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도 제왕적대통령은 개헌으로 끝내야
천도 제왕적대통령은 개헌으로 끝내야
  • 전대열 대기자
  • 승인 2020.07.29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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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열 대기자
전대열 대기자

[중앙뉴스 칼럼기고=전대열 대기자]서울시장 박원순의 비극적인 최후가 알려진 이후에도그의 죽음을 둘러싼 사회적 공방은 계속되고 있다.

처음에는 성추행 고소를 제기한 피해자에게 2차 가해가 심했지만 여론의 압박을 받은 여당 측에서는 사과와 유감을 표명했고 청와대까지 사과의 뜻을 밝혔다. 엎드려 절받기라는 속담대로지만 그나마 시민들의 반응은 긍정적으로 변했다.

그 다음날 6.25전쟁의 영웅으로 호칭되는 백선엽이 10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떴다. 그에 대해서는 간도 특설대에서 독립군을 토벌했다는 친일행적을 거론하며 대전 현충원 안장을 비난하는 광복회 등의 성명서가 발표되는 등 논란이 오고 갔다. 그리고 열흘도 못되어 예춘호선생이 95세로 별세했다.

박정희 밑에서 3선개헌을 반대하는 정치적 고난을 겪으며 야당으로 돌아와 김대중 내란음모사건으로 신군부의 극심한 탄압을 받으면서도 의연했던 꼿꼿한 기개를 가진 분이다. 그는 정치인이면서도 언제나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고 서예로는 당대제일의 별명이 따를 만큼 훌륭한 작품을 많이 남겼다.

이들의 서세(逝世)와 함께 우리 정치판은 느닷없이 ‘수도이전’이라는 빅이슈가 터졌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국회와 청와대까지 세종시로 옮기자는 화두를 던진 것이다.

지금 세종시는 노무현시절에 탄생했다. 대선에서 이회창에게 이기는 것은 어림없는 일이라고 패배의식이 높았을 때 그는 참모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승부수를 띄었다.

충청도로 행정수도를 옮긴다는 얘기는 박정희 시절에도 거론되던 일이어서 신선하지는 못했지만 김종필의 충청도 핫바지론과 맞물리며 일대 폭풍을 일으켰다. 게다가 이회창은 김대중과 싸울 때에도 충청도 사람 김종필과 이인제를 붙들지 못하고 다 먹은 밥에 콧물을 빠뜨렸지만 이번에도 충청인이면서도 선수를 경상도 사나이에게 빼앗긴 셈이다.

그 때 이회창은 승리감에 도취되어 당내 거물인 이기택 김윤환 조순 신상우까지 내쳐버린 다음이라 앞뒤를 가리지 못하는 참모들의 엉터리 여론몰이에만 귀를 기우리고 있을 때였다. 승리를 거머쥔 노무현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재미 좀 봤다”고 한 말이 지금도 인구에 회자된다.

지난 4.15총선은 코로나19가 내습하는 통에 선거다운 선거도 치러보지 못하고 듣도  보도 못했던 전 국민 재난지원금이라는 이름으로 합법적인 ‘매표’가 이뤄져 여당의 압도적인 승리로 끝났다. 여당은 승리에 도취하여 눈에 보이는 게 없다. 국회를 독식하는 오만도 서슴지 않는다.

부정과 비리의 종합판이라는 조국일가의 재판이 진행되는데도 뻔뻔하게 부인일관이고 조국의 석 박사 논문이 표절된 사실을 인정하는 서울대 심의위원회는 ‘경미하다’는 주관적 판정으로 징계는 하지 않기로 한다. 윤미향의 정의연대 부정도 수사를 하는 것인지 마는 것인지 도대체 알 길이 없다. 울산시장 부정선거, 유재수 사건등도 세상을 뒤흔드는 듯 하더니 여론의 뭇매조차 흐지부지되는 모양새다.

추미애와 윤석열의 대결로 일컬어지는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의 싸움은 한동훈검사장과 이동제기자의 검언유착으로 엄청난 수사대상으로 떠올랐으나 검찰수사위원회는 오히려 한동훈 측에게 유리한 판단을 내려 귀추가 주목된다.

이런 판국에 터져 나온 수도이전 문제는 그동안 원성이 자자했던 부동산 폭등문제를 충청도로 이전시키는 진정제 구실을 단단히 하게 생겼다. 당 대표 이해찬은 세종시 출신으로 흥분한 모양이다. 서울을 ‘천박한 도시’라고 깎아내렸다가 구설수에 올랐다. 이해찬의 싼 입이 간혹 말썽을 빚었지만 이번에는 수도를 빼앗길지도 모르는 서울시민들에게 반대와 비판의 구실을 제공했다.

하지만 이번 기회에 수도이전 문제는 매듭을 지어야 한다. 노무현이 행정수도를 세종시로 옮기겠다고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하자 시민단체들이 일어나 헌소를 제기했다. 변호사 이석연은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서울은 관습적인 한국의 수도’라는 출중한 이론을 내세워 ‘행정수도 이전은 위헌’이라는 판결을 얻어냈다. 그러나 노무현정부는 세종시를 건설하고 많은 부처를 옮겨갔으며 국토균형발전이라는 이름으로 대부분의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이전시켰다. 그로 인한 행정비용의 낭비는 엄청나다. 이번 기회에 이를 끝내주는 게 옳다.

위헌으로 결정난 수도이전은 개헌을 통해서 ‘한국의 수도는 세종시’로 바꾸면 된다. 그렇다면 수도이전만을 원포인트로 개헌하면 되는 것일까. ‘87체제’에 머물러 이미 식상한 현행헌법은 새로 국회의장에 취임하는 사람마다 ‘개헌’을 외친다. 박근혜 문재인도 한 때 개헌안을 내놨었다. 권력구조의 개편이 유선이다. 제왕적대통령제라는 악명을 가진 헌법을 민주주의에 걸맞도록 대폭 고쳐야 한다. 이번 국회에서 선거 때마다 다퉈야 할 수도이전과 제왕적대통령 문제를 매듭짓고 차기 대선은 오직 북핵 없는 통일과 경제 안정화로 대결하는 모습을 보여야만 한다. 

전대열 대기자. 전북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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