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과 반도체 시장 업황 호조에 힘입어 
기업 실적과 주가 상승에 대한 시장 기대치도 높아지고 있어

SK하이닉스 메모리 반도체가 슈퍼사이클(초호황)을 타면서 기업의 상승 기운을 이끌고 있어 주목된다.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메모리 반도체가 슈퍼사이클(초호황)을 타면서 기업의 상승 기운을 이끌고 있어 주목된다. (사진=SK하이닉스)

[중앙뉴스=김상미 기자] SK하이닉스 메모리 반도체가 슈퍼사이클(초호황)을 타면서 기업의 상승 기운을 이끌고 있어 주목된다. SK하이닉스가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과 반도체 시장 업황 호조에 힘입어 실적과 주가 상승에 대한 시장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는 올해 1분기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1% 늘며 1조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주가는 전일 대비 3.01% 오른 13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최근 석 달 새 약 19% 상승세를 기록했다. 개인투자자들이 이달 들어 꾸준히 순매수세를 보이고 있다.

SK하이닉스에 이목이 쏠리는 것은 올해 반도체 수요 증가 등에 힘입어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예상보다 빨리 찾아올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특히 SK하이닉스 주력 제품인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증권가는 내다보고 있다.

이날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DDR4 8GB) 현물가는 4.25~4.65달러 수준이다. 지난 2월 4달러 선을 넘어섰는데, 이는 2019년 4월 이후 22개월 만이다. 재고자산 회전율도 낮아 향후 D램 고정 가격은 상승 여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물가와 고정가 괴리가 커졌다는 것은 D램 현물 가격이 상승했다는 것으로,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D램 고정가격 역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데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서버용 D램, 모바일과 PC 수요 역시 동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업체들도 올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구축에 뛰어들 계획이다. 일례로 구글은 올해 스페인, 카타르, 프랑스 등에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구축을 예고한 상태다. 이뿐만 아니라 비트코인 채굴 수요 증가도 D램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이날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SK하이닉스 예상 영업이익은 1조2102억원 수준이다. 작년 1분기 영업이익이 8003억원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51% 증가한 수치다. 올해 전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8조5376억원, 10조4806억원으로 지난해 잠정치와 비교해 각각 21%, 109% 상승할 것으로 증권가는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영화 10편을 1초만에 처리할 수 있는 업계 최대 용량 18GB 모바일 D램 양산한다.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영화 10편을 1초만에 처리할 수 있는 업계 최대 용량 18GB 모바일 D램 양산한다. (사진=SK하이닉스)

@ 최대 용량 모바일 D램 양산…“영화 10편 1초에 처리”

또한 앞서 SK하이닉스는 업계 최대 용량인 고사양 18GB LPDDR5 모바일 D램을 양산한다고 밝혀 시장 기대치가 상승한 바 있다. 처리 속도는 기존 제품과 비교해 20% 빨라진 것으로 고성능 카메라 앱, 인공지능 등 고사양 반도체가 필요한 시장을 선점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지난해 12월에는 176단 3D 낸드 공정 개발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영화 10편을 1초만에 처리할 수 있는 업계 최대 용량 18GB 모바일 D램 양산한다. 이와 관련 SK하이닉스는 업계 최대 용량인 18GB 짜리 LPDDR5 모바일 D램의 양산을 시작했다고 8일 밝혔다.

SK하이닉스의 이 신제품은 최고 사양 스마트폰에 장착돼 고해상도 게임과 동영상을 재생하는 데 최적의 환경을 지원한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SK하이닉스는 향후 초고성능 카메라 앱, 인공지능(AI) 등 최신 기술로 신제품 적용 범위가 계속 넓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16GB 제품보다 용량이 커지면서 데이터 일시 저장 공간이 확대돼 처리 속도와 영상 품질이 대폭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가 양산하는 이 신제품은 기존 스마트폰에 탑재된 모바일 D램(LPDDR5, 5500Mb/s)보다 약 20% 빨라진 초당 6400Mb 속도로 동작한다. 6400Mb/s는 풀HD급 영화(5GB) 10편을 1초 만에 처리할 수 있는 속도다.

SK하이닉스는 이 제품을 글로벌 IT 기업인 에이수스(ASUS)가 출시하는 게이밍 스마트폰인 ‘ROG(Republic of Gamers) 5’에 공급한다. SK하이닉스는 고용량 D램이 향후 초고성능 카메라 앱과 인공지능(AI) 등 최신 기술로 적용 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다.

시장조사기관인 옴디아에 따르면, LPDDR5 D램 수요는 현재 모바일 D램 전체 시장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다. 다만 첨단기기 적용 범위가 갈수록 늘어나는 데 맞춰 매년 수요가 크게 늘어 오는 2023년에는 50%를 넘어설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업계 최고층인 176단 512Gb(기가비트) TLC(Triple Level Cell) 4D 낸드플래시를 개발했다고 지난해 12월 7일 밝혔다.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업계 최고층인 176단 512Gb(기가비트) TLC(Triple Level Cell) 4D 낸드플래시를 개발했다고 지난해 12월 7일 밝혔다. (사진=SK하이닉스)

@ 업계 최고층 ‘176단 4D 낸드’ 개발…업계 최고 수준 원가경쟁력 확보
 
앞서 SK하이닉스는 업계 최고층인 176단 512Gb(기가비트) TLC(Triple Level Cell) 4D 낸드플래시를 개발했다고 지난해 12월 7일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이 제품을 솔루션화하기 위해 지난달 컨트롤러 업체에 샘플을 제공했다.

