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의 니즈에 맞춘 상품과 소비자 권리 강화
디지털 트렌드에 맞춰 비대면 영업 지원도 강화

삼성생명이 올해 연초부터 비대면 ‘디지털 진단 서비스’를 내놓는 등 보수적인 이미지에서 탈피하여 혁신적이고 공격적인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사진=중앙뉴스DB)
삼성생명이 올해 연초부터 비대면 ‘디지털 진단 서비스’를 내놓는 등 보수적인 이미지에서 탈피하여 혁신적이고 공격적인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사진=중앙뉴스DB)

[중앙뉴스=김상미 기자] 삼성생명이 올해 연초부터 비대면 ‘디지털 진단 서비스’를 내놓는 등 보수적인 이미지에서 탈피하여 혁신적이고 공격적인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근 디지털 보험시대 트렌드에 맞춰 조직을 개편하고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비대면 영업지원을 대폭 강화했다. 또한 소비자의 권리를 강화하는 경영전략을 내세우는 한편, 소비자의 니즈에 맞춘 상품 포트폴리오 구성으로 젊은층 공략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생명 전영묵 사장
삼성생명 전영묵 사장 (사진=삼성생명)

@ 비대면으로 5분이면 ‘보험가입 OK’

삼성생명은 최근 비대면으로 5분 만에 간편하게 가입심사를 완료할 수 있는 ‘디지털 진단 서비스’를 도입했다. 

‘디지털 진단 서비스’는 질병을 앓은 적 있거나 양호한 건강상태로 보험료 할인을 받으려는 가입자를 상대로 별도 진단 없이 비대면으로 그 자리에서 심사를 진행하는 서비스다.

가입자는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한 후 공동인증 절차만으로 건강보험공단의 건강검진 이력을 확인, 제출함으로써 따로 검진을 받지 않고 가입심사를 받을 수 있다.

삼성생명은 핀테크업체 투비콘과 협업으로 이 서비스를 도입해 작년 9월 우량체 보험료 할인 판정에 처음 적용했고, 이달부터 간기능과 혈당수치 등 건보공단 표준 데이터 항목을 추가해 가입심사에도 확대했다. 우량체 보험료 할인이란 체격, 흡연, 혈압 요건을 충족하면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제도다.

단, 디지털진단을 이용하려면 최근 2년 이내 건보공단 검진(건보공단 연계 직장 검진) 이력이 있어야 한다.

핀테크업체와 협업을 통해 건강보험공단에 등록된 검진 데이터를 끌어와 가입심사와 보험료 할인 등 건강상태를 평가하는 보험사가 늘고 있다.

또한 삼성생명은 지난해 11월 고객 불편을 해소하고 보험 컨설턴트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보험 계약과정을 디지털화한 ‘디지털 청약 프로세스’를 도입했다.

삼성생명은 비대면을 선호하는 추세에 맞춰 ‘모바일 청약’을 새롭게 도입했다. 컨설턴트의 상품 설명 이후 고객이 보험 가입을 원할 경우 컨설턴트를 다시 만날 필요 없이 스마트폰을 통해 가입할 수 있는 방식이다.

고객이 카카오톡으로 보험 가입 링크를 받으면 별도의 앱 설치 없이 본인 인증, 상품설명서 확인 등을 거쳐 직접 청약을 끝마칠 수 있다. 또 보험업계 최초로 ‘계약 전 알릴 의무’를 자동화했다.

그동안 고객들은 보험 계약 전 고지해야 하는 항목들을 기억에 의존해 과거 진료 이력 등을 입력해왔다. 그러나 고객이 동의만 하면 보험금 지급 이력을 자동으로 불러올 수 있도록 자동화해 빠른 시간 내 계약을 진행할 수 있게 했다.

3개월 내 삼성생명 보험 가입 이력이 있으면 별다른 작성 없이 자동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질병 이름에 유사검색어 기능까지 추가해 정확한 고지가 이뤄지게 했다. 고지 의무 위반 가능성이 줄고, 보험 가입 심사 기간도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생명은 디지털 청약 프로세스에서 태블릿 기능도 상향시켰다. 체크 횟수(68회→45회)·서명횟수(12회→8회)를 줄여 가입 시간을 단축했으며, 보험 가입 서식도 43종에서 27종으로 축소했다. 기존에 작성했던 보험 가입 내용을 불러오는 기능도 신설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새로운 디지털 청약 프로세스로 비대면으로도 언제 어디서든 보험을 가입할 수 있고 보험 가입 절차도 크게 단축됐다”며 “고객 중심으로 디지털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생명 디지털진단서비스
삼성생명 디지털진단서비스

@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의 ‘소비자 권리 강화’

특히 삼성생명은 소비자의 권리를 찾기 위한 제도 및 시스템을 강화했다. 이러한 기조는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의 시무식을 통해 읽을 수 있다.

