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선 전체 발주량 51% 중 한국이 49% 따내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1만45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사진=한국조선해양)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1만45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사진=한국조선해양)

[중앙뉴스=김상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속에서 컨테이너선이 올해 초 조선시장을 살렸다. 이는 올해 전 세계 조선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는 데에는 컨테이너선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올해 발주된 컨테이너선의 절반 가량을 거머쥐며 회복 추세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9일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현재까지 전세계에서 총 481만5천303CGT(표준선 환산톤수·169척)가 발주된 가운데 컨테이너선은 이중 51%(244만6천992CGT·66척)를 차지했다. 지난해 전체 발주량에서 컨테이너선이 차지하는 비중은 19%였던 것을 고려하면 크게 증가한 규모다.

컨테이너선에 이어 유조선을 포함한 탱커선(87만3천200CGT·30척), 자동차운반선 등 기타선(57만6천30CGT·37척),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39만5천477CGT·16척), 벌크선(35만2천161CGT·18척) 순으로 올해 발주가 이어졌다.

우리나라 수주 선종에서도 유사한 경향이 나타났다. 국내 조선업계가 올해 들어 총 249만6천758CGT(64척)를 수주한 가운데 이중 컨테이너선 비중은 48%(120만2천272CGT·22척)에 달했다.

올해 전 세계에서 발주된 컨테이너선의 49.1%도 우리나라가 수주했다. 이어 탱커선(69만3천641CGT·22척), LPG운반선(24만5천348CGT·11척), 기타선(18만4천54CGT·7척)순으로 수주가 많았다.

컨테이너선의 발주 증가는 운임 급등에 기인한 바가 크다. 컨테이너 운송 15개 항로의 운임을 종합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5일 전년 동기의 3배 수준인 2천721.94를 기록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운임 급등으로 신규 투자 여력이 생긴 선사들이 경기 회복 추세에 물동량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자 앞다퉈 컨테이선에 투자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일례로 컨테이너선 운임이 지난해 3분기 이후 계속 급등세를 타자 지난해 컨테이선 발주량의 73% 가량이 4분기에 이뤄진 것이 이런 추세를 방증한다.

국제해사기구(IMO) 환경규제 강화에 따른 노후선 교체 수요도 컨테이너선을 비롯한 선박 발주를 더욱 늘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이 올해 발주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탱커선, LPG운반선을 각각 100%, 79%, 62%씩 점유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전망은 더욱 밝아진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운임 증가에 힘입어 컨테이너선 발주가 줄짓고 있다”면서 “탱커선 운임은 아직 회복세라고 보기 어려워 올 하반기나 내년 초 정도부터 발주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러한 가운데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라이베리아 선주와 2천832억원 규모 컨테이너선 2척의 건조계약을 체결했다고 8일 공시했다. 수주된 선박은 현대중공업에서 건조돼 2023년 5월까지 선주사에 인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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