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불 꺼진 학원가’, “신상털이·지역전염 위험보다 오히려 휴원..”
코로나19에 ‘불 꺼진 학원가’, “신상털이·지역전염 위험보다 오히려 휴원..”
  • 신현지 기자
  • 승인 2020.02.26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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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전국의 어린이집 휴원 조치”
오는 29일 예정 공무원 선발 필기시험 잠정 연기
코로나19 확산에 각 학원들이 휴원 및 원생들의 출입을 금하고 있다 (사진=신현지 기자)
코로나19 확산에 각 학원들이 휴원 및 원생들의 출입을 금하고 있다 (사진=신현지 기자)

[중앙뉴스=신현지 기자] 코로나19 대규모 확산으로 서울시교육청이 모든 학교(유·초·중·고·특수·각종학교)의 개학을 1주일(3월 2일에서 3월 9일)연기한 가운데 학원가에도 빨간불이 켜졌다.종로학원·이투스교육· 메가스터디 등 기숙학원을 제외한 대형 입시학원들이 코로나19의 높아진 위험 수위에 임시 휴원 조치를 내리고 원생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사태에 전국의 어린이집이 임시 휴원으로 보육대란의 우려까지 예견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26일 본지는 동작구의 학원 밀집지역을 찾았다. 오전 11시가 조금 넘은 시각 평소 같으면 수강생으로 자리가 빼곡하던 고시학원들이 굳게 문을 닫은 채 휴원 안내문으로 코로나19 위기감을 대신하는 모습이었다. 같은 시각, 학생들로 북적이던 거리 역시도 평소와 달리 마치 불 꺼진 도시처럼 적막함과 쓸쓸함이 감돌았다.

주머니 가벼운 학생들의 인기를 끌고 있는 컵밥거리의 상인들 역시도 드문드문 오는 손님에 애써 밝은 표정이다가도 금세 짓눌린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이 거리에서 장사 10년이 넘었다는 컵밥의 한 상인은 코로나 사태에 한마디로 죽을맛이라며 마스크 안에 감춰진 굳은 표정도 부족하다는 듯 손을 내젓기까지 했다.

휴원 조치로 불 꺼진 학원의 모습 (사진=신현지 기자)
휴원 조치로 불 꺼진 학원의 모습 (사진=신현지 기자)

노량진의 문 닫힌 고시학원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 19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는 상태에서 학원도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며 “학원에서 확진자 1명만 나와도 확진자 동선 파악에 개인 신상털이는 물론 지역전염으로 학원운영에 엄청난 타격을 줄 것이라 차라리 문을 닫는 편이 낫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강생들도 이번 사태에 불안감이 커 학원의 조치에 큰 불만 없이 응하는 빛이지만 아무래도 이번 사태에 학원이나 수강생이나 심적인 불안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크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맞은편 공무원 학원도 상태는 마찬가지. 다음달 1일까지 휴원한다는 안내문이 수강생들의 출입을 금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안내문 아래의 어렵게 전화 연결된 김모모 실장은 “시험을 앞두고 이런 조치를 내리는 것은 그만큼 사태가 심각하다는 것을 말하는 것 아니겠냐.”며“어쨌거나 수강생들은 나 개인만 겪는 것이 아닌 모든 수험생들이 함께 겪는 것이라 이번 사태에 흔들림 없이 의연하게 인터넷 동영상을 통해 학습의욕이 떨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고 수강생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했다.

노량진의 컵밥거리가 학원의 휴원으로 썰렁한 모습이다(사진=신현지 기자
노량진의 컵밥거리가 학원의 휴원으로 썰렁한 모습이다(사진=신현지 기자)

목동의 학원가도 분위기는 마찬가지였다. 주요학원업체들이 긴급하게 휴원을 결정하고 이를 원생들의 가정에 통보하는 등 코로나 감염 사태에 대처하는 모습이었다. 이에 학부모들은 한편으로는 안심이 된다면서도 속 타는 심정은 어쩌지 못한다는 답이었다.