지난 4일 전영묵 사장은 시무식을 통해 “새로운 10년이 시작되는 첫 해, 새로운 역사 창조를 위해 힘찬 레이스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은 이날 오전 생방송으로 진행된 온라인 시무식을 통해 삼성생명의 사명과 2030비전 달성을 위한 5가지 길로 △ 소비자와 함께하는 ‘상생의 길’ △현장과 함께하는 ‘소통의 길’ △ 장기 성장을 추구하는 ‘가치의 길’ △두려움 없는 ‘도전의 길’ △준법을 따르는 ‘정도의 길’을 제시했다.

전 사장은 고객과 함께하는 ‘상생의 길’ 실천을 위해 “소비자 권익을 되찾아 주기 위한 제도와 시스템을 강화하고, 혁신적인 상품과 새로운 서비스로 고객가치를 창출하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장과 함께하는 ‘소통의 길’을 넓히기 위해서 “경영진은 투명하게 있는 그대로를 임직원과 공유하고, 현장의 다양한 의견과 고충을 파악하며, 경영에 반영해 역동적인 문화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또한, 장기 성장을 추구하는 ‘가치의 길’에 대해서는 “모든 경영은 중장기 가치 제고에 도움이 되는지를 기준으로 삼고, 회사의 미래가치까지 고려하는 균형 있는 전략을 통해 가치 중심의 길로  회사를 이끌어 가겠다”고 덧붙였다.

전 사장은 “컴플라이언스 기능을 강화하고 내부통제시스템을 정비하여 ‘부실 없는 경영’을 착근 시키겠다”며, 신기술, 신사업, 신시장을 찾아 보다 높은 곳에서 더 멀리 보고 서슴없이 도전하며 새로운 성장의 길을 개척해 가는 두려움 없는 ‘도전의 길’을 제시했다. 

한편, 앞서 삼성생명은 건전성 관리를 위해 지난해 조직개편과 인사를 단행했다.

삼성생명 이 ‘금융복합기업집단의 감독에 관한 법률’(기존명칭 금융그룹감독법)에 맞춰 삼성금융계열사를 대표해 전체 위기·건전성관리에 나선다. 이를 위해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금융계열사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경쟁력 제고 태스크포스(TF)’는 중장기 전략 수립과 계열사 간 협업 과제에 집중하기로 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지나해 12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우선 삼성그룹 미전실 해체 이후 2018년 신설한 경쟁력 제고 TF의 인력 재배치와 함께 역할을 조정했다. 그동안 TF는 금융계열사의 공통 현안을 조정·협의하는 ‘컨트롤타워’의 역할을 해왔다.

이는 금융복합기업집단감독법 시행에 앞선 조치로 해석된다. 내년 7월 시행되는 금융복합기업집단감독법은 기업집단 소속 금융계열사의 동반부실화를 방지하기 위해 마련됐다.

법안 내용을 보면 금융 집단을 대표하는 금융회사를 대표금융 회사로 선정, 내부통제·위험관리, 건전성 관리, 보고·공시 등 제반 업무를 총괄해 취합·제출하게 된다. 또 내부통제ㆍ위험관리 정책을 수립·마련하게 했다.

법 시행에 따라 그간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금융경쟁력TF 대신 삼성생명이 삼성화재를 포함해 삼성증권, 삼성카드, 삼성 자산운용 등 5개 계열사의 대표회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또한 소비자 권리 강화 차원에서 소비자보호팀을 최고경영자(CEO) 직속의 ‘소비자보호실’로 격상했다. 올해부터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시행되는 만큼 CEO가 직접 소비자보호 관련 사안들을 들여다보며 소비자 만족도 관리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디지털사업부, 데이터전략팀 등을 확대 재편했으며, 전속 설계사(FC) 관련 조직인 FC 영업본부를 2개에서 1개로 통합했다. 경영 효율을 높이고, 현장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생명은 앞서 임원인사를 통해 15명이 승진인사를 단행하는 한편, 다른 금융계열사도 조직개편을 진행했다. 

삼성화재 는 디지털본부를 신설해 디지털 채널 활성화를 위한 컨트롤 타워 역할을 부여하기로 했다. 글로벌사업부는 경영지원실 산하 신사업전략팀과 통합한다. 인수합병(M&A)과 그룹 내 시너지를 연계한 해외사업 전략수립과 실행 업무를 총괄한다.

삼성카드 도 디지털 기반 비즈니스 혁신 가속화와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초점을 맞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디지털혁신실 산하로 ‘BDA 센터’와 ‘IT담당’을 편제해 데이터와 디지털 결집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했다.

또 금융과 신규사업 등 수익원 창출을 위해 금융신사업본부를 신설하고 마케팅본부로 온ㆍ오프라인 마케팅 채널을 일원화했다. 개인과 법인영업 등 현장영업을 신판영업본부로 통합하고 ‘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ESG)’파트를 신설해 지속가능 경영체제를 강화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삼성생명이 연초부터 예전과 다르게 공격적인 경영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포화된 국내 생명보험시장에서 새로운 먹거리 발굴을 통한 지속성장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장기 전략의 일환으로 분석된다”며 “여기에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앞당겨진 경제 전반의 언택트 조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전략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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