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하나와 무관’하다는 남양유업, 싸늘한 소비자 반응 속 매일유업과 격차 더 벌어져
‘황하나와 무관’하다는 남양유업, 싸늘한 소비자 반응 속 매일유업과 격차 더 벌어져
  • 우정호 기자
  • 승인 2019.04.11 19: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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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황하나 마약 사건 재차 선긋기…“황하나 회사와 무관, 강력처벌 바란다”
`황하나 악재`에 탈출구 못 찾는 남양유업…연매출 1조도 `간당간당`
위기 틈타 업계 1인자로 올라선 매일유업…남양유업과 매출 격차 2000억원 넘겨
강남구 논현동 남양유업 본사 (사진=우정호 기자)
강남구 논현동 남양유업 본사 (사진=우정호 기자)

[중앙뉴스=우정호 기자] 남양유업 창업주인 고(故) 홍두영 명예회장의 외손녀 황하나 씨가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 되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남양유업은 두 차례의 발표를 통해 “회사와 관련 없다”며 선 긋기에 나섰다.

하지만 6년 전 대리점 갑질 사건으로 불매 운동 등 된서리를 맞은 남양유업에 소비자들은 이번 황하나 씨 사건과 관련해서도 이미 낙인을 찍은 모양새다.

계속되는 악재에 남양유업 매출은 지난 2010년 이후 최저치까지 떨어졌고 순이익은 간신히 손실을 모면하는 등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 50여년 간 업계 라이벌이었던 ‘2인자’매일유업이 몇 년 전 역전에 성공한 후 격차 벌리기에 나섰다. 지난해 매일유업 매출(연결기준)은 1조3006억원으로, 남양유업 매출(1조797억원)보다 2200억원 많았다.

지난 4일 경기 남부지방 경찰청으로 압송된 황하나 (사진=연합뉴스 )
지난 4일 경기 남부지방 경찰청으로 압송된 황하나 (사진=연합뉴스 )

남양유업 황하나 마약 사건 재차 선긋기…“황하나 회사와 무관, 강력처벌 바란다”

남양유업 창업주 고(故) 홍두영 명예회장의 외손녀로 황하나(31)씨는 필로폰 등을 복용한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지난 6일 구속됐다. 또 지난 2015년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선상에 오르고도 무혐의 처분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에 남양유업은 지난 9일 입장문을 통해 “황씨와 일가족은 남양유업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며 회사와 무관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남양유업은 “황하나 씨 문제로 국민 여러분께 물의를 일으킨 점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 한다”며 “저희 역시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범법행위가 엄정한 수사를 통해 사실관계가 밝혀져 공정하고 강력하게 처벌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남양유업은 지난 2일에도 같은 취지의 입장문을 낸 바 있다.
  
이어 “황씨는 최근 방송과 기사를 통해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로 널리 알려졌지만, 황씨와 일가족은 실제 남양유업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 창업주 외손녀라는 이유만으로 남양유업 회사명이 황씨와 같이 언급돼 관련 종사자가 지속해서 피해를 보고 있다”고 호소했다.
  
남양유업은 “왜곡된 정보, 추측성 루머 등이 임직원은 물론 대리점주, 낙농가, 판매처, 소비자에게 불안감을 조장하고 있다”며 “황씨 개인의 일탈 행위가 법인인 회사와 관련 종사자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황씨 보도 내용에 남양유업 회사명 언급을 자제해 주기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밝혔다.

(사진=우정호 기자)
(사진=우정호 기자)

`황하나 악재`에 탈출구 못 찾는 남양유업…2010년 이후 최저 매출 기록
  
하지만 6년 전 대리점 갑질 사건으로 불매 운동 등 된서리를 맞은 남양유업에 소비자들은 이번 황하나 씨 사건과 관련해서도 이미 낙인을 찍은 모양새다.

계속되는 악재에 남양유업은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매출은 지난 2010년 이후 최저치까지 떨어졌고 순이익은 간신히 손실을 모면했다. 올해에도 지난해 수준의 실적 부진이 이어진다면 위기 속에서도 지켜왔던 매출 1조원 고지를 사수하지 못할 수도 있을 전망이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지난해 매출 1조797억원, 영업이익 86억원, 순이익 2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5억원 늘어나며 반등했지만 매출은 7.5%, 순이익은 60% 감소했다.

