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일부 중진 의원들이 7·4 전당대회에 출마한 남경필 의원을 비판하며 당이 나서 무상급식 반대 활동을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남 의원이 한나라당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의 전면 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 추진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힌 것을 공격한 것이다.

김무성 의원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 연석회의에서 “국가의 운명을 가를 반(反) 포퓰리즘의 ‘낙동강 전선’이 8월 말로 예정된 전면 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인데, 이 문제에 대해 한나라당의 태도가 모호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우리 한나라당이 비굴하고 기회주의적인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고 남 의원을 겨냥했다.

이어 “무상복지 포퓰리즘을 막아내지 못한다면 보수우파로 대표되는 한나라당의 간판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정몽준 전 대표도 “4대강 사업 탓에 결식아동 예산이 없다고 말하는 전대 후보들이 있는데 이런 말은 우리당을 지지한 국민에게 실망을 주고 혼란에 빠뜨린다”며 “일부 (전대) 후보는 한나라당 전대 후보인지, 우리와 경쟁하는 야당 후보인지 구별하기 힘들 정도”라고 비판했다.

이경재 의원도 “무상시리즈의 포퓰리즘으로 가느냐, 건전한 성장과 복지로 가느냐의 갈림길에서 일부 의원이 뒷다리를 잡는 자세를 보이는 것은 유감”이라며 “수도권이 무너지면 한나라당에 전체적으로 영향을 주는데 서울시장 혼자 하라고 내버려두는 것은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홍준표 전 원내대표도 “오 시장의 주민투표 추진에 대해 지금까지 서울 당원들이 서명을 받으면서 야당의 포퓰리즘과 싸우고 있는데 남 의원이 이들을 공격한 것”이라며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보수 성향 중진들이 무상급식 투표 철회를 주장한 남 의원을 사실상 공격한 것은 전당대회에 나선 7명의 후보 가운데 5명이 무상급식에 사실상 찬성한 데 대한 반발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진들의 요구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강하다.

남 후보 외에 권영세 후보는 정치적 갈등 유발을 이유로, 유승민 후보는 180억 원대의 주민혈세 낭비를 들어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황우여 원내대표는 “이 문제는 주민투표인 만큼 취지에 맞게 중앙당이 아닌 서울시당 차원에서 할 일”이라고 선을 그었고, 홍사덕 의원도 “아이들 밥 먹이자는 취지에 반대하는 것은 정말 보수의 가치를 혼동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문수 경기지사도 “주민투표는 헌법이 보장하는 매우 중요한 것인데 무상급식 건이 이 정도까지 해야 할 사안인지 모르겠다”며 “서울시 의회 안에서 싸워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반면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주민투표에 대해 "그럴 필요까지 있는지 모르겠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 지사는 이날 기자들에게 "이번 투표는 크게 보면 국민투표나 마찬가지인데 국민투표는 헌법 개정 같은 굉장히 중요할 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