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명공학연구원, “‘다제 내성 바이러스’와 결합력 100배 높은 항체 발굴”

다제 내성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진단키트 살펴보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연구팀 (사진=한국생명공학연구원)
다제 내성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진단키트 살펴보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연구팀 (사진=한국생명공학연구원)

[중앙뉴스=김상미 기자] 항생제 등 내성을 갖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도 찾아내는 진단키트를 개발해 주목된다.

국내 연구팀이 모든 약제에 내성을 갖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검출할 수 있는 키트를 개발했다.

15일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정주연·임은경·강태준 박사 연구팀이 ‘다제 내성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하나인 ‘1223R/H275Y 돌연변이체’ 감염 여부를 진단할 수 있는 키트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다제 내성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인플루엔자 A-H1N1 바이러스(신종플루) 가운데 항바이러스제인 오셀타미비르(타미플루)나 자나미비어(리렌자) 모두에 내성을 보이는 바이러스다.

또한 ‘1223R/H275Y 돌연변이체’는 인플루엔자 A-H1N1 바이러스 표면의 ‘뉴라미니데이즈’ 단백질이 변이를 일으킨 바이러스다.

‘뉴라미니데이즈’는 증식된 바이러스가 밖으로 배출되도록 돕는 역할을 하는데, 타미플루나 리렌자는 뉴라미니데이즈의 기능을 차단해 바이러스가 밖으로 나오는 것을 방해한다.

뉴라미니데이즈에 변이가 생기면 항생제의 억제 기능이 떨어져 내성이 생기게 된다.

하지만 뉴라미니데이즈의 표면 구조는 일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표면 구조와 비슷해 검출용 항체 개발에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변형된 뉴라미니데이즈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항체를 선별했다.

항원과의 결합력 측정 결과 해당 항체는 일반 바이러스보다 ‘다제 내성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대해 100배 높은 결합력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개발한 항체를 종이 바이오 검출 장치에 적용한 ‘다제 내성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진단키트’를 개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진단키트의 금 나노입자 위에서 항체가 뉴라미니데이즈 단백질과 결합하면서 응집 현상이 발생하며, 이로 인한 나노입자의 색 변화를 통해 맨눈으로 바이러스 검출이 가능하다.

소량의 콧물을 이용해 20분 이내 신속하고 간편하게 다제 내성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바이러스 농도에 따라 검출 선의 진한 정도도 달라져 정량 분석도 가능하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지난 7월 9일 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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