특히 올해 재수생 자녀를 둔 목동의 A씨는 “코로나사태가 이렇게 커질 줄은 몰랐다. 정말 OOO 집단에 분통이 터진다. 우리 아이는 재수 준비하는데 너무 불안하고 속상하다. 기숙학원은 아이들 외출을 막고 정상적으로 수업을 하는 것으로 아는데 우리 아이는 어떻게 해야 할지 그저 한숨만 나온다. 이럴 줄 알았으면 처음부터 기숙학원에 넣는 것인데, 형편이 어려워 아이에게 미안하다”라며 울먹이는 모습이었다.

학원가가 이처럼 휴원 조치를 내린 탓인지 학원 근처의 대형 서점에는 2시가 조금 넘은 시간인데도 등교 차림의 어린 학생들이 상당히 많이 눈에 띄었다. 그 중 한 학생은 “갑자기 빈 시간이 늘었다.”며 “독서동아리 친구들과 평소에 읽고 싶었던 책을 읽어볼 생각에 나오게 됐다.”라고 제법 의젓한 대답이었다.

학원 휴원으로 대형서점을 찾고 있는 학생들 모습(사진=신현지 기자)
학원 휴원으로 대형서점을 찾고 있는 학생들 모습(사진=신현지 기자)

하지만 이처럼 모든 학원이 코로나19 확산에 스톱(Stop) 상태는 아니었다. 서울 중심의 유명입시학원가로 알려진 지역에서는 예체능을 제외한 교과학원들이 그대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제보였다. 그곳의 한 관계자와의 통화 결과 교사나 학생 모두 마스크 착용으로 수업진행중이라고 했다. 학부형들도 여기에 특별한 반대는 없고 오히려 휴원할까 우려하는 빛이라고 했다.

반면, 어린이집은 일찍이 휴원에 들어간 곳이 많아 맞벌이 가정에서는 큰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었다. 더욱이 오늘 (2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정부는 영유아의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하기 전국 어린이집을 휴원한다”고 밝혀 어린이돌봄에 비상사태가 우려되는 모습이었다.

학원들의 휴원 조치에 아파트 놀이터를 차지한 어린이들과 한 편에는 경비원이 수시로 놀이기구를 방역하는 모습 (사진=신현지 기자)
학원들의 휴원에 아파트 놀이터를 차지한 어린이들과 경비원이 수시로 놀이기구를 방역하는 모습(사진=신현지 기자)

개봉동의 맞벌이 부부 B씨는 지난주부터 휴원에 들어간 어린이집에 이미 남편이 돌봄 휴가를 사용했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난감하다는 빛이었다. 네살과 두살 자녀를 둔 B씨는  개인 아이 돌봄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쉽지가 않다고 했다. 솔직히 불안하다는 반응이었다.

“우선 나도 어디서 어떻게 전염이 될지 무척 조심스러운 상태인데 돌보미라고 안전지대는 아니다. 집에서 24시간 숙식하면 모를까. 일일이 동선을 물어볼 수도 없는 일이고.”라며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B씨는 코로나가 잠잠해질 때까지 시골의 시댁에 아이들을 보내는 것을 고민 중인데 아이들이 할머니를 따라 줄지 걱정이라고 했다.

한편 정부는 코로나19에 학원가들이 휴원에 들어간 가운데 오는 29일로 예정된 공무원 시험을 연기하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 우려를 고려한 조치로 오는 29일 시행 예정인 2020년 국가공무원 5급 공채, 외교관후보자 선발 1차 시험, 지역인재 7급 수습직원 선발 필기시험을 잠정 연기하기로 했다.

원래 오는 29일로 예정된 5급 공채 및 외교관후보자 선발 시험의 응시생은 1만2595명에 이르는 것으로 서울·부산·대구·광주·대전 등 5개 지역에서 치러질 계획이었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수험생과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지역사회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이같이 긴급하게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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