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국영석유사, 한국 조선업계 3사와 LNG선 100척 협약
기지개 피는 조선업...LNG선 '100척 수주'에 바빠지는 근로자

 

국내 조선업을 이끌고 있는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 3사가 카타르의 대규모 액화천연가스(LNG)선 건조 계약을 따내면서 그동안 침체되어 있던 조선업계에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사진=삼성중공업)
국내 조선업을 이끌고 있는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 3사가 카타르의 대규모 액화천연가스(LNG)선 건조 계약을 따내면서 그동안 침체되어 있던 조선업계에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사진=삼성중공업)

[중앙뉴스=윤장섭 기자]국내 조선업을 이끌고 있는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 3사가 카타르의 대규모 액화천연가스(LNG)선 건조 계약을 따내면서 그동안 침체되어 있던 조선업계에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이번 게약으로 국내 조선업을 이끌고 있는 3사는 오랜 불황의 늪에서 부활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조선 3사가 오랫동안 공들여온 결과물로 24조 원에 이르는 대규모 LNG선 계약이다. 조선 3사가 건조하는 LNG선은 모두 100척 이다.

LNG는 가스전에서 채취한 천연가스로 기체 상태다. 이 천연가스를 원거리로 운반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래서 이 천연가스를 용이하게 운반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고 또한 안전하게 운반을 할 수 있는 대형 선박이 필요하다.

천연가스는 기체상태 이기 때문에 그대로 운반할 수 없다. 따라서 천연가스를 액체상태로 만들어야 한다. 액화천연가스는 천연가스를 영하 163도 이하로 냉각 하게 되면 액체 상태가 되면서 부피가 600 분의 1로 줄어든다. 이것이 바로 LNG (Liquefied Natural Gas)다.

'LNG선'은  LNG를 수송하는 기술이 탑재된 선박을 말한다. 이번 LNG선의 대규모 계약은 카타르 국영석유사와 국내 조선3사가 영상을 통해 협약을 맺었다. 화상으로 열린 협약식에 '사드 알 카아비' 카타르 에너지장관 겸 QP 대표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성근 대우조선 사장,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사장, 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국영석유사의 최고경영자를 겸임하는 알 카비 카타르 에너지 장관은 24조 원에 이르는 대규모 LNG선 계약에 서명했다. 특히 이번 계약은 카타르 측이 오는 2027년까지 3개 회사의 LNG선 건조 공간의 상당 부분을 미리 확보하는 것 이상의 큰 의미를 갖는다.

LNG선 발주 권리를 보장하는 약정서는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체결될 전망이다.

▲ 기지개 피는 조선업...LNG선 '100척 수주'에 바빠지는 근로자

조선업계에 단비와 같은 소식이 들렸다. '23조원이 넘는 사상 최대 규모의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100척을 조선 3사가 수주' 했다.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해 수출길이 막혀 우리 경제에 끼어있던 먹구름이 한번에 물러가는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지난1일 카타르 국영 석유회사 △QP(카타르 페트롤리엄)는 국내 조선업을 대표하는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과 100척 이상의 LNG 운반선 슬롯(독·배를 만드는 공간) 예약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슬롯 예약은 정식 발주 전에 건조 공간을 확보하는 절차다. 따라서 우리 조선 3사가 당장 LNG선 100척을 모두 건조한다고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모두 건조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협약식으로 우리 조선업계는 오랜 불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소식은 즉각 증시에도 영향을 끼쳤다. 지난 2일 조선주들은 LNG선 100척 수주의 기대감 덕분에 전부 급등세를 보였다. 거래량도 엄청나게 많았다.

포스코·현대제철 등 철강회사 주가 까지 덩달아 오르면서 국내 조선 3사의 주가는 폭등했다.

선박 업계에서는 한국 조선의 기술력이  LNG 분야에서 중국을 크게 앞서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입증 한 것이라며 대규모 LNG선 건조를 검토 중인 다른 선사들의 발주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실 국내 조선업은  "코로나 사태와 유가 급락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선박 발주가 급감하면서 불황의 늪으로 빠져들었다. 특히 "지난 4월 중국 후동중화조선이 카타르 LNG 프로젝트 계약을 제일 먼저 체결하자 한국 조선업 경쟁력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나온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때에 LNG선 100척 건조라는 대형 프로젝트가 성사되면서 조선업에 대한 우려가 상당 부분 해소되게 됐다. 더 감사한 것은 "신규 선박의 수주가 없어 지면서 일감이 줄어든 선박 업계가 근로자를 줄여야 하는 시점에 가뭄 속 단비 같은 소식이 들리자 근로자들은 물론 조선소 주변의 상권들도 모두 기뻐하고 있다.

오랜만의 기쁜 소식이기는 하나 일각에서는 냉철함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번 계약은 LNG선 "100척이 한꺼번에 한 회사에 배정되는 것이 아니라, 5년에 걸쳐 3개 회사가 나눠 갖기 때문에 생각보다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것, 따라서 지나친 낙관론을 금물이라는 것,

QP(카타르 페트롤리엄)와 조선 3사는 정확한 물량 배정 등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지지는 않았다. 지난 2004년의 기억을 더듬어 보면 당시 국내 조선 3사가 카타르로부터 LNG 운반선 53척을 수주했다.

