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안전관리원, 56년된 의성 단독주택 붕괴사고 조사
안전 무시한 ‘경험 의존 공사’가 사망사고 불러

국토안전관리원이 소규모 주택 공사에서 안전 규정을 준수하지 않은 채 작업자의 경험에만 의존하는 관행이 여전해 근로자 사망사고가 초래되고 있다며 인․허가 기관의 보다 엄격한 안전관리 등을 주문했다.

국토안전관리원은 지난 7월 경북 의성군에서 발생한 단독 주택 붕괴사고와 관련한 자체 조사위원회(사조위)의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 같이 지적했다.

의성 단독주택 붕괴사고 현장 (제공=국토안전관리원)
의성 단독주택 붕괴사고 현장 (제공=국토안전관리원)

이번에 조사 대상이 된 사고는 지은 지 56년이 지난 한옥 주택 리모델링 공사 중 건물 전체가 붕괴되면서 작업자 1명이 숨진 경우였다. 해당 사고는 목조 건물 내부 및 외벽을 철거하고 골조 보강과 내부 바닥 정리 공사를 진행하던 중에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 결과 이 공사는 기둥 또는 보 등을 해체하거나 3개 이상의 수선에 해당하는 건축물의 ‘대수선 공사’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경우 건축주는 인·허가기관에 설계도서를 구비해 신고를 한 후 공사를 시작해야 함에도 이를 어기고 임의로 해체공사를 진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내‧외부 벽체 철거 과정에서 상부 하중을 지지하기 위한 가설 지지대를 설치했으나 수평방향의 지지대는 설치하지 않아 휨 및 편심 하중에 의한 안정성이 결여됐던 사실도 드러났다.

가설 지지대의 지지상태 불량으로 건물 일부가 기울어졌음에도 별다른 보강 대책 없이 작업을 진행하다 기둥이 전도되면서 건물 전체가 붕괴된 것으로 사조위는 결론내렸다.

사조위는 의성 단독주택 붕괴사고는 이처럼 건축주 및 시공자의 안전의식 부족으로 인·허가 절차, 설계도서 작성 및 검토 등 법적 절차를 지키지 않은 채 오직 경험에만 의존해 공사를 진행하다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사조위는 이번 사고처럼 소규모 건축공사에서 부실한 구조검토 및 시공상세도 등으로 인한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공사의 안전성‧시공성‧현장 적용성 등에 대한 인·허가기관의 보다 철저한 검토, 리모델링 공사시 건축주에 대한 기술 지원, 철거 시 현장 확인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박영수 원장은 “건설공사 사망사고는 소규모 건설현장에서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인․허가기관과 건설 관계자의 각별한 관심과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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