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1인 미디어 시대
[기고]1인 미디어 시대
  • 전주형 교수
  • 승인 2020.03.09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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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운대학교 전주형 교수
청운대학교 전주형 교수

[중앙뉴스=칼럼니스트 전주형 교수]바야흐로 ‘1인 미디어’ 시대다. 유튜브 채널을 필두로 페이스 북, 블로그, 트위터, 인스타그램은 물론이고 수많은 미디어가 세상을 뒤 엎고 있다. 1인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사람들은 혼자서도 콘텐츠를 만들어 세상에 알릴 수 있다.

이제 개인방송도 가능한 시대다. 그 중에서도 문자, 이미지, 소리 등의 매체를 종합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유튜브 채널이 각광을 받는다. 반면 신문, 잡지나 라디오, TV와 같은 기존 미디어의 성장은 더디기만 하다.

1인 미디어 시대가 가능하게 된 것은 미디어 시장에 존재했던 진입장벽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누구나 자신의 아이디어나 생각을 미디어에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 그 누구도 개인이 제작하는 콘텐츠의 주제나 내용을 제한하지 않는다. 때문에 전문적 지식과 정보만이 아니라 시시콜콜한 것까지 모두 게시되고 있다. 사용자의 확대와 개성화가 가능해진 것이다. 

1인 미디어 시대의 문제는 가치 있는 정보만 올라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무분별하고 무가치한 정보도 게시된다. 게다가 이용자의 관심을 끄는 것이 곧 수익으로 연결되는 유튜브에서는 무차별적인 동영상이 쉴 사이 없이 올라오고 있다.

한 조사에 의하면 1분에 올라오는 유튜브 양은 500시간 시청할 분량이 넘는다고 한다. 게다가 그 내용은 편견으로 가득한 것은 물론이고 유사한 동영상이나 출처를 알 수 없는 동영상도 많다.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폭력적이고 선정적이며 불법적 내용도 게시된다.

이와 같은 기이한 현상이 미디어 이용자의 혼란을 가중시킨다. 어떤 검증절차도 거치지 않게 되자 1인 미디어 시대의 단점이 드러난 것이다. 평가 역할을 맡은 것들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기존의 미디어인 신문, 잡지나 라디오, TV 등은 자신들이 만든 콘텐츠를 유통시키기 전에 그 내용을 평가하는 장치들을 갖추고 있다. 출판사에서는 내용이 부실하거나 팔리지 않을 것 같은 책을 걸러내는 역할을 해 왔고, 신문사에서도 자신들이 지향하는 가치에 맞는 기사를 취급해 왔다.

TV와 방송에서는 정해진 시간에 의미 있는 미디어를 송출하기 위해 콘텐츠를 다듬었다. 무분별한 콘텐츠의 유통이 가져올 혼란을 사전에 막았던 것이다. 그러나 1인 미디어 시대에는 어떤 플랫폼 관리자도 존재하지 않는다. 유튜브, 블러그, 페이스 북에 자신이 쓰고 싶은 것을 쓰고 올리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올리면서 우리가 가진 욕망과 편견을 그대로 노출하는 것이다. 이것이 사회문제를 일으키거나 부추기는 결과를 야기한다.

1인 미디어 시대는 자신이 원하는 것만 찾는 확증 편향이 강화된다. 유튜브나 블러그 등의 미디어는 이용자 기호에 맞추어 관련 정보를 추천하는 체계로 운영되고 있다. 이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쉽게 접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자신과 같은 가치관이나 신념에 부합되는 정보에 주목하고 그 외의 가치관이나 신념에 관련된 영상을 외면하는 부작용도 노출된다.

이렇게 되면 자신이 원하는 것에 더 집중하면서 타인의 세계를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자신의 고정관념을 강화하는 것이다. 이용자는 마침내 자신이 아는 일부를 전부인 것처럼 생각하게 될지도 모른다. 소통 도구인 미디어가 오히려 소통을 방해하는 것이다. 1인 미디어의 끔찍한 점은 이러한 현상을 부채질한다.

선별되지 않는 수많은 정보가 있다는 점도 이용자가 어떤 미디어를 이용해야 할지 어렵게 만든다. 그러나 유튜브와 같은 미디어에서 발생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미(幾微)가 잘 보이지 않는다. 이런 점 때문에 어떤 미디어를 선택하고 이용할 것인가에 대해 미디어 생산자 보다 이용자의 활용 능력이 더 커지고 있다.

우리 앞에 ‘1인 미디어 시대’라는 술병이 이미 열렸다. 그 술병을 다시 막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병속의 술을 얼마나 마실 것인가는 우리의 선택에 달렸다. 마실 술의 양을 결정하는 것처럼 미디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소비자의 현명함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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