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4분기 영업익 전년비 35.26% 감소...7조원대는 유지
LG전자, 4분기 영업익 986억원 '어닝쇼크'
증권가, 삼성전자‧LG전자 반등 가능성에 무게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0에 참가 중인 삼성전자와 LG전자. 김현석 삼성전자 대표(위)와 박일평 LG전자 사장(아래)가 기조연설 하고 있다. (사진= 각 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0에 참가 중인 삼성전자와 LG전자. 김현석 삼성전자 대표(위)와 박일평 LG전자 사장(아래)가 기조연설 하고 있다. (사진= 각 사)

[중앙뉴스=우정호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지난해 4분기 업황 둔화와 경쟁 심화 등으로 부진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불황에 따라 연간 영업이익이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LG전자 역시 연간으로는 매출액은 사상 최대치를 올렸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보다 10%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는 연결기준으로 지난해 매출액은 229조5천억원으로 잠정집계됐다고 8일 공시했다. 작년 매출액은 전년보다 5.85% 감소해 2016년(201조8천억원)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 역시 지난해 27조7천억원으로 전년보다 52.9% 급감했다. 연간 영업이익은 2015년(26조4천억원) 이후 가장 낮았다. 다만, 4분기 실적만 보면 매출액이 60조원을 밑돌았지만, 영업이익이 7조원대를 지켜 올해 실적이 반등할 것임을 예고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59조원, 영업이익은 7조1천억원으로 각각 잠정집계됐다. 매출액은 2018년 4분기(59조2천650억원)보다 0.46% 감소했고, 전분기(62조35억원) 대비로도 4.84% 줄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10조8천6억원)에 비해 34.26% 급감했으며, 전분기(7조7천779억원) 대비도 8.74% 감소했다.

4분기 매출액은 증권사 평균 전망치인 60조5천억원에 조금 못 미쳤지만, 영업이익은 전망치(6조5천억원대)를 다소 웃돌았다.

지난해 분기별 영업이익은 1, 2분기에는 6조원대에 그쳤다가 3분기에 7조원대를 회복했으며 4분기에도 7조원대를 지켜 4분기가 바닥임을 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실적은 주력 제품인 메모리 반도체가 서버와 모바일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했고, 원가 경쟁력이 강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사업 부문의 영업이익이 전체의 절반 가까운 3조원대 초반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D램 가격의 급락으로 반도체 영업이익이 3조원에 미달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지만, 예상보다 수요가 강해 가력 하락 폭이 작았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IM(IT·모바일) 사업 부문도 양호한 성적을 거뒀을 것으로 분석됐다. 갤럭시 노트10과 폴드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판매가 양호해 판매가격 상승에 따른 이익증가로 IM 사업부는 영업이익 2조7천억원을 넘겼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밖에 가전(CE) 부문에서도 프리미엄 TV 판매와 건조기 등 신가전 판매가 호조를 보여 영업이익이 6천억원 이상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됐다.

다만, 디스플레이(패널) 부문은 중소형 수요가 둔화하고, 대형은 경쟁 심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영업이익이 3천억원 안팎에 그칠 가능성이 나왔다.

LG전자는 공기청정기·의류관리기 등 신(新)가전 판매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 연간 사상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단 지난해 4분기 실적은 TV, 스마트폰 등의 성수기 마케팅 비용이 겹치면서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LG전자도 같은 날 공시를 통해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0.3% 증가하고, 전 분기 대비로는 87.4% 급감한 98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 전 분기 대비 2.3% 증가한 16조610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연간으로는 매출액은 전년 보다 1.6% 증가한 62조3060억원을 달성하며 사상 최대치를 올렸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보다 10% 감소한 2조4329억원으로 집계됐다.

LG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은 증권사들의 평균 추정치 2500억원대의 절반 수준에 머무르며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는 분석이다.

LG전자의 이 같은 실적은 지난 4분기 스마트폰과 TV 사업에서 마케팅 비용이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생활가전 사업본부는 프리미엄 가전 호조로 선방헀다는 분석이 나온다.

LG전자는 이날 사업부문별 실적을 공시하지 않았다. 하지만 생활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와 TV를 맡는 HE사업본부는 각각 계절적 비수기, 마케팅 비용 증가와 같은 변수로 부진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폰 사업을 책임지는 MC사업본부 적자 폭은 더욱 커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4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이 1000만 대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전장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 또한 작년 4분기에도 흑자 전환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양사는 올해 1분기부터 회복세에 들어설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은 지난해 4분기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고, LG전자의 경우 대폭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