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장섭 기자의 말말말]친문의 '원내사령탑' 등장과 민주당의 독주
[윤장섭 기자의 말말말]친문의 '원내사령탑' 등장과 민주당의 독주
  • 윤장섭
  • 승인 2020.05.08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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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초선 의원들 모두 親文 이라면...민주당 독주 막을 장치 있을까
윤장섭 기자
윤장섭 기자

제21대 국회를 이끌어갈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원내사령탑으로 4선의 김태년 후보가 낙점됐다. 이번 민주당의 원내대표 경선은 표면적으로는 친문과 비문의 대결로 예상됐으나 막상 투표 결과 비문이 실종된 친문 일색의 뽑기였다.

친문은 김태년과 전해철이며 비문은 4선의 정성호 의원이다. 기자는 이번 민주당의 원내대표 경선을 바라보면서 매우 찹찹함을 금할 길이 없었고 끝내는 소름까지 돋았다. 이유는 바로 경선 결과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신임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당선인 총회를 열고 원내대표 경선에 나선 3명의 후보를 상대로 투표를 진행했다. 제21대 거대 여당의 원내 사령탑을 뽑는 날이니 만큼 국내외의 수많은 언론사들이 취재 경쟁에 나섰다.

기자들 중 단 한사람도 1차투표로 원내대표가 결정 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은 없었다. 당연히 2차까지 가야 한다는 것이 국회 의원회관에 모인 기자들의 공통된 생각이었다. 한데 1차 투표 결과를 확인하는 순간 모든 기자들은 바보가 되어야 했다.

소위 정치밥을 오랫동안 먹었다고 자부하던 기자들의 촉이 100% 맞지 않았다는 것은 21대 국회가 무소불위(無所不爲) 국회가 될 수 있다는 예고편을 본 듯해 기자는 소름까지 돋았다. 비문이라는 존재가 이렇게 무력할 수가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경선이어서 더 그랬다.

기자는 민주당 패밀리(family)라고 자부해온 4선의 정성호 의원이 최소한 당선까지는 아나더러도 전체 당선자의 20% 정도인 3~40명 정도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상식이 있는 21대 당선자들이라면 같은 여당이라고 해도 견재와 균형을 맞출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 기자의 생각이고 상식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성호는 총 9명의 지지를 받았다. 친문이 아니라는 이유로 4선인 그가 민주당에서는 찬밥신세라는 사실을 확실하게 보여줬다.

친문이 아닌 당선자가 거의 없을 정도로 이번 21대 민주당은 친문 일색이다. 그러니 민주당내에서 금태섭과 같은 입바른 소리를 내는 정치인은 이제 없다고 봐야한다. 정성호가 제대로 팽 당한 것이다. 지난해 조국 청문회에서 바른 소리를 몆마디 한 죄다.

친문인 김태년과 전해철을 지지한 21대 당선인들은 모두 163명이다. 민주당은 친문의 김태년을 단 한번의 투표로 180명을 이끌 21대 국화 원내사령탑으로 선출했다. 이는 집권 후반기를 맞는 문제인 정부의 확실한 방패막이를 하겠다는 의도다.

이제 민주당은 최소한 21대 국회에서 만큼은 걸림돌이 없다. 야당인 미래통합당조차 민주당의 장도(長刀)에 베일까 무서워 제대로 '목' 한번 내밀수 있을지 모르겠다. 문재인 정부는 이제 입법, 사법, 행정을 모두 장악한 그야말로 무소불위(無所不爲)정권이 됐다.

입법부가 문재인 정부의 요구대로 맞장구를 쳐 준다면 앞으로 대한민국의 웬만한 법은 민주당, 아니 이번 원내사령탑에 오른 김태년의 지휘봉 아래서 모두 일사천리로 만들어져 갈 것이다.

김태년 신임 원내대표는 지난 2017년부터 1년 8개월여 동안 정책위의장을 역임하고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 부위원장을 맡는 등 당내 '정책통'으로 잘 알려진 인사다.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 (腹心)으로 통한다. 친문이 이제는 드러내놓고 줄세우기를 할 듯 하다.

예기(禮記)의 단궁하편(檀弓下篇)에는 공자가 노나라의 무분별한 정치 제도를 빚대어 다음과 같은 말로 제자들을 깨우쳤다. 바로  “가정맹어호야(苛政猛於虎也)”다. 포악하고 무분별한 정치 제도는 백수(百獸)의 왕인 호랑이보다도 더 무섭다는 뜻이다.

공자(孔子)가 노나라의 혼란 상태에 환멸을 느끼고 제나라로 가던 중 다 무너져가는 세 개의 무덤 앞에서 슬피우는 여인을 만났다. 제자 자로(子路)에게 시켜 사연을 물어보니 시아버지와 남편, 그리고 자신의 아들까지 모두 호랑이가 잡아먹었다는 것이었다.

이에 공자가 "그렇다면 이 곳을 떠나서 사는 것이 어떠냐"고 묻자 여인은 "여기서 사는 것이 차라리 괜찮습니다. 다른 곳으로 가면 무거운 세금과 부역을 강요당해 그나마도 살 수가 없습니다."라고 대답하였다. 이에 공자가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도 더 무섭다는 것을 알려주는 말이로다." 하였다.

20대 국회도 여당인 민주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입과 손, 그리고 발 이었다. 청와대가 기획하는 모든 것들은 어느것 하나 빼지않고 다 통과 시켰다. 야합도 불사했다. 아쉬운 말과 머리를 조아리고 야당의 문지방을 넘나들며 만들어낸 작품들이다.

그런데 이제 21대 국회는 누구와 타협을 하거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된다. 마음만 먹으면 '달' 이라도 따 올 판이다. 이번에 처음으로 국회에 입성하는 초선 의원들은 60명이 넘는다. 이들 모두가 친문이라면 민주당의 독주를 막을 장치가 없다. 오직 하나 국민의 '힘'만이 민주당의 독주를 막아낼 수 있다.

야당인 미래통합당은 앞으로 4년간 권토중래 (捲土重來) 해야 한다. 당나라 시인 두목(杜牧)은 제오강정(題烏江亭)마지막 구절에서 승패는 병가도 기약할 수 없으니 수치를 참을 수 있음이 바로 남아라, 강둥의 자제 중에는 준재가 많으니 흙먼지를 일으키며 다시 쳐들어온다고 노래했다.

다시 세력을 정비해서 잃어버린 자리를 차지하라는 말로 바로 야당인 미래통합당이 새겨 들어야할 글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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