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에 빠진 대한항공‧아시아나…‘경영권 승계’‧‘매각’ 앞두고 오리무중
혼돈에 빠진 대한항공‧아시아나…‘경영권 승계’‧‘매각’ 앞두고 오리무중
  • 우정호 기자
  • 승인 2019.04.16 07: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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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조원태 경영 승계?…자녀간 지분 차이 크지 않아
아시아나항공 30여년 만에 금호 품 떠나…SK·한화 등 인수유력설 돌아
아시아나 매각‧대한항공 경영 승계 상황에 금호‧한진 계열 주식 일제히 올라
좌 대한항공 본사, 우 아시아나항공 본사 (사진=우정호 기자)
좌 대한항공 본사, 우 아시아나항공 본사 (사진=우정호 기자)

[중앙뉴스=우정호 기자] 국내 양대 민간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각각 총수 퇴진과 매각 작업으로 한치 앞을 알 수 없게 됐다.

대한항공은 갑작스런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유고로 조원태 현 대한항공 사장이 경영권을 이어받을 것이란 예상 속에 변수들이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은 경영 부실에 시달리다 30여년 만에 그룹과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 회장의 품을 떠나 새 주인을 찾는 처지에 놓였다.

이를 두고 약 50년 동안 한국 민간 항공업계를 이끈 오너 중심 체제가 한계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두 항공사가 혼란에 빠진 가운데에도 금호아시아나그룹과 대한항공 주가는 일제히 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사진=대한항공 제공)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사진=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 조원태 경영 승계?…자녀간 지분 차이 크지 않아

지난 8일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미국에서 별세하면서, 대한항공의 지배구조는 혼돈에 빠졌다.

재계나 증권업계에서는 대체로 조 회장의 아들 조원태 현 대한항공 사장이 조만간 새 회장으로 선출되면서 '조원태 체제'로 무난히 전환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지분 상속, 경영권 승계가 순탄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현재 한진그룹 지주회사 한진칼의 지분 가운데 조 회장 일가의 우호 지분은 모두 28.95%다.

조 회장의 지분 17.84%를 빼면, 조원태 사장(2.34%)과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2.31%),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2.30%)의 지분이 크지 않은 데다 자녀 간 차이도 거의 없다.

앞서 현대·롯데 등 다른 그룹들이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겪었던 '형제간 다툼'의 불씨가 남아있는 셈이다.

최소 1천700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조 회장 지분에 대한 상속세 마련 과정에서 자녀들이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도 있어 향후 대한항공 지배구조 개편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편 1969년 출범한 국내 최초 민간항공사 대한항공은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가족의 다양한 '갑질' 사건으로 공분을 산 뒤 여론에 떠밀려 지배구조 '수술'이 시작된 경우다.

조 회장의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2014년),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사건(2018년), 조 회장의 270억원 횡령·배임 혐의 등이 잇따르자 지난달 27일 대한항공 주주총회는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자격을 박탈했다.

조 회장이 별세직전 "가족과 협력해 사이좋게 이끌어 나가라"는 유언을 남겼다고 전해진 와중에 경영권 승계를 앞두고 조 회장 일가의 행보가 주목 된다.

종로구 SK 본사 (사진=우정호 기자)
종로구 SK 본사 (사진=우정호 기자)

아시아나항공 30여년 만에 금호 품 떠나…SK 등 인수유력설 돌아

아시아나항공의 모회사 금호산업은 15일 이사회를 열어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의결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올해 말까지 갚아야 할 돈은 약 1조3천억원에 이르고 당장 오는 25일 600억원 규모 회사채의 만기가 돌아오기 때문에, 핵심 계열사 아시아나항공을 팔지 않고는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같은 경영 부실에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전 회장은 이날 매각 결정 직전까지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지난달 28일 박 전 회장이 "그룹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겠다"고 선언한 뒤 그룹은 지난 10일 박 전 회장 일가의 금호고속 지분에 대한 담보 설정,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매각 등을 조건으로 채권단에 5천억원의 자금 수혈을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채권단과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그룹 자체의 3년간 자구계획과 박 전 회장 아들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의 경영 개입에 회의적 태도를 보이면서, 결국 이날 그룹은 아시아나항공 매각 결정과 함께 '백기'를 들었다.

