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장흥군 관산읍과 대덕읍 경계에 있는 천관산(723m)은 천풍산(天風山),또는 지제산(支提山)이라고도 하는데 1998년10월 13일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지리산(智異山), 월출산(月出山), 내장산(內藏山), 내변산(內邊山)과 함께 호남지방의 5대 명산 가운데 하나이다.

수십 개의 봉우리가 하늘을 찌를듯이 솟아있는 것이 마치 천자(天子)의 면류관과 같아 천관산이라는 이름이 생겼으며, 신라 김유신(金庾信)과 사랑한 천관녀(天官女)가 숨어 살았다는 전설이 전해온다.

삼림이 울창하고 천관사, 보현사를 비롯해 89개의 암자가 있었지만, 지금은 석탑과 터만 남아 있으며 산 정상 주변에는 당암(堂巖), 고암(鼓巖), 사자암(獅子巖), 상적암(上積巖) 등 기암괴석들이 하늘로 솟아있고, 특히나 가을 억새로 유명하다.

억새(으악새)는 가을이 여물어 가는 9월 중순께 피기 시작해 10월 중순에 그 장관을 이루는데 그 색깔은 햇살 강도와 방향에 따라 하얀색이나 잿빛을 띠게 되며 가장 보기 좋은 흰색은 태양과 억새가 45도 이하를 이루며 역광을 받을 때...
따라서 오전 9시 이전이나 오후 5시 이후에 태양을 안고 바라보아야 그 모습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고 한다.


강원도 민둥산 억새는 여러차례 보았지만 장흥 천관산은 올해 처음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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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관산을 오르는 등산코스는 여러개가 있지만 대부분 장천재에서 올라 환희대를 거쳐 억새군락지를 밟고 주봉인 연대봉으로 가는 코스를 택하게 되는데

필자는 천관산 자연휴양림을 출발하여 장천재에서 올라오는 코스와 만난 뒤 환희대-억새군락지-연대봉으로 이어지는 코스로 등산을 하였는데 양쪽 모두 약 1시간 30분이면 올라갈 수 있다.

<억새를 만나러 가는 길... 강진에서 장흥으로 가는 길가에 코스모스가 화려하다>



<산을 오르기전에 바라다 본 천관산의 모습....>



휴양림을 벗어나면 인천 이씨 재실이 나타나고
재실을 지나면 천관사와의 삼거리 갈림길을 만나고 이후부터는 꾸준히 오르막을 타고 가면 된다.

정상부분 까지의 산길은 대부분이 흙길이며 나무숲이 우거져서 햇빛을 보기 어려우니 더운 여름철 산행에 제격이다.
경사도나 난이도가 그다지 어려운 편은 아니어서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는 코스이다.

<천관산 자연휴양림을 출발하면 등산로 입구에서 만나는 인천 이씨 재실....>



<등산로 모습.... 흙길이 부드럽고 햇빛을 피할수 있어 편하게 걷기에 알맞다>



숲길을 1시간쯤 오르자 눈앞에는 기암괴석의 암봉들이 펼쳐지는데
그 기기묘묘한 모습과 웅장함에 절로 감탄사가 나온다.
그러나 지도상 표기된 암봉 명칭과 현장명칭이 서로 다르고....
또 중요한 바위마다 이름이나 유래가 써있는것이 아니라서 초행인 사람들에게는 아쉬웠다.

<드디어 모습을 나타낸 암봉들.....과연 천관산이라 부를 만 하다>



장천재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삼거리길....
이곳에서 환희대까지는 500m남짓, 거의 다 올라 온 셈이다.



천주(天柱)를 깎아 기둥으로 만들어 구름속에 꽂아 세운것 같다는 천주봉...
커다랗게 서있는 바위의 언발란스가 기이하다.



대세봉이라고 푯말이 붙어 있으나 지도상에는 그런 이름이 없다.
아마 도상에 나와있는 구정봉쯤이 아닐까 싶다.



기타 기암괴석의 모습들....





암봉의 모습에 눈길을 빼앗긴채 마지막 고비를 올라서니 그곳이 바로 환희대.
정상에 있는 평평한 석대(石臺)를 말하는데 책바위가 네모나게 깎아져 있는데
누구나 이곳에 오르면 성취감과 큰 기쁨을 얻는다고해서 부쳐진 이름이란다.



정작 천관산의 주봉은 연대봉이지만 이곳 환희대가 여러곳에서 올라오는 등산로의 정상 역할을 해주고 있었으며
이곳부터 연대봉까지 완만한 능선이 바로 억새군락지로서 무려 40만평이라고 한다.

<환희대 삼거리.....앞쪽으로 길게 이어지는 능선이 연대봉으로 가는 억새 숲길이다.>



<환희대 주변의 억새 모습....>







환희대에서 연대봉까지는 능선을 따라 억새풀 속으로 20분정도 걸어간다.
그 중간 억새군락지가 40만평이다.

<환희대에서 연대봉으로 가는 능선 길....>











천관산의 주봉인 연대봉(723m)...
옛날 이름은 옥정봉이었으며 고려 의종왕때 봉화대를 설치하여 이후 봉수봉, 또는 연대봉(烟臺峰)이라고 부른다.

봉수대에 올라보면 발아래로 다도해의 아름다운 풍광이 그림처럼 펼쳐지며
오른쪽으로부터 진도, 완도, 고흥반도, 소록도는 물론 청산도까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가을빛을 잔뜩 머금은 화려한 단풍의 산도 좋지만
능선을 가득 뒤덮은채 흐드러지게 피어난 무채색의 억새 역시 가슴을 설레게 한다.
단풍과 함께 가을 정취를 가장 잘 느끼게 해주는게 억새다.

쨍- 하고 청명한 가을 하늘에 햇빛이 부서질때 그 빛을 받아 반사하는 억새밭의 풍경과 함께 바람을 타고 사각사각 울어대는 억새풀...

은빛파도처럼 일렁이는 억새밭 물결속에서 나만의 추억만들기에 나서보는것도 좋을듯 하다.

                              중앙뉴스 / 신영수 기자 / youngsu49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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