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의 저력은 강했다. K-리그의 명예를 걸고 나선 FC 서울이 도망가면 금세 동점골로 따라붙더니 결국 역전골을 터트리며 '축구 종주국'의 자존심을 지켰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이끄는 맨체스터유나이티드는 24일 오후 마포구 성산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진 서울과 '금호타이어컵 맨유 코리아투어 2009'에서 데얀에게 두 골을 내줬지만 웨인 루니와 페데리코 마케다, 디미타르 베르바토프의 릴레이골을 앞세워 3-2로 승리했다.

이로써 지난 2007년 7월 첫 방한 경기 때 서울을 4-0으로 대승했던 맨유는 2년 만의 재대결에서 또 한 번 화려한 골 잔치를 펼치며 국내 맨유 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한편, 국내에서 휴가를 보내면서 훈련량이 부족했던 '산소탱크' 박지성이 선수 보호 차원에서 후반 28분에야 그라운드를 밟은 것과 서울의 '젊은 피' 기성용 역시 후반 25분부터 출전해 태극전사 신구대결이 20분도 이어지지 못한 게 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2년 전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는 듯 서울은 스리백을 앞세운 3-5-2 전술로 튼튼한 수비벽을 세웠고, 맨유는 마케다와 루니를 투톱으로 좌우 윙날개에 라이언 긱스와 대런 플레처를 펼쳐 공세를 펼쳤다.
서울이 먼저 선취골을 넣었다 전반 23분 역습 상황에서 김승용이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날카로운 크로스를 데얀이 골 지역 정면에서 발리슛으로맨유의 그물을 철썩였다.

기쁨도 잠시. 조직력이 살아난 맨유는 전반 31분 오버래핑에 나선 오른쪽 풀백 존 오셔가 오른쪽 측면 구석에서 크로스를 올리자 루니가 골 지역 정면에서 헤딩슛으로 서울의 골대를 흔들었다.

팽팽한 접전은 전반 추가시간에 이승렬의 패스를 받은 데얀이 맨유 골키퍼 토마쉬 쿠쉬착의 키를 살짝 넘기는 재치있는 칩슛으로 역전골을 터트리며 6만5천 관중의환호를 한몸에 받았다.

전반전을 2-1로 마친 서울은 후반전 시작과 함께 데얀이 강력한 중거리 슛을 날렸으나 골대를 벗어나자 맨유의 무서운 반격이 시작됐다.

후반 12분 자기진영 미드필드 후방에서 볼을 잡은 루니가 전방을 향해 롱패스를이어주자 마케다가 수비수보다 한발 앞서 볼을 잡아 침착하게 골키퍼를 제치고 곧바로 왼발슛으로 동점골을 넣었다.

퍼거슨 감독은 후반 15분 베르바토프와 마이클 오언, 폴 스콜스, 루이스 나니를한꺼번에 그라운드에 내보냈고, 결승골은 베르바토프의 발끝에서 터져 나왔다.

후반 20분 맨유의 오른쪽 날개로 교체출전한 대런 깁슨이 아디와 몸싸움을 이겨내고 강하게 크로스를 올리자 베르바토프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머리로받아 넣어 전세를 역전시켰다.

경기가 후반으로 치닫자 관중석에서는 '박지성'을 연호하기 시작했고,마침내 퍼거슨 감독은 후반 28분 마이클 캐릭을 대신해 박지성을 출전시켰다.

너무 늦게 출전했지만 박지성은 오른쪽 날개로 나서 후반 35분 오른쪽 측면에서서울 수비수 3명을 따돌리는 멋진 드리블로 큰 박수를 받았다.

서울의 세뇰 귀네슈 감독도 후반 25분 기성용을 투입, 공격의 숨통을 트려고 했지만 철옹성을 쌓은 맨유의 포백을 쉽게 뚫지 못했다.

박지성은 후반 추가시간에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볼을 가지고 360도 몸을 돌려 수비수를 따돌리는 개인기로 환호를 받았지만 공격 포인트 올리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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