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합의한 ‘청년 기본법’ ·· 1년째 잠들어 있다
여야 합의한 ‘청년 기본법’ ·· 1년째 잠들어 있다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9.05.20 18: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채이배·박주민의 의지 표명
2일 여권의 청년 컨트롤타워 만들었지만
청년 기본법 왜 필요한가
청년 문제에 대한 종합적 정책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1년 전(2018년 5월21일)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등 원내 5당이 긴 논의 끝에 합의한 법안이 있다. 바로 청년 기본법이다. 여야 대치가 극심한 정치권에서도 청년의 권익 증진을 위해 대타협을 이룬 것이다. 그만큼 청년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보편적으로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그게 끝이다. 추가 논의는 없고 계속 계류 중이다. 

<청년 기본법 연석회의>가 20일 오전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0년간 막대한 예산 투입이 이뤄졌음에도 청년이 겪는 삶의 문제는 악화돼 왔다”며 “청년 기본법 제정을 통해 기존의 일자리 창출 일변도 방식을 넘어 소득, 자산, 주거, 부채, 교육, 문화, 건강, 건강 등 보다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청년 정책으로 바로 잡아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청년 당사자들의 직접 참여를 통한 중앙정부 차원의 거버넌스(열린 정책결정 과정) 구축이 제대로 이뤄져야만 청년의 삶이 담긴 청년 정책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에 대한 20대 남성의 지지 이탈 현상 및 청년 일자리 문제로 인한 문제제기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그러자 지난 2일 당정청 협의를 통해 총리실에 청년 정책 컨트롤타워로서 ‘청년정책조정위원회’를 설치하고, 청와대에는 ‘청년 정책관’을 두고, 국회에서는 청년 기본법 통과를 위해 노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연석회의는 여권의 의지 표명에 환영 의사를 표하면서도 말로만 끝나고 또 현실화는 되지 않을까봐 우려하고 있다. 

청년 기본법 마련에 노력해온 채이배 의원. (사진=박효영 기자)

국회 청년미래특별위원회에서 합의안 마련에 역할을 한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은 마이크를 잡고 “정부의 미온적이고 무관심한 청년 정책에 청년들이 실망했고 그래서 청년 지지율이 떨어졌다. 정부는 청년 정책을 위한 긴급 회의를 하고 청년 기본법을 당장 통과시키자고 얘기를 하고 있다. 물론 청년 기본법 제정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을 환영한다. 하지만 그것이 20대 청년 지지율이 떨어졌다고 해서 나서는 것은 정말 문재인 정부가 청년들을 위한 정부인지 심히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청년 정책이 일자리에만 국한돼 있다. 하지만 건강, 노동, 주거 등 모든 분야 사회 전반에 걸쳐 있다. 이런 내용을 담아서 제정된 것이 청년 기본법”이라며 “상임위에 올라가 있고 상임위(여성가족위원회·정무위원회·기획재정위원회)만 열린다면 조속히 통과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채 의원은 20대 국회에서 “대학 입학금을 폐지하는 법안을 발의했고, 청년들의 나이를 34세 이하로 조정해서 정부 지원을 제대로 받을 수 있는 법안을 발의해서 통과시켰다”며 “무엇보다 청년 기본법이 빨리 통과돼야 컨트롤타워가 마련되고 정부의 일관적인 청년 정책이 마련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청년기본법 연석회의가 꾸려졌고 기자회견 등 본회의 통과를 위해 여러 노력을 할 예정이다. (사진=박효영 기자)

사실 청년만 힘들고 청년만 사회적 약자인 것은 아니다. 아동, 장애인, 노인, 한부모 가정, 다문화 가정 등 다양한 주체들에 대한 복지 정책이 다 미비하다. 허나 청년은 이제 막 사회에 진출했으나 경제적 기반이 없어 부모에게 의존하고 있고 구조적인 청년 실업에 시달리고 있다. 그래서 청년 기본법은 청년의 인간답게 살 권리를 국가의 의무라고 선언하는 의미가 있다. 이를 시작으로 다른 주체들에 대한 국가의 역할이 확대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청년 기본법의 골자는 △기본 이념(2·4·5조) △국가의 계획 수립 의무화(8~12조) △컨트롤타워(13·14조) △청년 참여(15·16조) △지원 근거(17~31조) 등 5가지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청년들의 의사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는 거버넌스에 대한 근거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사실 모든 당이 합의를 했다. 조속히 청년 기본법이 통과돼서 다양한 청년 정책이 조율되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청년들이 겪는 문제는 청년들 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당 차원의 노력을 하겠다”고 공언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사진=박효영 기자)

청년 정치인인 김소희 미래당 공동대표는 “공공기관에서 청년을 위한 정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들에게 와닿지 않고 있다. 기성세대와 미디어에서 쉽게 이야기 한다. 청년들이 정치와 사회에 관심이 없다. 쉽게 일하려고 (어려운 곳에) 취업을 안 하려고 한다”며 “청년은 하루를 살더라도 내 삶의 취향이 존중되고 내 방식대로 삶을 디자인하기를 원한다. 개개인은 따로인듯 세상과 소통하면서 선한 영향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즉 “어느 세대보다 치열하고 열정적으로 살고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광클하지만 듣고 싶은 수업을 들을 수 없고 학자금 빚은 올라만 간다. (정부가) 단순히 돈을 풀어 일자리를 만들다 보니 워라밸(일과 여가의 균형)이 없는 회사, 목숨을 걸고 일해야 하는 노동환경, 열악한 주거환경에 터무니없이 높은 집값, 비혼에게 해당사항 없는 임대주택 등 이런 것들이 청년들에게 와닿지 않는 정책들”이라고 열거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청년 기본법이 국회 절차상 막혀 있는 상황. (사진=박효영 기자)

김 대표는 기존 청년 정책이 기성세대의 시각으로 디자인 돼 있기 때문에 와닿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 마디로 “종합적이고 거대한 변화”가 필요한데 “그 첫 시작을 찍는 것이 청년 기본법”이라는 결론이다. 
  
무엇보다 현재 국회는 패스트트랙(지정하고 330일 이후 본회의 표결) 정국 이후 한국당의 장외투쟁으로 멈춰 있다. 안타깝게도 다른 특위(정치개혁특위·사법개혁특위)와 달리 청년미래특위에는 입법권이 없어서 상설 상임위의 의결 과정을 거쳐야 한다. 채 의원의 말처럼 상임위만 열린다면 바로 논의되고 통과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