특히 매출은 지난 2010년 1조285억원을 기록한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남양유업은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연속 1조원대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수준의 하락폭이 이어진다면 내년에는 '1조클럽' 유지가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성동구 한 대형마트에 비치된 남양유업의 주력 상품 맛있는 우유 GT(사진=우정호 기자)
성동구 한 대형마트에 비치된 남양유업의 주력 상품 맛있는 우유 GT(사진=우정호 기자)

주력 상품인 맛있는우유GT 등 우유 매출은 2012년 6629억원에서 지난해 5649억원으로 주저앉았고, 분유 매출도 3780억원에서 2412억원으로 급감했다.

특히 원가와 판관비 부분이 눈에 띈다. 지난해 남양유업의 매출에서 원가를 제외한 매출총이익은 20%대 중반 수준이다. 그러면서도 판매관리비는 평균 3000억원 이상을 쏟아 부었다. 2013년과 2014년에는 판관비가 매출총이익을 웃돌기도 했다.

지난해 역시 매출총이익 2692억원의 97%인 2607억원을 판관비로 사용했다. 2009년부터 2012년까지 남양유업의 평균 매출총이익 대비 판관비 비중은 77.6%였다.

라이벌 유업체인 매일유업의 지난해 매출총이익 대비 판관비 비중 역시 80%에 불과하다. 사실상 이익이 날 수 없는 상태의 영업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초반에 불매운동 등 소비자 움직임이 있을 때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것이 문제였다"며 "한 번 생긴 나쁜 이미지는 쉽게 지우기 어려운 만큼 남양유업이 극적인 반전을 이루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종로구 매일유업 본사 (사진=우정호 기자)
서울시 종로구 매일유업 본사 (사진=우정호 기자)

위기 틈타 업계 1인자로 올라선 매일유업…남양유업과 매출 격차 2000억원 넘겨

남양유업이 악재에 신음하는 반면 '2인자'였던 매일유업은 침체된 유업계에서도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엔 매출 1조3000억원을 돌파했고 영업이익도 744억원을 거둬들였다.

프리미엄 브랜드 상하목장은 국내 유업계를 선도하는 브랜드로 자리잡았고 HMR 제품도 출시, 신사업 진출도 타진하고 있다. 팔수록 손해가 난다는 특수분유 생산 등 '착한 기업' 이미지를 가져오며 남양유업과의 심리적 격차도 벌렸다. 경쟁사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다.

매일유업과 남양유업은 50년 라이벌로 분유와 우유 시장에서 격돌했다. 수십 년간 남양이 우위를 지켰으나 몇 해 전 매일유업이 남양유업을 제친 후 그 차이를 벌려 나가고 있다.

지난해 매일유업 매출(연결기준)은 1조3006억원으로, 남양유업 매출(1조797억원)보다 2200억원 많았다. 수익성 차이는 더 크다. 매일유업은 583억원이었고, 남양유업은 20억원에 그쳤다.

매일유업의 역전은 2013년 시작됐다. 대리점에 갑질하는 남양유업 직원의 음성파일이 공개된 사건이다. 불매운동이 시작됐다. 그칠 줄 알았던 불매운동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남양유업은 그때부터 동력을 잃었고, 사건 직전 해인 2012년 남양유업 매출은 1조3650억원으로 지난해 매일유업 매출과 비슷했다. 같은 해 매일유업 매출은 1조723억원으로, 지난해 남양유업과 비슷하다.

기업 가치도 비슷한 수준으로 뒤집혔다. 2012년 말 기준으로 남양유업과 매일유업 시가총액은 각각 6782억원, 4188억원이었다. 지난 5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남양유업 4428억원, 매일유업 6714억원이었다.

매일유업의 주력상품 매일우유 (사진=우정호 기자)
매일유업의 주력상품 매일우유 (사진=우정호 기자)

매일유업이 남양유업의 위기를 틈타 치고 들어가자 남양유업에서 이탈한 우유와 분유 소비자들이 매일유업으로 옮겨왔다. 매일유업은 ‘소화가 잘 되는 우유’를 비롯해 ‘상하목장 유기농 우유’ 등 상품을 다양화했다.

이와 함께 저출산으로 우유와 분유 시장이 성장을 멈추자 사업 다각화에도 적극 나섰다. ‘바리스타’를 필두로 냉장컵커피 시장에 진출해 시장 1위로 올라섰다. 지난해에는 성인을 위한 영양식 제품을 내놓으며 가정간편식(HMR) 시장도 진출했다. 아울러 상하농원을 설립해 6차 산업에 진출하는 등 브랜드 이미지도 바꿔나갔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전통적인 본업인 우유 시장은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판단하고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며 “2017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것도 다양한 자회사 설립을 통해 종합식품회사로 성장하기 위한 정지작업이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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