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경영인 체제 지지...항공사업 주력한다

조원태 회장
조원태 회장

[중앙뉴스=김진수 기자]그동안 내분을 겪고 있던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게 힘을 실어줬다.

한진그룹이 지난해 12월 지분관계로 갈등을 빗었던 가족들이 수면 위로 부상한 이후로 이 고문과 조 전무가 특정인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진그룹에 따르면 4일 이 고문과 조 전무는 이날 한진그룹에 조 회장을 지지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혀 왔다.

이명희 고문과 조 전무는 입장문에서 한진그룹 대주주로서 선대 회장의 유훈을 받들어 그룹의 안정과 발전을 염원한다며 조원태 회장을 중심으로 현 한진그룹의 전문경영인 체제를 지지한다고밝혔다.

이날 이 고문과 조 전무는 이 같은 입장을 내놓으며 외부 세력과 손 잡고 '반(反) 조원태 연합군'을 형성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는 선을 그었다. 따라서 한진그룹의 발전을 위해 힘을 합치기로 했다.

앞서 조 전 부사장은 지난달 31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과 한진칼 주식을 공동 보유하기로 하고 한진그룹의 전문경영인체제와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강화해 어느 특정 주주 개인의 이익에 좌우되지 않고 그동안 소외됐던 일반주주들의 이익을 증진하며 주주 공동이익을 구현할 수 있는 모범적인 지배구조를 정립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고문과 조 전무는 국내외 경영환경이 어렵지만, 현 경영진이 최선을 다해 경영성과를 개선하고 전문경영체제 강화와 재무구조 개선 등 경영개선 노력을 기울여 국민과 주주, 고객과 임직원들의 지지와 사랑을 받는 한진그룹을 만들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명희·조현민은 현 조원태 회장을 지지했다. 따라서 조현아 전 부사장이 외부 세력과 연대했다는 발표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으며, 다시 가족의 일원으로서 한진그룹의 안정과 발전에 힘을 합칠 것을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이 고문과 조 전무가 조 회장을 중심으로 한 현 경영 체제를 지지한다고 밝히면서 '사면초가'의 위기에 놓였던 조 회장의 입장에서는 일단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현재 조 전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이 지분 공동보유 계약을 통해 확보한 한진칼 지분은 의결권 유효지분을 기준으로 31.98%다.

조 회장 본인이 보유한 지분은 6.52%로, 이 고문(5.31%)과 조 전무(6.47%)가 조 회장의 손을 들어주기로 공식적으로 밝힘에 따라 조 회장은 일단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지분 22.45%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게 됐다. 여기에 그룹 '백기사'로 분류된 델타항공(10.00%)과 조 회장의 '우군'으로 분류된 카카오(1%)의 지분까지 합하면 33.45%가 된다.

그룹 내부에서도 '땅콩 회항'으로 그룹 이미지를 실추시킨 조 전 부사장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과 함께 조 회장을 지지하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연합군'의 지분과 1.47%포인트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데다 국민연금(4.11%)을 비롯한 기관 투자자와 소액 주주 등의 표심이 미지수여서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

이에 따라 조 회장은 경영 비전은 물론 배당 성향 확대를 비롯한 주주 친화 정책을 제시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총 전자투표 도입 등의 카드도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분 3.8% 대한항공 사우회 “조원태 지지”…상황 뒤집을 변수 될 수도

한편 한진칼 경영권 분쟁에서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조원태 회장 지지의사를 밝힌 가운데 대한항공 사우회 등도 조 회장 쪽으로 기운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재계와 한진칼에 따르면 대한항공 자가보험, 대한항공 사우회, 대한항공 우리사주조합은 한진칼 지분 3.8%(224만1629주)를 보유하고 있다.

조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의 ‘3자 연합’이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을 놓고 지분 1% 확보전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이들 3.8%는 상황을 뒤집을 수도 있는 변수다.

보이지 않는 우군인 이들의 지분 3.8%까지 가세하면 37%대로 조원태 회장은 조 전 부사장의 3자 연합과의 격차를 5%대로 벌리게 돼 조원태 회장의 우세가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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