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담화내고 한미연합훈련 맹비난..."배신적인 처사와 환영받을 수 없는 자멸적 행동"

[중앙뉴스=윤장섭 기자]한미 군 당국이 "한미연합훈련의 본 훈련에 앞서 사전훈련을 오늘부터 3박 4일간의 일정에 돌입했다."

한미 군 당국이 "한미연합훈련의 본 훈련에 앞서 사전훈련에 돌입했다."(사진=중앙뉴스 DB)
한미 군 당국이 "한미연합훈련의 본 훈련에 앞서 사전훈련에 돌입했다."(사진=중앙뉴스 DB)

한미 군 당국은 본훈련에 앞서 오는 13일까지 한반도의 전시상황을 가정한 사전연습 격인 위기관리 참모훈련(CMST)을 시작으로 사실상의 한미 연합훈련인 합동군사연습을 개시했다.

"위기관리 참모훈련(CMST)은 공식 훈련 일정에는 포함되지 않는 합참 주도의 연습이지만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는 점에서 북한의 반응이 주목된다.

하반기 한미연합훈련은 국지도발과 테러 등 위기 상황을 상정하고 이를 어떻게 대응해 전쟁으로 사태가 확산하는 것을 막을 수 있을지에 초점이 맞춰지는 훈련이다.

앞서 우리군 관계자는 "위기관리 참모훈련에 대해서는 별도의 자료 제공이 없고 합동참모본부 주관으로 시작된다"고 밝힌바 있다. 위기관리 참모훈련은 전쟁 발발 전의 돌발 사태를 적절히 관리해 위기 발생 이전의 상태로 돌려놓는 방안을 점검하는 훈련이다.

한반도 위기 상황 점검 훈련인 위기관리 참모훈련이 끝난 뒤인 오는 16일부터 26일까지 열흘간 본 훈련이 진행된다. 본훈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상황 등을 고려해 전투참모단에 증원 인력을 편성하지 않는 등 전반기 훈련 때보다 참여 인원을 줄였다. 특히 16∼26일로 예정된 연합지휘소훈련(21-2 CCPT)은 증원 인력 없이 작전 사령부급 부대의 인원만 훈련에 참여하고, 사단급 이하 부대의 참가 수준도 대폭 축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원이 축소되기는 했지만 예년처럼 방어(1부)와 반격(2부) 등의 시나리오 그대로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의 지휘소연습(CPX)으로 진행된다. 지휘소연습은 조정 없이 진행되며, 전시작전통제권을 가진 폴 러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이 주관할 예정이다.

우리군 당국자는 전체적인 모든 훈련은 폴 러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이 주관하지만 "김승겸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대장)이 1부와 2부 때 각각 하루만 사령관을 맡아 연합군을 지휘하는 미래연합사령부의 완전운용능력(FOC) 예행 연습도 진행된다"고 밝혔다.

한미는 16일 본훈련 시작 직전에 시기와 규모 등을 공동발표하고 관례에 따라 북한-유엔군사령부 직통전화로 북측에 훈련 일정과 성격 등을 통보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한미연합훈련 사전훈련 개시일인 오늘 담화를 냈다." 앞서 김여정 부부장은 "지난 1일 담화를 통해 8월 한미연합훈련이 남북관계의 앞길을 흐리게 할 수 있다"며 한국의 관련 결정을 예의주시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바 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한미연합훈련 사전훈련 개시일인 오늘 담화를 냈다."(사진=김여정 부부장. YTN방송 캡처)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한미연합훈련 사전훈련 개시일인 오늘 담화를 냈다."(사진=김여정 부부장. YTN방송 캡처)

김 부부장은 오늘 담화에서 남한과 미국을 싸잡아 비난하며,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침략성’으로 규정하고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자멸적인 행동”이라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김 부부장은 미국과 남조선군은 끝끝내 정세 불안정을 더욱 촉진시키는 합동군사연습을 개시했다"며 남조선 당국자들의 배신적인 처사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김 부부장은 “이번 합동군사연습은 우리 국가를 힘으로 압살하려는 미국의 대조선적대시정책의 가장 집중적인 표현이며 우리 인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조선반도의 정세를 보다 위태롭게 만드는 결코 환영받을 수 없는,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자멸적인 행동이다”며 “거듭되는 우리의 경고를 무시하고 강행하는 미국과 남조선 측의 위험한 전쟁 연습은 반드시 스스로를 더욱 엄중한 안보위협에 직면하게 만들 것이다”고 경고했다.

특히 미국을 향해서는 미국이야말로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는 장본인이라며 현 미 행정부가 말하는 '외교적 관여'와 '전제 조건 없는 대화'란 저들의 침략적 본심을 가리기 위한 위선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그 어떤 군사적 행동에도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국가방위력과 강력한 선제타격 능력을 보다 강화해나가는 데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부부장은 또 담화 말미에 “나는 위임에 따라 이 글을 발표한다”라고 강조해 이번 담화가 김정은 북한 국미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나온 것임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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