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개학 첫날, 접속불량과 지연에 학생들 혼란
쌍방향 수업으로 해주야지...
EBS에 익숙해 별 어려움 없어...오히려 심리적인 안정감

사상 원격수업의 첫날(9일) 많은 학생이 EBS 지식채널e로 원격수업을 진행했다(사진=신현지)

[중앙뉴스=신현지 기자]코로나19 사태로 개학이 미뤄진 지 38일 만에 중·고 3학년을 대상으로 순차적인 온라인 개학이 시작됐다. 사상 처음으로 원격수업이 진행된 오늘(9일) 오전, 전국의 중·고 3학년 학생들은 정상 등교 시간(8시 20분)에 맞춰 출석 확인에 들어갔고 이어 화상을 통한 원격수업이 실시되었다.

원격수업 첫날 사이트 접속불량과 지연에 학생들 혼란

하지만 경험 없는 사상 첫 원격수업인 만큼 접속불량과 지연 등의 문제 발생에 학부모와 학생들은 혼란스러워했다. 특히 같은 시간대에 수십 만 명의 학생이 한꺼번에 EBS에 몰리면서 학습관리시스템(LMS)인 EBS 온라인클래스 사이트가 오전 9시50분부터 30여 분간 접속 장애를 일으켜 여기에 대한 보완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EBS 측은 이용자 증가로 인해 초등, 중학 온라인 클래스 접속이 지연되고 있어 지연되는 동안 EBS 초등, 중학, 고교 사이트에서 자기주도 학습을 이용해달라는 공지를 창에 띄우기도 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온라인 수업의 가이드라인을 정해 일선 학교에 전달했다. 실시간 쌍방향형, 콘텐츠 활용형, 과제를 하는 과제 수행형 등으로 교사의 교과 특성과 여건을 고려해 수업방식을 선택할 수 있게 했다.

하지만 원격수업의 경험이 많지 않았던 학교 대부분은 기존 EBS 콘텐츠를 활용하는 것에 머물러 일부 학생들은 수업의 질과 내용전달에 수준미달이라는 불만을 터트렸다.

EBS 지식채널e로 모든 수업을 하라니”

서울의 H고 3학년 최지민 학생은 이날 오전 8시 30분, 밴드를 통해 담임의 출석체크가 이루어진 뒤  EBS 지식채널e 온라인클래스에 원활하게 접속이 되었지만 학교에서 접하지 않은 생소한 내용에 첫 시간 수업부터 당황했다고 토로했다.

지민군은 “담임선생님이 밴드로 출석체크를 하시고 7차시 시간표에 맞춰 EBS에 들어갔는데 학교에서 다뤄보지 않은 수업내용이라 당황했다. 더구나 2학년에서는 전혀 다루어보지 않았던 과목은 짜증이 날 정도였다. 교과 선생님들과 쌍방향으로 이루어지는 그런 원격수업으로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는데 그런 쌍방향수업은 시간표에는 없다는 것도 아쉬웠고. 특히 질문이 가능하지가 못하니 답답했다. 그러니 EBS 영상만으로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원격수업이 진행되는 가운데 학교를 지키는 보안관 (사진=신현지 기자)

게다가 도중에 영상이 끊기고 반복되기도 하는데 그 때문에 집중을 할 수가 없었다. 친구들도 나와 다르지 않았던 것 같다. 소감문을 보내야 수강확인이 되지만 친구들 소감문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어 그것도 효과적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원격수업의 소감을 말했다. 

원격수업준비라며 출석체크만 며칠째... 차라리 학원으로

이날 지민군의 부모는 “대학 입시에 가장 중요한 3년인데 걱정이 많다. 책도 준비되어 있지 않은데 원격수업 준비과정이라며 담임이 출석체크만 며칠째 확인했다. 책도 없이 EBS만 보고 공부를 하라는데 솔직히 실망했다.

물론 갑작스런 일이라 이해를 하지만 원격수업이 이 수준으로 진행된다면 나도 다른 아이들처럼 과외를 따로 시키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오늘 원격수업 첫날인데 수업 듣지 않고 학원으로 보내는 부모를 여럿 봤다. 같은 학부모 입장에서 충분히 이해가 간다.”라고 토로했다.  

평소 EBS에 익숙해서 별 어려움 없어...오히려 심리적인 안정감

(사진=신현지)

반면, 원격수업에 특별한 불편함은 없다고 말한 서울의 Y학교의 김현우 학생은“ 평소에도 EBS 수업을 듣기 때문에 별 불편한 점은 없었다. 특히 내 경우에는 컴퓨터에 익숙해져 있어서 오히려 개인적으로는 더 좋다. 그렇지만 컴퓨터 기기가 익숙하지 못한 일부 친구들은 서버접속 과정이나 중간에 오작동으로 수업에 집중할 수 없는 불편함이 있었던 것 같다.

그 때문에 사전에 학교에서도 원격수업에서 분명 편차가 생길 것을 우려하셨지만 내 경우는 특별한 불편함은 없고, 다만 질문을 할 수 없다는 점이 학교수업과는 많은 차이가 있었다. 쌍방향 온라인 수업이라면 그런 점은 해결이 되리라 생각하는데 오늘 수업에서 쌍방향 수업은 없었다.”라고 말했다.

쌍방향수업이면 질문 자유로울텐데 아쉬워

그러면서 "교과 담임이 직접 영상을 만들어 올린 수업과 기초제도 등 몇 과목은 EBS 지식채널e를 통한 수업으로 이루어졌는데 비교적 수준은 높지 않아 하루 주어진 차시를 1시 안에 마쳤다."라고 말했다. 또 "원격수업을 하니 코로나 감염증을 걱정하 않아도 돼 심리적인 안정감이 있다.” 라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는 초등학교 저학년이 개학하는 오는 20일까지 모든 미비점을 보완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기기가 없는 학생 22만3000여명을 파악하고 32만1000대를 마련했다. 아울러  EBS는 시각·청각 장애 학생을 위해 온라인 강의에 자막을 넣기로 했다. 국립특수교육원도 점자 교재·수어 영상·자막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발달장애 학생에게는 방문 교육 등이 지원하기로 했다.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오늘(9일) 오전 경기도 수원에서 열린 3학년의 온라인 개학식 축사에서"오늘 대한민국은 70여년 교육 역사상 처음으로 온라인 개학 방식으로 2020학년도 새 학기를 시작했다"며 "처음 가는 길인만큼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지만 이런 과정과 경험 역시 우리의 자산과 경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위기상황에서 휴업 기간을 더 연장할 수 없었고 학생들의 학습 공백을 줄이기 위해 온라인 개학을 선택했다"며 온라인 수업 접속 문제에 대해서는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다" 며 "온라인 개학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이나 불편함, 어려움은 교육부도 신속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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