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다변화 목적…"자산 규모 확대 절호의 기회"

토마토저축은행 등 지난달 영업정지된 저축은행 6곳을 두고 증권사와 금융지주회사, 여신전문금융회사가 치열한 인수 경쟁에 속속 합류하고 있다.

증권사 중에는 키움증권과 한국투자증권(한국금융지주), 현대증권 3곳이 저축은행 인수 의사를 밝혔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전날 `대영+에이스' 저축은행 패키지에 대한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고,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LOI 접수를 마감하는 저축은행을 두고 고심 중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저축은행 인수에 관심을 두고 검토 중"이라며 "어제 인수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았지만, 오늘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현대증권은 대영저축은행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이번 인수전에는 참가하지 않을 계획이다. 그 대신 대영저축은행의 경영 정상화를 통한 인수합병(M&A)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저축은행을 인수한다면 직접 M&A하는 방식이 될 듯하다"며 "대영저축은행의 대주주나 경영인이 직접 자구책을 찾는다면 예보의 딜에 우선해 다른 인수자를 찾을 수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토마토저축은행 등은 영업정지일로부터 45일 이내(11월2일)에 자본금 증자 등을 통해 스스로 경영정상화를 이뤄내면 영업을 재개할 수 있다. 그러나 실패하면 예금보험공사가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일정한 자격을 갖춘 사업자에게 넘기게 된다.

예보는 전날 제일저축은행과 대영+에이스 패키지에 대한 LOI 접수를 마감한 데 이어 이날 토마토저축은행과 `프라임+파랑새'패키지 LOI 접수를 마친다. 제일2저축은행은 유동성 부족에 따른 영업정지 상태여서 이번 입찰에서 제외됐다.

증권사들은 인수전에 참가하더라도 금융지주 및 할부금융사(캐피털)과 경쟁을 벌여야 한다.

제일저축은행에는 하나금융지주 등 3개 금융지주가 도전장을 던졌고 `대영+에이스' 패키지에는 아주캐피탈이 참가해 키움증권과 승부를 보게 됐다. 아주캐피탈은 `프라임+파랑새' 패키지에도 참가할 계획이다.

금융지주 외에도 증권사와 캐피털사가 저축은행 인수에 관심을 두는 것은 여신(대출)업무로 사업영역을 확대해 수익 다변화를 꾀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증권사는 저축은행을 인수하면 주식대출과 연계한 여신사업을 키울 수 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저축은행 인수를 통해 오프라인 거점을 확보함으로써 고객 접점을 다변화하고 자산관리 등 오프라인 비즈니스 등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증권 등 앞으로 추진될 대형 투자은행(IB)에 관심 있는 증권사라면 자산 규모를 키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증권사가 저축은행을 인수하면 수익을 다각화할 수 있고 수신기반을 확보할 수 있어 긍정적이다. 다만, 주가 측면에서 단기간에 모멘텀이 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현재 증권사로는 대신증권(대신저축은행)과 동부증권(동부저축은행) 등이 저축은행을 운영 중이다. 이들 증권사는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저축은행에 주력하기 위해 추가 인수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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