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직격탄 맞은 소상공인들
소상공인 코로나 자금신청, 7일 만에 1만3000건

지난 22일 토요일 오후, 한산한 성동구의 한 음식점 거리 (사진=우정호 기자)
지난 22일 토요일 오후, 한산한 성동구의 한 음식점 거리 (사진=우정호 기자)

[중앙뉴스=우정호 기자] “경기가 좋아봐야 얼마나 좋았겠느냐마는 요즘은 코로나다 뭐다 해서 정말 눈에 보이게 손님이 줄었어요. 주말 장사로 먹고 사는 우리 같은 사람들한테 주말에 이렇게 사람이 없으면 굶어 죽으라는 거나 마찬가지에요”

지난 21일, 서울시 마포구의 한 음식점 사장 A씨에게 요즘 체감 경기에 대해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실제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소상공인 97%가 ‘매출이 감소했다’는 조사가 나온 가운데 소상공인들이 체감하는 경기는 바닥을 치고 있다.

코로나19에 직격탄 맞은 소상공인들

A씨는 “작년 이맘때와 비교했을 때 매출이 반도 안 되고 있다”며 “빨리 이 사태가 해결되지 않으면 장사 접는 사람들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성동구의 한 음식점 주인 B씨도 “코로나19 발생이후 회사에서 회식도 잘 안하는 모양”이라며 “각종 모임 등을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경우가 많아 평소보다 손님이 크게 줄었고 매출 역시 줄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 뿐 아니라 주변 음식점이나 술집들도 마찬가지”라며 “회사원들이 주 고객 층인데 언론이 연일 쏟아내는 신종 코로나 뉴스에 젊은 사람들이 모이질 않는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지난 20일 소상공인연합회에 따르면 회원 및 일반 소상공인 107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코로나19’ 사태 이후, 전주 대비 사업장 매출액 변화를 묻는 물음에 ‘매우 감소했다’가 77.3%(827명), ‘감소했다’가 20.3%(217명)로 97.6%가 ‘매우감소하거나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사업장 방문객 변화를 묻는 물음에도 ‘매우 감소했다’가 71.2%(762명), ‘감소했다’가 26.5%(284명)로 97.7%가 ‘매우감소하거나 감소했다’라고 응답했다.

업장 매출액 감소 비율을 묻는 물음에 ‘50% 이상 감소’가 47.4%(506명)로 가장 높게 조사됐다. 이어 ‘30~50% 감소’가 28.7%(306명)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 관련 소상공인 지원정책 만족도에 대해서는 ‘만족하지 않는다’가 29.9%(319명)로 가장 높게 조사됐다. ‘만족한다’가 22.5%(240명), ‘잘 모르겠음’이 22.1%(236명) 순이다. 

'코로나19’ 사태 관련 가장 만족스러운 소상공인 지원정책으로는 ‘소상공인 경영안정자금 200억원, 피해 소상공인에게 지급’이 514명으로 가장 높게 조사됐다. 이어 ‘지역신보 특례보증 1000억 원, 피해 소상공인에게 지급’이 332명으로 조사됐다.

추가로 필요한 지원정책을 묻는 물음에는 ‘소상공인 경영안정자금 예산 대폭 확대’가 588명으로 가장 높았다. ‘저 신용 소상공인을 위한 특별특례보증 방안 확대‘가 340명, ’피해 소상공인의 전수조사를 통한 현실적 지원 정책(피해보상금 등) 강구’가 338명 순이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오프라인 소상공인들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긴급 자금 지원의 필요성이 높게 조사됐지만 ‘피해 소상공인의 전수조사를 통한 현실적 지원 정책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소상공인 코로나 자금신청, 7일 만에 1만3000건

한편 정부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지원에 나선 가운데 정책자금 신청건수가 시행 1주일 만에 1만3,000건을 넘어섰다.

소상공인은 음식ㆍ숙박ㆍ소매업, 중소기업은 기계ㆍ금속 제조업과 여행ㆍ레저업에서 신청이 많았다. 예상을 넘는 자금 수요에 당국은 일찌감치 증액을 검토하고 있다.

23일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기관들에 따르면 이달 13일 접수를 시작한 지역신용보증재단(지역신보) 소상공인 특례보증에는 이달 20일 기준 5,363건, 1,827억원의 자금 신청이 접수됐다. 접수 1주일 만에 신청액이 준비자금인 1,000억원을 넘어선 것이다. 이 가운데 현재까지 100개 업체에 34억원이 집행됐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의 200억원 규모 소상공인 경영애로자금에도 7,617건의 신청이 몰렸다. 신청 금액은 준비 재원의 20배에 가까운 3,980억원에 달한다.

소상공인에 비해선 신청 속도가 더디지만 중소기업 지원 자금 역시 피해가 큰 업종 위주로 상담과 접수가 이어지고 있다. 1,050억원 규모로 특례보증에 나선 기술보증기금(기보)에는 20일 기준 82개 기업이 167억원을 신청했다.

지금까지 집행이 완료된 70건(147억원) 가운데 기계ㆍ금속 제조업이 27건(63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여행ㆍ레저업 15건(46억원), 섬유ㆍ화학 제조업 13건(24억원)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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