사실 당시에는 슬롯 예약 물량은 90척이 넘었다. 그러나 결과는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실제 수주 규모는 100척에 많이 못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 조선업체들은 지난해(2019년) 1월 문재인 대통령과 알 싸니 카타르 국왕의 정상회담 이후 LNG선 수주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앞서 지난 4월 카타르 측이 중국 조선업체와 먼저 일부 계약을 맺으면서 실망을 했으나 결국, 우리나라 조선 빅3 선박 회사들이 기술 경쟁력을 앞세워 대부분의 물량을 가져오게 됐다.

카타르측은 우리나라 선박 회사들의 →건조 품질, →납기 준수 능력, →스마트 기술, →친환경 기술 등에서 우수하다는 사실을 인정 한 것이다.

카타르 국영석유사는 이번 계약규모를 100척 이상, 23조6천억 원 규모라고 공개해 LNG선 건조 계약 가운데 최대 규모가 될 것임을 예고했다. 알 카비 장관은 "한국이 에너지 분야에서 카타르의 중요한 전략적 동반자"라며 "양국 경제 협력의 지평이 더 넓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카타르는 세계 1위 LNG 수출국으로, 최대 규모의 LNG 생산 기지를 개발 중이다.

▲ 대한민국 LNG선 제조 능력

LNG선에 있어서 가장 기본이 되는 능력은 LNG를 보관하는 화물창 기술이다. LNG를 액화 상태로 운반하기 위해서는 화물창의 내부 온도를 영하 163도 이하로 유지하는 극 저온 기술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극 저온 상태에서 절대 깨지지 않는 아주 강도 높은 특수한 소재로 화물창을 만들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LNG 선이 적도 부근을 지날 때면 화물창의 내부와 외부의 온도차가 무려 200도 까지 차이나게 된다. 이때 LNG의 온도가 조금이라도 올라간다면 LNG는 즉시 기화되어 어마어마한 LNG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LNG손실을 막기 위해서는 고도의 기술력을 요구하는데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단열이다. 또 극 저온 상태가 유지 되더라도 저장 탱크 내에 있는 LNG는 자연적으로 증발하기도 한다. 이러한 LNG 자연기화율을 낮춰서 손실률을 줄이는 것도 아주 중요한 요소다.

화물창의 중요성은 이미 앞에서 언급했다. 화물창은 모양에 따라 둥근 형태의 탱크에 저장하는 모스 형과 사각 형태의 탱크에 저장하는 멤브레인 형으로 구분한다. 최근에는 LNG선의 크기가 점점 커지면서 주로 멤브레인 형 화물창이 사용되고 있다.

멤브레인 형 화물창의 최고 기술력은 최근까지 프랑스의 GTT사가 개발하여 특허를 보유한 마크3 였다. GTT사의 마크3는 LNG 자연기화율이 0.07% 로 조선 업계에서도 거의 한계점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분위기였다.

문제는 2000억 정도하는 대형 LNG선을 1척을 건조할 때마다 약 5% 의 로얄티(100억 원)를 매번 GTT사에 지급해야 한다.이런 손실을 줄이기 위해 지난 2017년 대우조선해양은 차세대 LNG화물창 시스템인 SOLIDUS를 독자적으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SOLIDUS는 독일의 화학회사 BASF사 와의 기술 협력을 통해 개발된 친환경 고성능 단열재가 사용되었으며 금속 방벽을 이중으로 적용하여 안정성을 높였다. 게다가 화물창 핵심기술인 LNG 자연기화율은 마크3 보다 더 낮은 0.049%를 기록하게 됐다.

 SOLIDUS를 독자적으로 개발한 대우조선해양은 선박에 등급을 매겨주는 세계적인 선급회사인 △영국의 Lloyd's Register를 시작으로 △미국 ABS △한국 KR △노르웨이-독일 DNV △프랑스 BUREAU VERITAS 까지 세계 5대 선급회사로 부터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인정받아 점차 상용화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국 선박회사들은 또 자연적으로 기화되는 LNG를 대부분 100% 재액화하여 다시 화물창으로 집어넣는 완전 재액화 시스템을 각각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한국 조선소가 이러한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하자 LNG선의 선주들은 연간 약 80억원의 운영비를 절감할 수 있게 됐다. 그러다 보니 외국 선주들 입장에서는 한국 선박회사에 수주하는게 더 이익이라는 공식이 나온다는 것이다.

한국 조선업의 기술력은 끊임없이 기술을 개발해 왔다. 현대중공업은 새로운 화물창 설계 기술인 하이멕스(HiMex) 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하이멕스는 화물창 내벽에 독자적인 주름 형상 설계 공법을 적용하여 SLOSHING현상에 대한 구조적 안정성을 크게 향상시킨 기술이다. 이후 영국의 로이드 선급으로부터 설계의 승인까지 받음으로써 세계 최고 수준을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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