을 내고 그냥 나가는 손님들이 많아 지쳤다.”며 “특히 나이 드신 분들이 비닐 한 장 쓰는 것에 너무 야박하다고 화를 내 난감한 하루다.”라고 첫날의 불편함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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