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15일 6·15 남북공동선언 11주년을 맞아 경의선 남측의 최북단역인 도라산역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려 했으나 통일부의 반대로 무산됐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김진표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는 대신 임진각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남북 경협관계자를 면담하는 등 일정을 진행했다. 이날 일정에는 손 대표와 김 원내대표를 비롯해 천정배 최고위원, 박주선 최고위원 등도 동행했다. 뜨거운 햇볕으로 인해 민주당 의원들은 얼굴에 선크림을 바르는 재미있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임진각보다는 남북 분단의 현실과 통일 염원의 상징성 측면에서 효과가 큰 도라산 역에서 회의를 진행하려고 했던 민주당은 못내 아쉬운 눈치다. 통일부 장관까지 접촉했지만 “전례가 없다”는 이유로 허가를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도라산역은 2002년 2월 당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이 방문해 철도 침목에 서명함으로써 한반도 통일 염원을 상징하는 대표적 장소로 떠오른 바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마지막까지 도라산역 출입국 사무소의 회의실을 빌려 회의를 진행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정부 회의실을 정당 회의장소로 쓸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아 임진각으로 장소를 돌렸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도라산역에서 북한에 대한 확실한 입장을 재확인하는 게 임진각보다는 아무래도 ‘그림’이 좋았을 텐데 아쉽다”고 했다.



지난 4·27 재·보궐 선거에 나섰던 손 대표는 한나라당으로부터 “한나라당에서는 햇볕 정책을 비판했는데 민주당으로 가더니 입장이 바뀐 것 아니냐”는 공세에 시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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