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중음악 100대 명반에 2장의 앨범을 올려놓은 인디밴드
라디오와 음악다방에서 심심치 않게 흘러나온 노래들

[중앙뉴스=박기연 기자]클래식은 언제나 들어도 좋고, 대중음악은 누구나 들어도 좋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가수 이종만의 음반을 제작 발매하는 곽창식 대표가 말문을 열었다. 바꿔서 말하자면 클래식 음악을 누구나 다 좋아하진 않는다는 말이고, 대중음악은 유행을 타서 수명이 짧다는 말이다. 계속 말을 이어나간다. “근데 대중음악도 클래식처럼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우리 곁에 계속 머무르는 곡들이 쌓여가고 있죠. 비틀즈의 예스터데이, 프랭크 시나트라의 마이웨이, 가요로는 상록수, 아침이슬 등등 앞으로 백년이 지나도 계속 불리 울 거라고 확신합니다. 이렇게 두고두고 언제 들어도 좋은 음악을 찾아서 음반으로 내놓으려하고요”

노래하는 지휘자 이종만 지난 2011년12월12일 영등포아트홀에서 뉴트리팝스오케스트라 송년음악회를 지휘했다 당시포스트 사진.(자료=중앙뉴스DB)
노래하는 지휘자 이종만 지난 2011년12월12일 영등포아트홀에서 뉴트리팝스오케스트라 송년음악회를 지휘했다 당시포스트 사진.(자료=중앙뉴스DB)

한국대중음악 100대 명반에 2장의 앨범을 올려놓은 인디밴드 허클베리핀의 전 앨범 LP제작발매로 관심을 모았던 엘피플렉스에서 또다시 주목할 만한 앨범을 발매한다.
흔히 말하는 ‘얼굴 없는 가수’라는 표현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80년대 포크가수 이종만의 베스트 음반이다.

최규성 대중문화평론가는 가수 이종만의 음반 발매에 대한 환영사를 이렇게 서술했다.

"싱어송라이터 이종만을 기억하는 대중이 몇이나 될까? 80년대 후반에 진중하게 대중가요를 향유했다면 개성 넘치는 그의 노래 <장돌뱅이>, <음악이 생의 전부는 아니겠지만> 정도는 들어보았을 것이다.

가수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지만 그 곡들은 라디오와 음악다방에서 심심치 않게 흘러나오며 청자의 심장을 저격했던 노래들이다. 슬픔을 머금은 그의 회색빛 음색은 한번 들으면 헤어나기 힘든 중독성을 발휘하는 마력이 담겨 있었다. 

이종만이 베스트 LP로 돌아왔다. 정상유통을 못한 4집을 제외한다면 1992년 3집 이후 30년만의 귀환이다." (라이너노트 ‘싱어송라이터 이종만의 음악여정’중)

1988년 1집 음반 발매 때부터 주로 힘들고 외로운 삶에 대해 따뜻한 눈길을 주며 희망과 위로의 이야기를 전하던 이종만의 노래는 결코 화려하거나 현란하지 않다. 하지만 그의 개성있는 목소리와 노랫말은 일상에 지친 우리들에게 포근한 위안을 주는 여전히 유효한 이야기이다.

이달 '이종만의 노래이야기' LP 발매 소식에 또 하나의 특이하고 재미있는 에피소드는 이번 음반자켓이 손으로 직접 그려가며 디자인해서 아빠에게 선사하는 딸의 축하선물이라는 점이다. 입가에 미소가 생기는 따뜻한 가족애가 아닐 수 없다.

포크가수 이종만 노래이야기 30년만의 LP 발매 케이스와 수록곡명(사진=이종만)
포크가수 이종만 노래이야기 30년만의 LP 발매 케이스와 수록곡명(사진=이종만)

“음악은 가사에 맞춰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이야기라 생각합니다. 저는 그동안 너무 게을렀어요. 이번 앨범이 나오면 노래로 이야기하는 공연을 꿈꾸고 있어요. 제 노래로 활동을 너무 오랫동안 못했기에 큰 극장에서 공연하면 누가 올까 싶네요. 그저 10명이 오든 한 명이 오든 상관없이 여행 다니듯 전국을 도는 소극장 공연으로 제 음악으로 관객들과 소통할 수 있다면 행복할 것 같습니다." (이종만)

코로나19로 인한 공연의 여러 제약이 사라질 때 쯤이면 다시금 무대에서 노래로 이야기하는 가수 이종만을 만날 수 있을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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