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개만도 못하냐” 불만에도 눈치 보느라 ‘쉬쉬’
기관장 “직원들 스스로 한일, 시켜서 한 게 아니다”

사진은 경북도청 전경. 경북도는 갑질 논란을 빚고 있는 문제의 기관에 매년 수십억 원을 지원하고 있다.
사진은 경북도청 전경. 경북도는 갑질 논란을 빚고 있는 문제의 기관에 매년 수십억 원을 지원하고 있다.

[중앙뉴스 영남취재본부] 경상북도(도지사 이철우) 출자·출연기관의 모 기관장이 직원들에게 반려견의 수발(?)을 들게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갑질 논란을 빚고 있다.

제보에 따르면 기관장은 A씨는 올해 5~6월경 호피 무늬의 진돗개 한 마리를 사무실에 데려와 무려 2주가량을 이곳에서 돌봤다.

이 반려견은 수도권에 거주 중인 A씨 가족의 개인 사정으로 인해 이곳으로 데려왔는데, 업무시간에도 직원들이 산책을 시키는가 하면 애견용품 심부름도 담당했으며, 출퇴근 시에는 운전기사가 관용차에 태워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몸집이 성인 남성을 압도할 만큼 큰 개인데도 입마개조차 하지 않아 일부 직원들은 상당한 위협을 느끼면서 업무에 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직원들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 한다. 한 직원은 “내가 개만도 못하냐”며 공공연하게 자조 섞인 푸념을 털어놓기도 했다고 한다.

제보자는 “수십여 명이 근무하는 사무실에 반려견을 데려온 자체가 갑질이다. 직원 중에 개인 사정으로 어느 누가 그런 짓을 할 수 있겠나. 일부 직원은 업무시간에도 개를 돌봤다. 그들이 좋아서 그랬겠냐”며 A씨의 갑질에 분개했다.

이에 대해 A씨는 “딸에게 사정이 생겨 반려견을 돌볼 수 없게 돼 사무실로 데려왔다. 하지만 산책 등은 직원들이 좋아서 스스로 한 것이지 누가 시켜서 한 게 아니다”고 해명했으나, 도 차원의 감사가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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