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올해 LNG선 수주 포문 열어
조선업계 LNG프로젝트 가시권…“하반기 경제활동 본격화되면 정상화” 전망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사진=우정호 기자)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사진=우정호 기자)

[중앙뉴스=우정호 기자] 가뭄에 시달리던 국내 조선업계 액화천연가스(LNG)선 발주 시장이 풀릴 기미가 보인다. 

국내 조선업계는 액화천연가스(LNG)선 초격차 전략을 통해 시장점유율의 80% 가까이를 선점하며 사실상 독점을 유지해왔으나 만만찮은 중국의 공세에 도전을 받아 왔다.

그러나 조선3사 가운데 대우조선해양의 올해 첫 LNG선 수주 성공을 기점으로 긍정적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 올해 LNG선 수주 포문 열어

24일 외신과 조선업계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 에너지업체 노바텍이 북극 연안에서 진행하는 ‘아크틱(Arctic) LNG-2’ 사업에 투입할 쇄빙 LNG 운반선 10척을 추가로 발주할 예정이며 이 가운데 5척이 대우조선해양에 돌아갈 것으로 업계는 추정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앞선 2014년 야말 LNG 프로젝트에서 LNG 운반선 15척을 수주했던 실적이 있어 추가 수주 가능성이 커졌다. 

이대로라면 대우조선해양은 중앙아메리카 지역 선주와 초대형 부유식 LNG 저장 재기화 선박(FSRU) 1척 수주 계약을 맺은 데 이어 LNG 운반선까지 따내게 된다. 

올해 LNG선 발주가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얻은 값진 성과다. 올해 한국조선해양(현대중공업그룹 조선부문 중간 지주사)과 삼성중공업은 각각 21척, 5척을 수주했지만 아직 LNG 관련 선박 수주는 없다.

이 가운데 LNG 프로젝트가 차츰 구체화하고 있다. 카타르는 북측 가스전을 확장해 2027년까지 생산량을 1억2600만t으로 늘릴 계획으로 라마단 종료와 함께 LNG 프로젝트 관련 발주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모잠비크 LNG 프로젝트의 경우 엑손모빌이 코로나19 영향으로 최종투자결정을 미룬 로브마 프로젝트를 제외한 나머지는 정상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이 두번째로 인도한 HMM사 초대형컨테이너선 ‘에이치엠엠 코펜하겐’호의 운항모습. (사진=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이 두번째로 인도한 HMM사 초대형컨테이너선 ‘에이치엠엠 코펜하겐’호의 운항모습. (사진=대우조선해양)

조선업계 LNG프로젝트 가시권…“하반기 경제활동 본격화되면 정상화” 전망

코로나19 사태로 조선 시장이 급격히 둔화됐지만 조선사들은 주요 프로젝트가 발주되면 하반기에는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발주가 진행되고 있는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을 비롯해 미뤄졌던 초대형 원유 운반선, 초대형 컨테이너선 등의 수요도 곧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사들은 코로나19와 유가 폭락 등의 불확실성이 해소 기미를 보이면 하반기부터는 발주가 점진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진단했다.

삼성중공업은 1분기 보고서를 통해 "상반기 이후 세계 각국의 본격적인 경기부양책이 시작되고, 코로나19 확산세가 감소할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하반기에는 경제활동이 회복되면서 발주물량이 다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가장 주목하는 선종은 LNG운반선이다. 신규 LNG 플랜트 물량이 2023년까지 1억t 이상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관련 발주가 꾸준히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다.

최대 120척 규모의 '잭팟'이 기대되는 카타르 LNG 프로젝트가 이미 지난달부터 시작됐고, 러시아발 쇄빙 LNG선도 조만간 계약이 이뤄질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카타르 국영 석유회사인 카타르페트롤리엄(QP)은 중국 후동중화와 배 건조 공간을 예약하는 DOA(Deed of Agreement) 계약을 지난달 체결했다.

나머지 물량 건조를 위해 조만간 한국 조선사와도 접촉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 17만4000㎥급 LNG운반선 가격은 척당 1억8600만 달러로, 최소 단위인 60척만 수주해도 13조원에 달한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모두 입찰에 참여했으며 일부 물량은 연내 본계약이 점쳐진다.

원유 운반선 역시 노후선 비중이 높아 교체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대우조선은 1분기 보고서를 통해 "초대형 원유 운반선은 2020년 환경 규제에 따른 저유황유 사용 증가 및 중국, 동남아 중심의 오일 수요 증가, 디젤유 생산 증에 따른 수입국 변화가 톤마일을 증가시켜 신조 발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컨테이너선 역시 선대 확보 차원에서 해운사들을 중심으로 발주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해양 시장은 유가 약세로 2분기까지는 쉽지 않지만 일부 물량에 대해서는 연내 발주 가능성을 기대했다.

한편 조선·해운 시황기관인 클락슨리서치는 올해 선박 발주 규모를 756척으로 전망했다. 지난해(987척) 보다 23.4% 줄어든 수치다.

다만 LNG선을 중심으로 한 고부가가치선 수요는 올해 꾸준할 것으로 봤다. LNG운반선 발주 50척, VLCC와 컨테이너선(1만5000TEU급 이상) 각각 25척으로, 국내 '빅3'가 모두 기술 우위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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