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과 옵티머스는 정권말기 현상
라임과 옵티머스는 정권말기 현상
  • 전대열 대기자
  • 승인 2020.10.19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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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열 대기자
전대열 대기자

[중앙뉴스 칼럼=전대열 대기자]독재정권이 오래가면 말기적 현상이 나타난다. 국민을 핍박하고 인권을 짓밟으며 여론을 안중에도 두지 않는 것은 기왕에 해오던 일이지만 독재정권에 붙어먹으며 온갖 호사를 누려온 추세배들에게는 동물적인 감각이 살아있다.

거대한 선박에서 먹고 살던 쥐들이 어느 사이에 배를 빠져나가기 위해서 물에 뛰어들어 뭍으로 헤엄쳐나가기 시작하면 선원들은 뭔가 낌새를 챈다. 그것은 커다란 태풍이 일거나 해일이 일어날 조짐을 동물들이 먼저 알아차린다는 뜻이다. 육지에서도 뱀이나 새들이 지진이 일어날 것을 미리 알고 대피한다는 것은 거의 상식화한 얘기다. 편안하게 삶을 영위해오던 사람들은 이러한 동물적 예지능력이 발달했다고 보기 어렵지만 그렇지 않은 부류도 있는 것 같다.

강력한 독재정권이 계속되고 있을 때 그를 떠받들고 옹위하던 사람들은 언젠가 이 정권이 무너질 것이라는 두려운 예측을 하며 조마조마해 한다. 그럴 경우에 대비하여 외국으로 이민갈 수 있는 길을 열어놓기도 하고, 많은 재산을 감춰놓기도 한다. 과거에는 재산 감추기가 별로 어렵지 않았지만 금융실명제와 부동산 차명금지 등 정부의 방지대책이 세워지면서 은닉재산은 크게 줄어들었다.

이번에 선거법 위반으로 막판 기소된 국회의원들이 20여 명이나 된다는데 그 중에 일부는 재산을 축소해 신고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얼마나 재산이 많으면 후보 등록할 때 신고를 하지 않았을까 싶지만 그것보다는 재산의 형성과정에 문제가 있기 때문일 것이라는 추론도 가능하다. 대표적으로 걸린 사람이 김홍걸이다.

김대중 아들로 화려하게 등장한 그는 이 정권에서 승승장구하더니 기어코 국회의원까지 지명 받았다. 뭐 하나 남부러울 게 없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 형제들과 재산싸움을 벌이고 이제는 재산을 축소하여 신고했다는 혐의로 선거범죄로 기소되었으니 재산형성에 대한 검찰의 날카로운 조사가 진행될 것이다. 이런 소용돌이 속에서 요즘 최대의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은 라임과 옵티머스다. 나는 솔직히 말해서 라임이나 옵티머스 같은 회사에 투자할만한 재산이 없기에 이들과 어울리지 못했는지도 모르지만 이들이 벌인 사기행각은 무려 2조원에 달한다고 한다.

처음에는 엄청난 수익이 보장되는 것으로 홍보하여 투자자를 유혹했을 것이고 실제로 그렇게 믿을만한 조건이 형성되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것은 권력의 배경을 안은 것으로 착각하게 만드는 술수를 썼기 때문이다.

투자자의 신뢰를 자극하는 것은 최고 최대의 권력자들이 함께 한다는 사실이었다. 청와대의 모모씨와 국회의원 아무개 아무개, 장관 등 관계의 누구누구 등등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실력자들이 이 놀음에 동참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상 더 이상 의심의 여지가 없었을 것이다. 권력의 언저리에서 그나마 비벼대며 살아가는 그들의 행태는 우리가 간여할 필요가 없겠지만 그로 인해서 파생되는 엄청난 부정과 비리는 아무 것도 모르고 장롱을 털어 꺼내온 개미투자자만 골탕을 먹게 되었다.

이번 사기사건은 세상에 들어나기 훨씬 전에 검찰에 의해서 조사를 받기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권력자들의 개입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비밀이 지켜지는 통에 더 많은 선량한 국민들의 피해가 가중되었다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다. 이는 파사현정(破邪顯正)만을 지향하는 검찰이 권력의 눈치 보기에 급급하여 본래의 사명을 이행하지 않은데 있다. 검찰은 이미 조국사태와 추미애사태 그리고 윤미향과 서혜원 사건 등에서 철저하게 권력의 편에 섰다. 살아있는 권력과 치열한 싸움을 벌려야 할 검찰이 권력 앞에 납작 엎드린 자세는 참으로 민망스럽기 짝이 없다.

이러한 사태들을 보면서 지금 우리나라는 과연 민주주의를 절대 절명의 이념으로 추구하고 있느냐 하는 문제를 심각하게 되돌아보게 한다. ‘87민주화 이후 벌써 30년을 훌쩍 뛰어 넘었다. 소위 386으로 부르던 세대들이 이제는 586으로 불리며 정권의 핵심으로 등장했다. 이른바 진보좌파라고 하지만 그들의 행태는 이미 원래의 진보와는 색깔이 달라졌다. 원칙과 정의 그리고 자유와 평등의 실천이 진보의 개념이라면 지금의 진보좌파는 아집과 부정 그리고 억압과 자기 몫 이외에는 아무 관심도 가지지 않는 철저한 이익집단으로 전락했다.

지금 나타나고 있는 정권의 실상이 그러한 것이지 내가 억지로 두들겨 맞춘 얘기가 아니다. 때마침 불어온 코로나가 그들의 검은 속셈을 기막히게 감춰준다. 정권에 가깝거나 핵심에 있는 사람들은 문재인정권이 촛불 민주정권이라고 강변하지만 자기들에게 불리한 것은 잡아떼고 뻔뻔하게 남의 탓으로 돌리는 재주는 과거 히틀러나 전두환도 가져보지 못했던 희한한 돌림뱅이다. 20년을 집권하겠다고 하면서 마치 정권말기에 접어든 것처럼 너도나도 우선 내 몫부터 챙기는 현상을 보면 불쌍한 생각이 앞선다. 지진을 예지하고 도망치는 쥐들이 현명한 것인가.

전대열 대기자. 전북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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