SK하이닉스는 96단 낸드플래시부터 CTF(Charge Trap Flash)와 고집적 PUC(Peri Under Cell) 기술을 결합한 4D 제품을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이번에 개발한 176단 낸드는 3세대 4D 제품으로 업계 최고 수준의 웨이퍼 당 생산 칩 수를 확보했다. 

이를 통해 비트 생산성은 이전 세대보다 35% 이상 향상돼 차별화된 원가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됐다. 2분할 셀 영역 선택 기술을 새롭게 적용해 셀(Cell)에서의 읽기 속도는 이전 세대 보다 20% 빨라졌다. 또한 공정 수 증가 없이 속도를 높일 수 있는 기술도 적용해 데이터 전송 속도는 33% 개선된 1.6Gbps를 구현했다.

SK하이닉스는 내년 중반, 최대 읽기 속도 약 70%, 최대 쓰기 속도 약 35%가 향상된 모바일 솔루션 제품을 시작으로 소비자용 SSD와 기업용 SSD를 순차적으로 출시하는 등 응용처별 시장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낸드플래시는 층수가 높아지면서 셀 내부의 전류 감소, 층간 비틀림 및 상하 적층 정렬 불량(Stack misalignment)에 따른 셀 분포 열화 현상 등이 발생하게 된다. SK하이닉스는 이러한 어려움을 ▲ 셀 층간 높이 감소 기술 ▲ 층별 변동 타이밍(Timing) 제어 기술 ▲ 초정밀 정렬(alignment) 보정 등 혁신적인 기술로 극복하고 업계 최고 수준의 176단 낸드를 개발했다.

또한 176단 4D 낸드 기반으로 용량을 2배 높인 1Tb(테라비트) 제품을 연속적으로 개발해 낸드플래시 사업 경쟁력을 높여 나간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 낸드개발 최정달 담당은 “낸드플래시 업계는 집적도 향상과 생산성 극대화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며 “SK하이닉스는 4D 낸드의 개척자로서 업계 최고의 생산성과 기술력으로 낸드플래시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2020년 4,318억GB인 낸드플래시 시장이 2024년에는 13,662억GB로 확대되어 연평균 33.4%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SK하이닉스, ESG 경영 강화 위해 10억 달러 규모 그린본드 발행

한편 SK하이닉스는 지난 1월 14일 ESG1)(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가속화를 위해 친환경 사업에 투자하는 10억 달러 규모의 그린본드(Green Bond)를 발행한다고 발표했다. 

그린본드는 환경친화적 투자에 필요한 자금 조달을 위한 용도로만 쓸 수 있는 특수목적 채권이다.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기업 중 그린본드를 발행한 경우는 SK하이닉스가 처음이다. 

최근 세계 유수 기업들은 기후변화 등에 선제적 대응을 하기 위해 ESG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실제로 애플, TSMC 등 글로벌 IT 기업들은 RE1002)에 참여하고, ESG 채권3) 발행을 진행한 바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지난해 말 SK 주요 관계사들과 함께 국내 기업 최초로 RE100에 동참했다.

이번 그린본드에는 전세계 230여 개 기관 투자자로부터 54억 달러의 주문이 몰렸다. 이에 따라 회사는 당초 5억 달러 수준으로 계획했던 발행 규모를 10억 달러로 대폭 늘렸다.

SK하이닉스는 그린본드를 통해 마련한 재원을 수질 관리, 에너지 효율화, 오염 방지, 생태환경 복원 등 친환경 사업에 투자할 예정이다. 특히 반도체 산업에서 중요성이 매우 높은 물 관리를 위해 신규 최첨단 폐수 처리장 건설과 용수재활용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이와 함께 IT 산업 전반의 탄소 배출 저감을 위해 저전력 SSD(Solid State Drive, 낸드 기반 저장장치) 개발 사업 등 다양한 프로젝트도 추진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대표적인 저장장치 중 하나인 HDD(하드 디스크 드라이브)를 SSD로 대체해 가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이는 제품 기술력의 진보는 물론, IT 기기의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여 환경 분야 사회적 가치 창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HDD를 저전력 SSD로 대체하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93% 이상 저감할 수 있다고 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이번 글로벌 그린본드의 성공적인 발행은 RE100 가입을 포함한 회사의 적극적인 친환경 행보를 글로벌 투자자들이 인정해준 결과라고 본다”며 “ESG 경영을 선도하는 메모리반도체 기업으로서 지속가능한 성장동력을 확보하여 EV(경제적 가치)뿐 아니라 SV(사회적 가치)를 높이는 데도 기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월 D램과 낸드를 양 날개로 사업 경쟁력을 공고히 하는 한편, ESG 활동을 통해 SV 창출에도 적극 나선다는 파이낸셜 스토리(Financial Story) 비전을 밝힌 바 있다. 올해부터 이를 본격적으로 실행하면서 이해관계자들의 신뢰를 확보함으로써 기업가치를 더 높여 나갈 계획이다.  

여기에는 ESG경영을 통해 새로운 기업가 정신을 실현하겠다는 최태원 회장의 강한 의지가 뒷받침하고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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