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란반정(撥亂反政)없는 내로남불 정치...한번이면 족하다

윤장섭 기자
윤장섭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5월 10일 대통령 취임 일성으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노라고 두주먹을 불끈 쥐었다.

"세월은 유수(流水)와 같다고 하더니 벌써 대통령의 시간은 4년이 흘렀고, 국민들은 대통령이 약속했던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4년째 경험하고 있는 중이다. 비록 "1년이라는 시간이 남긴 했지만 대통령의 시간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이번 대통령의 "4주년 연설과 기자회견은 '백무일취'(百無一取)의 종합편이라 해도 틀리지 않을 정도다." 취할게 하나도 없는 초라한 성적표에 부끄러워 해야할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국민들 앞에 서서 담담히 반성문이 아닌 자화자찬(自畫自讚)의 담화를 고(告)했다." 국민들이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의 종합편을 말이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평할 것이라고 했던 대통령의 말은 4년이 흐른 지금 기회"는 처음부터 없었고 "과정은 공평할 것이라고 했던 대통령의 부드러운 약속은 좌클릭 세력만이 파이를 나누는 세상"이 되었다. "정의로울 것이라고 했던 대통령의 약속도 정치와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분야에서 구린내가 진동했다."

철판 지지층이라고 했던 "2030세대가 분노했고, 유모차 부대는 물론 4~50대도 절반 이상이 문심(文心)의 이중적 행위에 반발해 등을 돌렸다." 뿐만 아니라 "내로남불과 불평등, 검찰 개혁으로 촉발된 조국 사태와 함께 부동산 사태는 40%에 이르는 중산층의 표심"을 이탈하게 만들었고, 그 결과는 참담했다.

"4.7보궐 선거판에 뛰어든 집권당의 시장 후보자가 놀랐고, 민주당은 아연실색(啞然失色)했으며 청와대는 기가죽었다. 심지어 4~50%를 넘나들던 대통령의 지지율"은 4.7보궐선거 참패 이후 30%선 밑으로 곤두박질 쳤다.

지난 "2018년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집권당인 민주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초반 인기에 편승해 서울과 부산을 파란 물결"로 도배하고 승리의 노래를 불렀다. 그러나 "3년이 흐른 지난 4.7보궐선거에서는 단 한곳도 파란 깃발을 꼿 지 못했고, 반대로 빨간 물결이 서울과 부산을 덮었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진 걸까?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발란반정'(撥亂反政)에 있다. "내로남불의 정치를 인지하지 못하고 질서있는 세상"을 회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 "4주년 연설에서 문 대통령은 현재 국.내외적으로 처해있는  위기의 상당 부분을 본인의 소치(所致)로 인해 생겨난 것이라 인정하고 가장 먼저 국민들께 머리"를 조아렸어야 했다. 그러나 "대통령의 연설문에서는 그 어디에도 국민들께 미안해 하거나 정부가 국정을 잘못 이끌었다"고 인정한 구절은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다.

단 하나 "대통령이 어느 정권보다 자신있다며 큰소리 쳤던 부동산 정책의 실패에 대해서 만은 짤막하게 유감"을 표시한 것이 전부다. 이날 "TV를 지켜보았던 국민들 대다수는 내로남불의 끝판왕을 보는 듯 하다"고 했고 급기야 "제1 야당에서는 국민과 같은 하늘 아래 산다는 것이 의심스러울 정도의 인식 차이를 보여줬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정의당은 "지난 4·7 재보선에서 성난 민심이 던졌던 '이건 누구의 나라냐'는 질문에 자화자찬이 아니라 반성문을 내놓았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그럼에도 국민들의 고난과 시선은 안중에도 없이 대통령은 계속 마이웨이로 가겠다는 것이다.

"청와대 역시 이눈치 저눈치 안보고 남은 1년 동안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것이 이번 연설의 요지이자 대국민 선전포고다. "필자 역시 대통령의 연설문과 기자화견 내용 대부분이 필자와 궤"를 달리 하거나 이치에 맞지 않는 내용들이 대부분이어서 '구구절절'(句句節節)지면에 올려 감 놔라 배 놔라 하며 따지기도 싫다.

이번 연설을 마지막으로 대통령의 공식 연설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의 남은 1년은 과(過)보다는 실(實)을 얻기위한 것에 맞추어져야 한다.

"대통령의 남은 1년의 시간은 지난 4년을 복귀할 수 있는 시간이자 퇴임 이후의 미래를 설계할 시간이다." 그렇게 귀한 시간을 '반박지탄'(班駁支嘆)이나 '방약무인'(傍若無人)으로 보내서는 안된다.

"대다수 전임 대통령의 퇴임 이후 삶이 어떠했는지는 누구보다 문재인 대통령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는 "자화자찬에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최고의 국정 책임자로서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고언(苦言)을 마다"하지 말며 좌고우면(左顧右眄)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데 대통령은 남은 1년을 써야한다. 1년은 그리 긴 시간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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