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정치권 조문 사양...상주 역활 마치고 31일 청와대로 복귀

문재인 대통령의 모친인 강한옥 여사가 29일 저녁 향년 92세의 나이로 부산의 한 병원에서 별세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모친인 강한옥 여사가 29일 저녁 향년 92세의 나이로 부산의 한 병원에서 별세했다.

[중앙뉴스=윤장섭 기자]문재인 대통령의 모친인 강한옥 여사가 29일 저녁 향년 92세의 나이로 부산의 한 병원에서 별세했다.

고인의 장남인 文 대통령은 공식 일정을 모두 마친 뒤 부산으로 내려가 김정숙 여사와 함께 2시간 정도 어머니와의 마지막 정을 나누었고 마지막 가시는 어머니의 임종을 지켰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은 고인의 뜻에 따라 장례는 가족들과 차분하게 치를 예정이며 조문과 조화는 정중히 사양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향년 92세인 강한옥 여사는 그동안 노환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으나 지난 주말부터 상태가 악화돼 문 대통령이 26일 오전 급하게 헬기를 타고 부산에 내려가 어머니를 문병하고 올라오기도 했다.

故 강한옥 여사는 1950년 흥남 철수 때 월남을 했으며 1953년 문 대통령을 낳았다. 故 강한옥 여사는 文 대통령이 어린시절, 달걀 행상과 연탄 장사로 2남 3녀를 키우며 가정의 생계를 꾸리기도 했다.

文 대통령은 지난 2004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으로 재직할 때 직접 어머니를 모시고 금강산에서 열린 이산가족 상봉행사에 참석해 작은 이모를 만나고 오기도 했다. 故 강한옥 여사의 별세소식은 대한민국 현직 대통령으로 모친상을 당하는 첫번째 사례가 된다.

이날 어머니의 임종을 지킨 文 대통령은 故 강한옥 여사 별세와 관련해 SNS에 애도글을 남겼다. 文 대통령은 故강한옥 여사 별세 하루 뒤인 이날 오전 5시30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저희 어머니가 소천하셨다. 다행히 편안한 얼굴로 마지막 떠나시는 모습을 저와 가족들이 지킬 수 있었다”고 어머니의 소천 소식을 알렸다. 이어 어머님은 “평생 돌아갈 수 없는 고향을 그리워하셨다며 이 땅의 모든 어머니들처럼 고생도 하셨지만 ‘그래도 행복했다’는 말을 남기셨다”고 전했다.

文 대통령은 “41년전 아버지가 먼저 세상을 떠나신후 오랜 세월 신앙속에서 자식들만 바라보며 사셨는데 제가 때때로 기쁨과 영광을 드렸을진 몰라도 불효가 훨씬 많았다”며 “특히 제가 정치의 길로 들어선 후로는 평온하지 않은 정치의 한복판에 제가 서있는 것을 보면서 마지막까지 가슴을 졸이셨을 것”이라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마지막 이별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자주 찾아뵙지도 못했다”며 “이제 당신이 믿으신대로 하늘나라에서 아버지를 다시 만나 영원한 안식과 행복을 누리시길 기도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故 강한옥 여사의 장례식은 천주교 의식으로 가족장으로 치러진다. 文 대통령은 “어머님의 신앙에 따라 천주교 의식으로 가족과 친지끼리 장례를 치르려고 한다”며 “많은 분들의 조의를 마음으로만 받는 것을 널리 이해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치권의 조문도 사양했다. 文 대통령은 “청와대와 정부, 정치권의 조문을 받지 않을 것이며 평소와 다름없이 국정을 살펴줄 것을 당부했다. 덧붙여서 “슬픔을 나눠주신 국민들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글을 맺었다.
 
文 대통령은 장례 기간 부산에 머무르며 상주로서 역할을 마치고 오는 31일 청와대로 복귀한다.

(사진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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