결국 지난 1988년 금호그룹 계열사로 출발한 '제2 민항' 아시아나항공은 30여년 만에 그룹과 박 전 회장의 품을 떠나 새 주인을 찾는 처지에 놓였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이 매각 절차를 밟게 되면서 어느 기업이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이 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금융가에서는 SK, 한화, CJ, 애경 등이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라는 설이 돌고 있으나 해당 기업들은 한결같이 부인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들 기업이 내부적으로는 인수를 면밀히 검토하며 득실을 따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매각 가격이 올라가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서는 최소 1조원에서 2조원 가까운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매각 지분의 현재 시장 가격이 3천억원을 상회하고, 여기에 계열사 지분과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얹어 매각할 경우 최소 1조원 이상은 필요할 것이라는 게 금융가와 재계의 계산이다.

먼저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수 가능 기업은 SK그룹으로 작년 7월부터 이미 시장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설이 흘러나와 이에 대한 공시 요구를 받은 바 있다.

당시 SK는 "아시아나항공 지분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지만, 최규남 전 제주항공대표를 수펙스추구협의회 글로벌사업개발담당 부사장으로 영입하는 등의 행보가 항공업 진출을 위한 포석이 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SK그룹이 자금력이 충분할 뿐 아니라 항공업에 진출할 경우 정유, 물류, 레저, 호텔, 면세점, 통신 등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어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그러나 SK그룹 측은 "현재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부인했다.

한화그룹도 항공업 진출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인수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한화 역시 인수설을 부인하며 "에어로케이에 대한 투자는 소수 지분만 취득한 단순 재무적 투자이므로 항공업에 대한 의지로 볼 수 없고, 부품은 항공기제조업과 관련된 것이지 항공업과는 무관하다"면서 "일각의 인수설은 사실무근"이라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다른 기업들도 수익이 개선되고 매력적인 업종으로 꼽히는 항공업 진출 기회가 열려 다양한 강도로 인수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며 "본격적인 매각 절차가 시작되면 인수전에 뛰어드는 기업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네이버 증권정보)
(사진=네이버 증권정보)

아시아나 매각‧대한항공 경영 승계 상황에 금호‧한진 계열 주식 일제히 올라

한편 아시아나 매각설과 대한항공 경영 승계 상황이 혼란에 빠진 가운데 금호아시아나그룹과 대한항공 주가는 일제히 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 금호산업(우선주 포함), 아시아나IDT는 상한가로 장을 마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전 거래일보다 30% 오른 7280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아시아나IDT와 에어부산은 각각 2만3100원과 9070원에 장을 마쳤다. 아시아나항공 최대주주인 금호산업과 금호산업 우선주 종가는 각각 1만5100원과 4만9050원이다.

이날 대한항공과 주가도 일제히 올랐다. 대한항공과 대한항공 우선주는 각각 6.04%, 9.05% 상승했다.

한편 저비용항공사 주식들도 날개를 달았다. 진에어는 전 거래일 대비 10.48% 올랐으며,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도 각각 2.67%, 2.56% 오른 가격에 장을 마감했다.

한국거래소는 최근 이상 급등 양상을 보이는 금호와 한진 계열 주식들에 대해 시장경보를 발동했다. 이날 거래소에 따르면 금호산업 우선주는 16일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된다. 투자주의 종목 지정 후인 15일 종가가 5일 전 종가보다 60% 이상 상승해서다.

금호산업 우선주는 11일부터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지난 8일 2만2050원에 불과했던 금호산업 우선주는 15일 4만9050원에 장을 마감했다. 2배 넘는 상승률이다. 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 관계자는 "`투자경고` 종목 지정일 이후 2일 동안 40% 이상 오르면 매매거래가 정지될 수 있다"고 전했다.

한진칼 우선주는 15일 매매 거래가 정지됐다. 거래소는 지난 11일 한진칼 우선주를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했는데, 주가가 과열 양상을 보이자 거래 정지 조치를 취했다. 한진칼 우선주 12일 종가(6만1200원)는 10일 종가(3만6300원)보다 68% 높다. 거래 정지는 16일 해제된다.

한진칼은 15일 `투자주의`에 지정됐다. 지난 5일 2만5200원에 머물던 한진칼은 12일 4만41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 기간 상승률은 75%다. 15일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0.79% 하락한 4만3750원이다. 투자주의는 투자경고 종목 지정 가능성에 대한 예고 경보다.

대한항공 우선주는 16일 매매 거래가 정지된다. 투자경고 종목 지정 이후 주가가 2일간 40% 이상 급등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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